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토콜 설계·환자 모집·영상 판독에 적용…국내선 규제·경험 부족으로 활용 제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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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시험은 막대한 데이터와 수천억 원 규모 비용이 투입되는 산업이다. 이효백 다쏘시스템 메디데이터코리아 전략컨설팅팀 리드는 24일 서울 상암 누리꿈스퀘어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AWC 2026 in Seoul’에서 AI가 임상시험 계획 수립부터 환자 모집, 데이터 분석까지 전 과정에 활용되며 신약 개발 방식을 바꾸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3상 임상시험 한 건에서만 400만 개 이상의 데이터 포인트가 생성되고 수백억 원에서 수천억 원의 비용이 투입된다며, 임상시험의 성패는 결국 데이터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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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효백 다쏘시스템 메디데이터코리아 전략컨설팅팀 리드가 24일 'AWC 2026 in Seoul'에서 '데이터가 만든 AI… 임상 현장의 전환'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김동원 기자
발표에서 가장 비중 있게 다뤄진 사례는 임상시험 계획서(프로토콜) 최적화다. 과거에는 메디컬 라이터가 논문과 경쟁 연구, 통계 모델 등을 검토해 계획서를 작성하고 규제기관의 보완 요구에 따라 반복적으로 수정해야 했다. 이 리드는 과거 임상시험 데이터를 학습한 AI가 유사 연구와 비교해 CT·MRI 촬영 횟수나 환자 방문 횟수 등 활동 일정(SoA)을 제안함으로써 환자 부담과 비용을 줄이는 방향으로 계획 수립을 지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비용 예측 역시 AI 활용 사례로 소개됐다. 임상시험 과정에서는 예상치 못한 이상반응이나 추가 검사로 인해 비용이 증가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유사 연구 데이터를 바탕으로 전체 비용과 변동 폭을 예측하면 투자 판단과 연구 계획 수립에 활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환자 모집 예측은 임상시험 현장의 실제 고민과 맞닿아 있는 영역이다. 이 리드는 AI가 과거 연구 데이터를 기반으로 특정 질환 환자를 잘 모집하는 기관과 지역을 분석하고, 적합한 환자군 분포를 예측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약 개발이 여러 국가에서 동시에 진행되는 만큼 인종·지역별 인구 구성 정보도 환자 모집 전략에 활용된다. 그는 대형 병원의 유명 연구자가 경쟁 연구를 다수 수행하는 경우 오히려 등록이 더딜 수 있어, 충분한 자격과 환자군을 확보한 “차선의 기관”을 전략적으로 선택하는 사례도 있다고 덧붙였다.
임상시험 데이터를 수집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빌드(Build)’ 과정에도 AI가 적용되고 있다. 과거 수기로 작성되던 데이터 수집 양식은 IT 시스템으로 전환되면서 통상 8~16주가 소요됐지만, 메디데이터는 AI를 활용해 양식 생성과 검증 과정을 자동화함으로써 구축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임상시험 개시 시점을 앞당길 수 있다는 것이다.
영상 판독 분야에서는 평가의 일관성이 주요 과제로 제시됐다. 항암제의 유효성은 주로 종양 크기 변화로 평가되는데, 현재는 독립 평가자가 판독을 맡고 있어 사용하는 영상 뷰어(PACS)나 개인의 성향에 따라 결과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이 리드는 AI가 종양 크기를 밀리미터 단위로 측정해 평가의 객관성을 높이고, 영상 촬영 조건이나 환자 개인정보 포함 여부 등을 점검하는 품질관리(QC)에도 활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리드는 AI 활용 사례 가운데 하나로 합성대조군(Synthetic Control Arm)을 소개했다. 항암제 임상시험에서는 신약을 투여받지 못하고 대조군에 배정된 환자의 윤리적 부담이 문제로 제기되는데, 과거 임상 데이터를 활용해 일부 대조군을 가상으로 대체하면 환자 부담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미국 등 해외에서는 합성대조군 활용이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러한 AI 활용이 국내에서 빠르게 확산하기는 쉽지 않다는 진단도 내놨다. 이 리드는 국내에서는 합성대조군을 비롯한 일부 기법의 활용 사례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임상 데이터의 기밀성 문제와 AI가 생성한 결과의 신뢰성, 할루시네이션(환각) 우려 등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았다. 국내에서도 AI 기반 임상시험 활용 논의가 이어지고 있지만, 데이터 활용 범위와 검증 기준, 규제 체계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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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아 기자 jungya@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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