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전효재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의 미래 모빌리티 전략을 책임지는 현대차·기아 박민우 AVP본부장(사장) 겸 포티투닷(42dot) 대표가 자율주행 기술 내재화를 향한 의지를 재확인했다.
박 사장은 24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26 국토교통기술대전’ 기조연설을 마친 뒤 기자와 만나 “최근 새로 오신 분들은 엔비디아와의 협력보다는 자체 기술 내재화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최근 엔비디아와 테슬라 등 글로벌 빅테크 출신의 소프트웨어 전문가들을 추가 영입하고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엔비디아에서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양산을 주도한 제레미 마 전무가 AVP본부 산하 SV(실리콘밸리)실장으로 임명됐고, 애플과 테슬라를 거치며 승용차 무선통신 시스템 개발을 총괄한 김동욱 전무는 신설 조직인 SDV(소프트웨어정의차량)플랫폼개발센터장으로 선임됐다.
현대차는 엔비디아의 플랫폼을 이용해 자율주행 상용화를 앞당기는 동시에 궁극적으로 자체 기술 기반의 자립을 추진하는 ‘투트랙’ 전략을 펴고 있다. 이날 박 사장의 발언은 외부 솔루션보다 기술 내재화에 무게 중심을 두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박 사장은 이날 기조강연 자리에서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양산 역량이 피지컬 인공지능(AI) 시대의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피지컬 AI의 발전을 위해 자율주행차와 로봇이 현실의 데이터를 축적할 수 있는 환경이 가장 중요하고, 현대차가 완성차 기업 특유의 양산 역량을 활용해 빠르게 구축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박 사장은 “거대언어모델(LLM)은 인터넷이라는 거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등장과 동시에 폭발적 성능을 보여줬지만, 화면 밖으로 나온 피지컬 AI는 새로운 한계에 직면하고 있다”며 “피지컬 AI가 제대로 가려면 자동차가 빗길에서 느끼는 미끄러움, 로봇이 느끼는 마찰이나 압력 등 현실 세계의 데이터가 필수적”이라고 진단했다.
현대차는 현실 세계의 방대한 데이터를 수집할 탄탄한 양산 체계를 갖췄다. 박 사장은 “테슬라는 지난 10년간 900만대의 차량을 팔고 FSD를 심으며 많은 데이터를 학습했지만, 현대차는 매년 800만대의 차량을 생산할 수 있다”며 “고성능 컴퓨팅 플랫폼과 첨단 센서를 표준화해 전 세계에서 데이터를 확보할 기반을 마련했고, 동시에 그룹 내 브랜드와 파트너사의 데이터를 하나로 연결하는 ‘데이터 연합’을 구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 사장은 국토교통부와 추진 중인 실증 사업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현재 미국과 중국이 자율주행차 데이터와 관련해 앞서 나가고 있지만, 한국과 현대차에도 분명히 기회가 열려 있다”며 “피지컬 AI를 완벽히 검증할 수 있는 대규모 실증 체계가 갖춰져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광주광역시를 무대로 200대의 자율주행차를 투입해 가치 있는 실증 데이터를 축적할 수 있게 됐다”며 “국토부가 기술과 사람이 만날 수 있는 좋은 테스트베드를 제공해줬다”고 설명했다.
박 사장은 “국토부의 실증 사업과 현대차의 탄탄한 양산 체계가 만나면 도로 위 수많은 변수와 예외 상황이 즉시 수많은 데이터가 되고, 자율주행은 더욱 똑똑하고 안전하고 편안해질 것”이라며 “현대차는 한국이 피지컬 AI의 새로운 기준이 되는 날까지 책임 있는 파트너로서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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