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영풍그룹 계열사 영풍전자의 하도급법 위반 의혹과 관련해 현장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영풍 오너 3세인 장세준 코리아써키트 대표이사 부회장의 준법경영 역량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24일 금융투자업계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최근 경기도 안산시 영풍전자 사업장을 대상으로 현장조사를 진행했다. 공정위는 계약서와 회계자료, 내부 문건 등을 확보해 협력업체를 상대로 납품단가를 부당하게 인하했는지, 하도급대금을 적기에 지급했는지, 원청 책임을 협력업체에 떠넘기는 부당특약을 설정했는지 등을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에서는 이번 조사가 특정 협력업체와의 분쟁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있다. 영풍전자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영풍전자는 협력업체 성광테크놀로지와 하도급법 위반을 둘러싼 법적 분쟁을 진행 중이며 소송가액은 약 5억원 규모다. 법원 조정이 성립되지 않으면서 본안 소송으로 이어진 상태다.
영풍전자의 하도급법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공정위 전결경고서에 따르면 영풍전자는 2020년 하도급거래 서면실태조사 과정에서 수급사업자 165곳에 지급해야 할 어음대체결제수수료 8억5천646만원과 지연이자 10억5천895만원 등 총 19억1천541만원을 지급하지 않은 사실이 적발됐다.
공정위는 이를 하도급법 위반으로 판단해 2021년 경고 조치를 내렸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사에서도 위법 사실이 확인될 경우 과징금 등 추가 제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특히 최근 영풍전자의 실적 부진과 맞물려 협력업체에 부담이 전가된 것 아니냐는 시선도 나온다. 영풍전자는 스마트폰과 디스플레이 등에 사용되는 연성인쇄회로기판(FPCB)을 생산하는 업체로, 매출은 2022년 7천202억원에서 2023년 4천672억원, 2024년 1천844억원, 지난해 975억원으로 급감했다. 영업이익 역시 2023년 106억원 흑자에서 2024년 411억원 적자, 지난해 354억원 적자로 전환하며 2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번 사안은 영풍그룹 전자사업을 이끄는 장세준 부회장의 리더십과도 직결된다. 장 부회장은 장형진 영풍 고문의 장남으로 코리아써키트 대표이사를 맡고 있으며 영풍전자 사내이사도 겸직하고 있다. 공정위 대규모기업집단 공시에 따르면 인터플렉스와 테라닉스 등 주요 전자 계열사에서도 사내이사로 재임 중이다.
재계에서는 장 부회장이 사실상 그룹 전자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만큼 이번 공정위 조사 결과가 향후 경영능력과 준법경영 평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영풍그룹을 둘러싼 각종 논란도 다시 조명되고 있다. 계열사 인터플렉스는 과거 스마트폰 부품 위탁 생산 공정을 일방적으로 취소해 협력업체에 피해를 입힌 혐의로 공정위 제재를 받은 바 있다. 여기에 석포제련소 환경오염 논란과 중대재해 사고, 최근 증권선물위원회의 회계처리기준 위반 중징계까지 이어지면서 그룹 차원의 내부통제와 준법경영 체계에 대한 지적도 지속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공정위 조사 결과에 따라 영풍전자의 법적 책임 여부가 가려질 것"이라며 "위반 사실이 확인될 경우 협력사 관리와 내부통제 역량을 둘러싼 비판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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