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오세훈표 '70세 이상 버스 무임' 첫발…노인 교통복지 기준 바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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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오세훈표 '70세 이상 버스 무임' 첫발…노인 교통복지 기준 바뀌나

폴리뉴스 2026-06-24 17:09:45 신고

현행 65세인 대중교통 무임승차 연령을 70세로 높이면서 도시철도(지하철)뿐만 아니라 버스도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서울시가 일단 버스요금 지원을 위한 법적 근거를 갖췄다. 사진은 24일 서울역버스환승센터 [사진=연합뉴스]
현행 65세인 대중교통 무임승차 연령을 70세로 높이면서 도시철도(지하철)뿐만 아니라 버스도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서울시가 일단 버스요금 지원을 위한 법적 근거를 갖췄다. 사진은 24일 서울역버스환승센터 [사진=연합뉴스]

서울시가 고령층 대중교통 무임승차 제도의 틀을 바꾸는 논의에 본격 착수했다. 지금까지 65세 이상 지하철 무임승차에 집중됐던 교통복지를 70세 이상 어르신의 버스 이용 지원으로 넓히는 대신, 지하철 무임승차 연령은 70세로 조정하는 방안이다.

서울시의회는 24일 본회의에서 이병윤 서울시의원(국민의힘·동대문1)이 대표 발의한 '서울시 어르신 교통비 지원 조례안'을 통과시켰다. 재적 의원 75명 가운데 찬성 69, 반대 1, 기권 5명으로 가결됐다.

조례안은 서울에 주민등록을 두고 거주하는 70세 이상 시민 가운데 서울시장이 정하는 기준에 해당하는 사람에게 시내버스와 마을버스 교통비 일부 또는 전부를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번 조례 통과로 서울시는 고령층 버스요금 지원을 추진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다만 조례는 버스 교통비 지원 근거를 마련한 단계다. 실제 지원 횟수와 방식, 예산 편성, 시행 시점은 서울시의 후속 논의와 공청회, 시의회 조례 정비 과정을 거쳐 확정된다. 지하철 무임승차 연령을 현행 65세에서 70세로 높이려면 별도 조례 개정과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지하철 중심 복지에서 생활권 교통복지로

서울시가 이번 개편을 추진하는 배경에는 고령층의 이동 방식 변화가 자리하고 있다. 현재 65세 이상 어르신은 어르신 교통카드를 통해 지하철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지만, 버스를 탈 때는 일반 요금을 내야 한다.

문제는 나이가 많아질수록 지하철보다 버스 이용 비중이 높아진다는 점이다. 서울시가 지난해 7월 기준 어르신 교통카드 이용 실적을 분석한 결과, 버스 이용 비율은 65~69세에서 12.8%였지만 70~74세는 16.0%, 75~79세는 21.3%로 올라갔다. 90세 이상에서는 37.8%까지 높아졌다.

이는 고령층이 나이가 들수록 장거리 이동보다 병원, 시장, 복지관, 동네 모임 등 생활권 안의 짧은 이동을 더 많이 한다는 현실과 맞닿아 있다. 지하철역과 가까운 지역에 사는 어르신은 무임승차 혜택을 쉽게 누릴 수 있지만, 버스 의존도가 높은 지역의 어르신은 같은 제도 안에서도 체감 혜택이 작을 수밖에 없다.

서울시가 이번 개편을 단순한 요금 지원이 아니라 '교통복지 형평성' 문제로 설명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하철에서 버스로 지원 대상을 넓히면 고령층의 실제 생활 이동을 더 직접적으로 지원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서울시 추산에 따르면 70세 이상 어르신에게 월 최대 14회 버스 교통비를 지원할 경우 연간 약 525억원이 필요하다. 대상자의 연간 버스 이용량 약 3500만건에 평균 운임 1500원을 적용한 수치다.

반대로 지하철 무임승차 연령을 65세에서 70세로 높이면 연간 약 572억원의 운임 수입 증가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서울시는 보고 있다. 산술적으로는 버스 지원에 필요한 재원을 지하철 무임연령 조정으로 상쇄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65세 노인 기준' 현실화 논의와 맞물린 개편

이번 논의는 고령층 대중교통 지원 방식을 넘어 '노인을 몇 세부터 볼 것인가'라는 사회적 기준 변화와도 맞물려 있다.

현재의 65세 기준은 1980년대 이후 장기간 유지돼 왔다. 그러나 평균수명 증가와 건강수준 개선, 고령층 경제활동 확대를 고려하면 과거 기준을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보건복지부의 2023년 노인실태조사에서도 국민이 주관적으로 생각하는 노인 연령은 평균 71.6세로 나타났다. 2020년 조사 때 70.5세보다 1.1세 높아진 수치다. 65세 이상 고령층의 경제활동 참가율도 장기적으로 높아지는 추세다.

서울시는 이 같은 변화를 근거로 65~69세까지 일률적으로 지하철 무임승차 혜택을 제공하는 기존 방식보다, 이동 불편이 커지는 70세 이상에게 지하철과 버스 지원을 함께 제공하는 방식이 더 현실적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해외 사례도 논의에 참고되고 있다. 일본 도쿄도는 70세 이상을 대상으로 철도와 버스 요금을 함께 지원하고 있고, 오사카시도 70세 이상 주민에게 경로우대 승차증을 발급해 지하철과 버스 요금을 할인해주고 있다.

