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지방법원 /연합뉴스
정신병원에서 소란을 피우는 환자를 제압하는 과정에서 과도한 물리력을 행사해 전치 12주의 상해를 입힌 병원 관리사가 항소심에서 벌금형으로 감형받았다.
법원은 환자의 난동을 막기 위한 긴급한 상황이었음을 인정하면서도, 사회적으로 용인되는 수준을 초과한 과잉방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창원지방법원 형사 항소부는 상해 혐의로 기소된 병원 관리사 A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다.
"집에 보내달라" 창문 뜯어내며 난동 부린 환자 제압
사건은 경남 통영시에 위치한 한 정신병원에서 발생했다.
병원에 입원치료 중인 환자 B씨는 알코올성 치매로 2년 넘게 입원해 온 상태였다.
B씨는 2023년 2월 1일 오전 8시 2분경 병원 3층 휴게실 복도에서 "집에 왜 안 보내 주냐!"라고 소리치며 휴게실과 간호사실 사이에 설치된 소형 창문 샷시를 손으로 뜯어내 던지려고 하는 등 소란을 피웠다.
당시 병원에서 환자들의 안전 관리 업무를 담당하던 관리사 A씨는 간호사실에서 달려 나와 B씨가 들고 있던 창문 샷시를 빼앗았다. 이어 B씨를 제지하기 위해 멱살을 잡고 다리를 걸어 바닥에 넘어뜨린 다음 무릎으로 가슴과 목을 눌러 움직이지 못하게 했다.
B씨가 이를 뿌리치고 일어서 A씨에게 주먹을 휘두르며 달려들자, A씨는 재차 B씨의 멱살을 잡아 밀치고 다리를 걸어 바닥에 넘어뜨렸다.
약 2분에 걸친 이 제압 과정에서 환자 B씨는 대퇴골전자부의 상세불명의 골절 등 약 12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입었다.
1심 "과도한 물리력 행사" vs 항소심 "긴급했으나 방어 정도 초과한 과잉방위"
앞서 1심 재판부인 창원지방법원 통영지원은 2023년 12월 6일 A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당시 1심 재판부는 "환자인 피해자가 소란을 피운다는 이유로 피해자를 제압하는 과정에서 과도한 물리력을 행사하여 상해를 가하였는바, 그 죄책이 무겁다"고 지적했다. 다만 A씨가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이 사건 당시 긴급한 상황으로 볼 여지가 있는 점, 일정 금원을 공탁한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
A씨는 이에 불복해 정당행위 내지는 과잉방위에 해당한다며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인 창원지방법원 제3형사부의 법리오해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해, A씨의 행위가 B씨의 부당한 침해를 방위하기 위한 행위였으나 사회적으로 용인되는 정도를 초과한 형법 제21조 제2항의 과잉방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당시 피해자는 소리를 지르며 창문 샷시를 뜯어내고 이를 던지려고 하는 등 매우 흥분되고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었고, 이는 당시 같은 병동에 있던 환자들과 직원들의 안전에 매우 위협이 되는 긴급한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안전 담당자인 A씨로서는 환자들과 직원들의 안전을 위해 피해자를 신속히 제압해야 했고, 피해자가 계속 공격적인 행동을 하자 물리력을 행사하게 된 것으로 보여 자신을 방어하기 위한 과정에서 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인정했다.
다만 "피해자가 상당한 시간의 치료가 필요한 골절상을 입게 된 점, A씨가 피해자의 공격을 방어하는 정도를 넘어 피해자의 다리를 걸어 바닥에 넘어뜨림으로써 상해를 가한 점은 사회적으로 용인되는 정도를 초과하는 과잉방위에 해당한다"고 명시했다.
벌금형 감형⋯"잘못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참작"
항소심 재판부는 A씨의 법리오해 주장이 이유 있다고 보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판결했다.
재판부는 "A씨의 범행으로 피해자가 상당 기간의 치료를 요하는 골절상을 입은 점은 불리한 정상"이라면서도 "A씨가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는 점, 당시 피해자가 병원에서 나가겠다며 창문 샷시를 뜯어내는 등 병원에 있던 다른 사람들의 안전에 위해가 될 수 있는 긴급한 상황이었던 점, 피해자가 자신에게 주먹을 휘두르며 달려들자 A씨가 보다 큰 물리력을 행사하게 된 것으로 범행 경위에 다소간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는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또한 "A씨가 피해자를 위하여 일정 금원을 공탁한 점, 이전에 폭행 관련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고 벌금형을 초과하는 처벌 전력도 없는 점 등의 유리한 정상을 종합하여 형을 정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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