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51개 집단 보유
평균 부채비율 39.3%
초·중기 벤처 집중 지원
공정거래위원회 /사진=뉴시스
[포인트경제] 대기업집단의 투명한 지배구조 확립을 위한 지주회사 체제가 주요 형태로 확고히 자리를 잡았다. 이와 함께 일반지주회사가 보유한 기업형 벤처캐피탈(CVC)은 자금줄이 마른 초·중기 벤처기업의 구원투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6년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및 기업형 벤처캐피탈 현황 분석' 결과를 24일 공개했다.
대기업집단 절반이 지주회사 체제 선택
지난 2025년 12월 말 기준 국내 지주회사는 총 173개로 전년 대비 4개 줄었으나 전반적인 성장 기조는 이어지고 있다. 특히 2026년 공시대상기업집단 102개 중 절반에 달하는 51개 집단이 지주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전년보다 1개 집단이 늘었다.
구체적으로 대명화학, 한국콜마, 오리온, 희성이 지주회사를 가진 상태에서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삼성의 경우 집단 내 지주회사가 없었으나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바이오시밀러 부문이 인적분할되면서 삼성에피스홀딩스라는 지주회사를 새로 신설했다.
반면 신세계는 기존 지주회사였던 에메랄드SPV가 이마트에 합병돼 사라졌고, 중앙과 에코프로는 지주비율이 낮아져 요건에서 제외됐으며 영원은 대기업집단에서 빠졌다. 전체 대기업집단 중 지주회사 중심의 구조를 갖춘 '전환집단'은 47개로 증가세를 유지하며 경영 투명성을 입증했다.
부채비율 39.3%로 건전성 우수…법적 기준 대폭 상회
지주회사들의 기초 체력도 단단해졌다. 이들의 평균 자산총액은 3조1754억원으로 전년보다 1589억원 불어났다. 평균 부채비율은 전년보다 4.4%포인트 낮아진 39.3%를 기록해 법적 제한 기준인 200%보다 훨씬 안전한 수준을 보였다.
지주회사 1곳당 거느린 자·손자·증손회사는 평균 13.9개다. 일반지주회사의 자회사 및 손자회사에 대한 평균 지분율은 각각 73.7%, 84.5%로 집계돼 법정 의무 기준(상장 30%, 비상장 50%)을 여유 있게 웃돌며 소유와 지배구조의 일치라는 제도 취지를 잘 살렸다.
벤처 생태계 활성화 이끄는 CVC 모험자본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제한됐다가 2022년 규제 완화로 문이 열린 일반지주회사 소속 CVC는 2025년 말 기준 13개사가 운영 중이다. 두산인베스트먼트의 모회사인 두산이 지주회사에서 제외되면서 전년보다 1개사가 줄었으나, 전체의 76.9%인 10개사가 제도 도입 이후 신설되는 등 대기업의 참여가 활발하다.
이들 13개 CVC가 굴리는 투자조합은 총 85개다. 특히 지난해 신규 결성된 15개 조합의 평균 출자약정액은 263억원으로 국내 일반 VC 평균치인 160억원보다 64.4%나 컸다. 새 조합에 유입된 실제 투자금 805억원 가운데 65.2%인 525억원을 대기업 내부 유보금으로 채워 모험자본의 마중물 역할을 톡톰히 수행했다.
고비 맞은 초·중기 기업에 1048억원 집중 투입
이들 CVC는 지난해 총 151건, 1939억원 규모의 벤처투자를 단행했다. 주목할 점은 자금난으로 '데스밸리'에 직면하기 쉬운 업력 3년 미만의 초기기업(271억원)과 3~7년 사이의 중기기업(777억원)에 총 1048억원을 쏟아부었다는 사실이다. 전체 투자금 중 이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년 대비 각각 2.9%포인트, 9.3%포인트 늘어나 중소 벤처의 자금줄 역할을 확실히 수행했다. 업종별로는 AI와 페이먼트 등 ICT 서비스(24.9%)에 가장 많이 투자했고 바이오·의료(23.3%)와 전기·기계·장비(23.2%)가 뒤를 이었다.
공정위는 앞으로도 지주회사와 CVC 실태를 면밀히 살피는 한편, 올 하반기에는 대기업집단의 소유구조와 내부거래 현황을 다각도로 공개해 시장 압력을 통한 자율적 체질 개선을 유도할 방침이다. 아울러 대기업의 건전성을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기업집단 건전성 평가 지표' 개발에도 고삐를 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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