대한노인회도 공청회 제안"공론화 필요"

관건은 사회적 합의다. 지하철 무임승차 연령을 높이는 문제는 65~69세 시민의 기존 혜택 축소와 직접 연결된다. 고령층 내부에서도 세대별 이해가 엇갈릴 수 있다.

대한노인회 서울시연합회는 최근 서울시에 공문을 보내 어르신 대중교통 정책 관련 공청회를 제안했다. 서울시는 이를 받아들여 다음 달 초 어르신, 전문가, 시민 등이 참여하는 공청회를 열 계획이다.

노인회 측은 70세 이상 어르신의 버스요금 지원 방안에는 긍정적 입장을 보이면서도, 지하철 무임수송 연령 조정 문제는 충분한 의견수렴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고광선 대한노인회 서울시연합회장도 24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뷰'에서 "65~69세 서운함 알지만 (지하철 무임) 세대 합의로 조정할 때"라며 "무임승차 연령 조정 문제에 대해 정부 차원의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노인회 내부에서도 수년 전부터 서울시 등과 관련 논의를 이어온 만큼, 이번 공청회는 찬반을 단순히 가르는 자리가 아니라 지속 가능한 교통복지 모델을 찾는 과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오세훈 "정책은 체감돼야"국회 세미나서도 '효능감' 강조

오세훈 서울시장의 이날 국회 특강 발언도 이번 교통복지 개편의 배경을 설명하는 대목으로 읽힌다.

오 시장은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미래혁신포럼 세미나 특강에서 지난 지방선거 승리 요인을 설명하며 "정책이 시민들의 마음, 경제, 자존감에 도움이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청년취업사관학교, 서울런, 손목닥터9988 등 서울시 주요 정책을 언급하며 "정책은 결국 피부로 느껴져야 한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또 오 시장은 자신의 시정 철학인 '약자와의 동행'을 거듭 강조했다. 말로만 약자를 위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생활 속에서 시민들이 도움을 느끼는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70세 이상 버스 교통비 지원도 같은 맥락에 놓여 있다. 지하철역이 가까운 지역의 어르신과 그렇지 않은 지역의 어르신 사이에 생기는 교통복지 격차를 줄이고, 실제 생활권 이동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제도를 바꾸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고령층 이동은 단순한 교통 문제가 아니다. 병원 진료, 장보기, 복지관 이용, 가족·이웃과의 만남까지 연결된다. 버스 지원은 어르신의 사회적 고립을 줄이고 생활권 안에서의 이동권을 보장하는 정책으로도 해석된다.

재정 지속성과 세대 형평성은 남은 과제

다만 제도 개편이 순탄하게만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70세 이상 버스 지원은 환영받을 수 있지만, 65~69세 지하철 무임혜택 축소는 반발을 부를 수 있다.

서울시는 22일 발표한 설명 자료를 통해 버스 지원과 지하철 무임연령 조정을 함께 추진하면 추가 재정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실제 이용 패턴, 지원 횟수, K-패스 연계 여부, 고령층의 디지털 접근성 등을 감안하면 세부 설계 과정에서 변수가 적지 않다.

현재 검토되는 방안은 70세 이상에게 월 최대 14회 버스 교통비를 지원하고, 15회 이상 이용자는 정부의 대중교통 환급제도인 K-패스와 연계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고령층이 K-패스를 손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려면 별도 안내와 행정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지하철 무임승차 손실 문제는 서울교통공사의 재정 악화와도 연결돼 있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상황에서 현행 제도를 그대로 유지할 경우 무임수송 비용은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다. 반대로 연령 기준을 높이면 기존 수혜자의 부담이 늘어난다. 결국 정책의 핵심은 재정 절감만이 아니라 복지의 형평성과 지속 가능성을 어떻게 동시에 확보하느냐에 있다.

서울시, 이르면 내년 시행 가능성

서울시는 사회적 합의가 원만하게 이뤄지고 예산 편성 절차가 마무리되면 이르면 내년부터 70세 이상 버스 교통비 지원을 시행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지하철 무임승차 연령 상향은 별도의 조례 정비가 필요해 버스 지원과 시행 시점이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

서울시의 이번 조례 통과는 고령층 교통복지 체계 개편의 첫 단추다. 서울시는 다음 달 공청회를 시작으로 노인단체, 전문가, 시민 의견을 수렴한 뒤 지원 범위와 방식, 연령 기준 조정 여부를 구체화할 계획이다.

오 시장이 강조한 '체감되는 정책'이 되려면 단순히 지하철 무임연령을 높이고 버스를 지원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65~69세 시민에게는 왜 기준 조정이 필요한지 설명해야 하고, 70세 이상 어르신에게는 실제로 버스 이용이 쉬워지는 제도를 설계해야 한다.

서울의 실험은 다른 지방자치단체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 초고령사회로 진입한 한국에서 고령층 교통복지는 더 이상 지하철 무료 이용만으로 설명되기 어렵다. 서울시가 추진하는 이번 개편이 노인 기준 연령 조정과 교통복지 재설계의 출발점이 될지 주목된다.

 

[폴리뉴스 정보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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