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문학·번역의 미래는…"인간 대체할 수 없는 영역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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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 문학·번역의 미래는…"인간 대체할 수 없는 영역 있어"

연합뉴스 2026-06-24 17:58:0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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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겸 번역가 백수린·이주혜·정보라, 서울국제도서전 대담

정보라 "AI에 문해력 외주 주면 읽고 쓰지 못하는 사람만 남아"

2026 서울국제도서전 강연 '글쓴이와 옮긴이' 2026 서울국제도서전 강연 '글쓴이와 옮긴이'

(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24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2026 서울국제도서전 주제강연 '글쓴이와 옮긴이'가 진행되고 있다. 2026.6.24 jin90@yna.co.kr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인공지능(AI)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인간 생활 전반은 물론 예술과 창작 방식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 일상적인 통·번역의 상당 부분을 AI가 대체하고 있고, 문학 영역에도 AI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

AI와 인간의 관계에 대한 논의가 이어지는 가운데 24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막한 2026 서울국제도서전도 올해 핵심 화두로 AI를 내걸었다.

올해 도서전이 내세운 주제는 '인간선언 호모 두두리(Homo duduri)'이다. '호모 두두리'는 AI가 즉각 제시하는 답에 안주하지 않고 계속 질문하는 인간을 뜻한다.

이날 '글쓴이와 옮긴이'라는 제목으로 열린 주제 강연에 연사로 나선 작가 백수린, 이주혜, 정보라는 "AI가 발전해도 인간을 대체할 수 없는 영역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모두 소설가 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정보라는 "1950년대 이전 소련 시절 등의 작품을 주로 번역하는데, 그 시대 맥락을 AI가 알고 번역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그 맥락을 완전히 전달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만약 AI가 그 정도까지 발전한다면 아주 큰 노력을 들여야 조금 성과가 나오는 분야에서 인간이 적정한 능력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까"라며 "번역을 떠나 AI에 문해력을 외주를 주면 스스로 읽고 쓰지 못하는 사람들만 남게 되지 않을지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글쓴이와 옮긴이' 강연 나선 정보라 '글쓴이와 옮긴이' 강연 나선 정보라

(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소설가 정보라가 24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6 서울국제도서전 주제강연 '글쓴이와 옮긴이'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6.6.24 jin90@yna.co.kr

각 단어가 갖는 뉘앙스 등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문학에서 AI 번역으로의 전환은 당장 어려울 것이라고 작가들은 내다봤다. 그러나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고민과 선택에 대한 존중이 있을 때만 그 영역이 지켜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백수린은 "번역자의 선택에 따라 작품의 결과 해석이 달라지는데, 그 세밀한 선택을 계속하는 것에 독자와 출판 시장이 가치를 부여해야 한다"며 "만약 문학에서도 줄거리만 파악하고자 한다면 당연히 AI 번역으로 대체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혜는 "문학의 가장 큰 특징은 굉장히 균질하지 않고 울퉁불퉁하다는 것인데, AI는 매끄럽고 노련함을 목표로 학습하기에 당장은 대체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다만 AI에 대체되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번역가 대신 AI를 이용해 쉽게 뭔가를 하려는 사람들을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학평론가 허희가 진행한 대담 형식 강연에서 작가들은 AI의 대답을 거부하고 미지의 삶 속으로 뛰어들어야 한다는 올해 도서전 주제에 공감을 표했다.

백수린은 "AI는 확률적으로 가능한 가장 안전한 답변만 한다는 게 인간과 가장 결정적인 차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렇다면 어떻게 인간답게 살아야 하는가, 소설가이자 번역가로서 어떻게 계속 두드리고 존재하지 않는 답을 찾아야 하는가 고민한다"고 말했다.

이주혜는 "작년 펴낸 소설 제목이기도 한 '가능하면 낯선 방향으로'를 모토로 삼고, 겁이 많아 늘 그 자리에 있으려고 하는 저를 떠밀고 있다"며 "낯선 방향으로 한 걸음이라도 나아갈 때 뭔가 새로운 일이 생기는 것처럼, 계속 두드려 봐야 다른 일이 일어난다"고 강조했다.

28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도서전에서는 다양한 분야 전문가가 연사로 나서 AI 시대 인간과 문학에 대한 대화를 이어간다.

doub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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