선수를 위한 휴식일까. 광고를 내보내기 위한 꼼수일까.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은 2026 북중미 월드컵의 최대 화두로 떠오른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수분 섭취를 위한 휴식 시간)'의 상업주의 논란에 대해 직접 입을 열었다.
인판티노 회장은 SNTV와의 인터뷰에서 "FIFA는 쿨링 브레이크로 추가 수익을 단 1달러도 벌지 않으며, 광고 계약은 제도 도입 결정 전에 이미 체결됐다"고 선을 그었다. 일부에서 제기된 '광고 시간 확보용 꼼수'라는 지적을 정면으로 반박하며 상업적 동기 의혹을 전면 부인한 것이다.
오히려 인판티노 회장은 이번 규정이 경기력 향상에 기여했다고 적극 항변했다. 그는 "감독이 특정 상황을 재평가하고 실수를 바로잡을 수 있는 시간이 된다"며 "선수들이 잠깐 휴식을 취하고 다시 전력을 다해 경기에 임하는 것이 꼭 나쁜가? 난 좋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로 인해 경기 강도가 한층 높아졌다"며 "선수들이 짧은 휴식을 통해 기량을 회복하고 다시 경기장에 복귀해 자신들의 실력을 온전히 보여줄 수 있게 된 것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FIFA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현장의 시선은 여전히 냉랭하다. 경기 도중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가 선언될 때마다 관중석에서 야유가 터져 나오는 것이 하나의 트렌드가 되었을 정도다.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에 따르면 네덜란드 대표팀의 버질 반 다이크 역시 지난 14일 일본전 이후 인터뷰에서 "매번 광고로 전환되는 게 솔직히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정말 더운 날씨라면 도입하는 게 맞지만, 매 경기의 상황을 개별적으로 보고 판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FIFA가 상업 방송사들에게 이 휴식 시간 동안 경기 중 화면을 전환해 광고를 송출할 수 있도록 승인한 사실이 드러나며 논란은 더 뜨거워졌다. 현재 미국 중계권사인 폭스(Fox)를 비롯한 여러 국제 방송사들이 경기 중 라이브 화면을 끊고 광고를 내보내고 있어, 전통적인 전·후반 90분 체제의 축구 경기가 마치 미국 스포츠처럼 '4쿼터제' 형식으로 쪼개져 상업적으로 이용당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경기장 전광판, 선수 유니폼, 피치 주변 A보드 등을 통한 광고는 어디에나 존재하며, TV 시청자들 역시 경기 전후나 하프타임 광고에 익숙하다. 하지만 라이브로 진행 중인 축구 경기 도중 화면을 완전히 끊고 광고를 송출하는 방식은 여러 국가에서 매우 낯설고 새로운 현상인 건 분명하다.
이번 논란의 시작은 지난해 12월 FIFA의 전격적인 발표였다. 당시 FIFA는 미국, 캐나다, 멕시코 전역에서 개최되는 이번 월드컵의 높은 기온을 고려해 총 104개의 전 경기에서 전·후반 중간마다 3분간의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를 의무적으로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과거 주심의 재량이나 특정 기온 기준치를 넘겼을 때만 제한적으로 시행하던 '드링크 브레이크'를 전격 공식화한 것이다.
문제는 이 규정이 지붕이 닫힌 돔 경기장이나 비교적 기후가 서늘한 시애틀 등 날씨와 전혀 상관없는 지역까지 일괄 적용되면서 '선수 보호'라는 명분의 순수성이 의심받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FIFA 측은 현지 기온과 관계없이 전 경기에 동일하게 적용한 것이 대회 전체의 '일관성과 형평성'을 유지하기 위한 설계였다고 설명한다.
선수들의 체력적 부담을 덜고 전술적 묘미를 더했다는 옹호론과, 경기 흐름을 끊고 광고 수익을 극대화하려는 상업적 전략이라는 비판이 팽팽히 맞서는 가운데,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를 둘러싼 잡음은 대회 내내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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