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안규백 국방부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를 촉구하는 국회 국민동의 청원 참여자가 15만명을 돌파하며 거센 후폭풍을 예고하고 있다.
정부의 국군방첩사령부(이하 방첩사) 해체 결정을 둘러싼 ‘안보 공백’ 우려와 군내 안전사고에 대한 책임론이 맞물리며 민심이 동요하는 모양새다.
24일 국회 국민동의 청원 홈페이지에 따르면, 지난 18일 게시된 ‘안규백 국방부 장관 탄핵에 관한 청원’은 이날 오후 2시30분 기준 15만15181여명의 동의를 얻었다. 청원 공개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 국회 소관 상임위 회부 기준인 5만명을 세 배 이상 훌쩍 넘어선 수치다.
청원인은 “정부의 방첩사령부 해체와 핵심 기능 분산, 포천 예비군 사망사건 등에 대한 책임 있는 조치 부족으로 국가 안보와 장병 안전에 대한 국민적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국회가 안 장관의 직무수행 적정성을 조사해 탄핵해 줄 것을 강력히 요청했다.
이번 청원의 핵심 도화선은 지난 10일 발표된 ‘방첩사 해체 및 기능 개편안’이다.
안 장관은 1977년 국군보안사령부로 출범한 방첩사를 49년 만에 해체하고, 기능을 국방방첩본부(정보·보안), 국방부 조사본부(수사), 국방보안지원단(감사)으로 분산하는 안을 발표했다.
12·3 비상계엄 당시 방첩사의 정치 개입을 차단하겠다는 취지였으나, 보수 진영과 안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군 정보기관의 이빨을 뽑아버리는 자해 행위”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국민의힘은 이번 청원 결과를 ‘이재명정부의 왜곡된 안보관에 대한 국민적 심판’으로 규정하고 파상공세를 퍼부었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SNS를 통해 “방첩사 해체, 사관학교 통폐합 추진, 후방 부대 경계 민간 위탁 등 국방의 근간을 뒤흔드는 일들이 충분한 검증 없이 강행되고 있다”며 “유엔사와의 의견 엇박자, 전쟁기념관의 ‘항미 원조’ 논리 소개 등 경악스러운 일들이 연달아 터지고 있다”고 질타했다.
특히 정 원내대표는 지난달 발생한 포천 예비군 훈련 사망사고를 언급하며 “진상규명과 책임자 문책은 장관과 군 수뇌부의 무관심 속에 흐지부지되고 있다”며 “이 대통령은 10만명을 돌파한 이번 국민청원을 엄중히 받아들여 안 장관을 즉각 경질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수진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 역시 논평에서 “안 장관 탄핵 청원이 빗발치는 상황은 단순한 인사 실패가 아닌 명백한 ‘인사 참사’”라며 외교·안보 라인의 전면 쇄신을 강하게 압박했다.
정부는 방첩사 개편이 ‘국민의 군대 건설’을 위한 역사적 분수령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방첩 활동의 범위와 처벌 규정을 법률로 명시해 정치 개입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구상이다.
단기간에 15만명에 달하는 인원이 탄핵 청원에 동참하면서 정부의 국정 운영 동력에도 적지 않은 타격이 예상된다. 다만, 국민청원의 동의 규모와 별개로 실제 탄핵 추진 여부는 국회 의석 구조와 정치권 판단에 달려 있어 현실화 가능성은 매우 적다.
하지만 향후 국회 심사 과정에서 방첩사 해체의 정당성과 안 장관의 책임 범위 등을 놓고 여야 간의 극한 대치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와 국방부는 현재까지 해당 청원과 국민의힘의 경질 요구에 대해 이렇다 할 공식 입장은 내놓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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