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WC 2026 in Seoul] 김현정 가천대 길병원 교수 “왓슨 유산, 환자 곁 AI 주치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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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WC 2026 in Seoul] 김현정 가천대 길병원 교수 “왓슨 유산, 환자 곁 AI 주치의로”

디지틀조선일보 2026-06-24 16:42:19 신고

3줄요약
중증 아토피 예후 관리 AI 공개… 7월 1일 실증 시작
환자 12명 인터뷰서 출발, 4종 에이전트로 16주 치료 동행
  • 김현정 가천대 길병원 피부과 교수는 “10년 전 왓슨 도입 경험이 지금의 에이전트 AI와 닥터앤서의 출발점이 됐다”고 말했다. /김동원 기자
    김현정 가천대 길병원 피부과 교수는 “10년 전 왓슨 도입 경험이 지금의 에이전트 AI와 닥터앤서의 출발점이 됐다”고 말했다. /김동원 기자

    2016년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꺾던 그해, 가천대 길병원에는 또 다른 인공지능(AI)이 들어왔다. IBM 왓슨이다. 그로부터 10년, 그 출발점은 환자의 일상을 24시간 지키는 ‘AI 에이전트’로 이어졌다.

    김현정 가천대 길병원 피부과 교수(AX 혁신본부 인공지능R&D센터장)는 24일 서울 상암 누리꿈스퀘어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AWC 2026 in Seoul’에서 ‘왓슨에서 닥터앤서까지, 의료 AI 10년 변천사’를 주제로 발표하며 중증 아토피 피부염 예후 관리 AI의 개발 과정을 공개했다. 닥터앤서 3.0의 일환으로 개발된 이 서비스는 오는 7월 1일 실증을 앞두고 있다.

    “옆에서 잔소리 좀 해주세요”… 환자 한마디서 시작된 아토피 AI

    그가 공개한 서비스는 중증 아토피 피부염 환자의 일상을 24시간 곁에서 관리하는 ‘AI 에이전트’다. 진료실에서 한 번 답을 주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환자가 집에 돌아간 뒤에도 증상을 기록하고 약을 안내하며 위급할 때 병원으로 연결하는 ‘환자 곁에 상주하는 의사’를 목표로 한다.

    김 교수팀은 서비스 설계에 앞서 환자 12명을 직접 만났다. 그중 한 명은 “교수님이 너무 바빠 보여서 말을 붙일 수가 없었다”고 했다고 한다. 진료의 벽 앞에서 입을 닫아야 했던 환자들은 결국 의사 대신 챗GPT와 제미나이에게 증상을 상의하고 있었다. 좋아졌다 나빠지기를 반복하는 중증 아토피 특성상 석 달에 한 번 보는 진료만으로는 환자가 언제 가려웠는지, 주사는 제때 맞았는지조차 기억하기 어려웠다. 환자들의 요구는 분명했다. 증상이 나빠진 날을 기록하고, 주사 주기를 챙겨주며 “옆에 붙어서 잔소리 좀 해달라”는 것이었다.

    김 교수팀은 이를 네 종류의 에이전트로 구현했다. 개인별 악화 요인을 미리 알려주는 ‘프로액티브 에이전트’, 증상 변화에 ‘즉시 응답하는 에이전트’, 진료 시 그간의 경과를 한 페이지로 정리해 의사에게 보여주는 ‘요약 에이전트’, 증상이 위험 수준으로 악화하면 예약과 상관없이 병원 진료로 연결하는 ‘트리아지(중증도 분류) 에이전트’다.

    실제 서비스는 16주 주사 치료 과정을 끝까지 따라간다. 처음 주사를 맞는 환자의 불안을 다독이고, 피부가 갑자기 빨개졌을 때는 “두피 세정 때문이니 약을 바르고, 2~3일 발라도 낫지 않으면 병원에 오라”고 안내한다. 16주 차에 환자가 의사를 만나는 날에는 그간의 증상과 대응이 대시보드 한 화면에 정리돼 펼쳐진다. 김 교수는 “마치 16주 동안 환자와 함께 산 것처럼 진료할 수 있는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이 서비스는 24명의 피부과 전문의가 모인 ‘ADARI(아토피 더마타이티스 AI 리소스 이니셔티브)’가 응답의 정확성을 함께 검증한다.

    왓슨에서 닥터앤서까지… 길병원이 쌓은 의료 AI 10년

    이 같은 도전의 뿌리에는 길병원이 10년간 쌓아온 의료 AI 경험이 있다. 2016년 길병원은 IBM 왓슨을 기반으로 암을 치료하겠다며 ‘왓슨 포 온콜로지’를 다학제 진료에 도입했다. 국가 지원이 아닌 병원 자체의 결단이었다.

    김 교수는 왓슨이 남긴 가장 큰 유산은 하나의 소프트웨어가 아니라고 했다. “AI가 의사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다학제 진료의 공통 언어가 되고, 의료진이 AI와 함께 판단하는 새로운 문법을 만들었다는 점이 진짜 유산”이라며 “이 경험이 지금의 에이전트 AI와 닥터앤서의 출발점이 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길병원은 닥터앤서 1.0부터 3.0까지 모든 단계를 수행해 왔다. 1.0에서 대장암 진단, 2.0에서 위암 발병 위험률 정량 산출과 의료기기 등록을 이뤘고, 3.0에서는 대장암 예후 관리와 중증 아토피 피부염 일상 예후 관리를 맡고 있다. 김 교수는 “병원 안에서 답을 주던 AI가 이제 병원 밖에서 환자의 삶을 함께 관리하는 AI로, 나아가 상황을 인지·판단하고 행동을 연결하는 에이전트 AI로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길병원에서 AI는 유방촬영, 흉부 CT, 심정지 예측, 내시경 병변 탐지 등 진단 과정에 들어가 있다. 응급실에서는 비조영 CT만으로 뇌졸중 위험 환자를 분류하고, 심전도 기반 AI가 심부전·심근경색 가능성을 조기에 포착한다. 그는 “응급의료에서 AI의 가치는 진단 정확도뿐 아니라 CT부터 치료까지 걸리는 시간을 줄여 골든타임을 확보하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환자·의료진·병원을 위한 ‘AI 호스피탈’ 만든다

    김 교수가 그리는 다음 단계는 ‘에이전트 AI 호스피탈’이다. 말로 하면 차트로 바뀌고, 100페이지에 달하는 환자 차트를 요약하며, 환자가 만든 기록을 토대로 초진 차트를 자동 생성한다. 같은 중증도라도 환자마다 다른 약을 골라야 하는 문제를 돕는 약물 추천 시스템 ‘아토피 왓슨’도 개발 중이다. 그는 환자·의료진·병원을 위한 AI가 결합한 ‘트리플 에이전틱 AI 호스피탈’을 지향점으로 제시했다.

    다만 기술의 화려함만 좇아서는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김 교수는 “AI는 환자의 안전을 담보하고 병원의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해 체계적인 통제가 필수적”이라며 길병원은 병원 내 ‘AI 거버넌스 위원회’를 발족했다고 밝혔다. 이 위원회는 AI 도입을 가로막는 기구가 아니라 안전한 도입을 위한 컨트롤타워로, 안전성·보안·책임·경제성·위기관리 등을 심의하고 지속 감시한다.

    그는 “왓슨을 도입했고 닥터앤서를 수행하고 있으며, 앞으로 환자를 위해 상황을 판단하고 행동하는 에이전트 AI 호스피탈로 나아가겠다”며 “닥터앤서 개발과 실증을 통해 대장암과 피부 질환 분야에서 국민에게 실제로 적용되는 성과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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