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썰 / 손성은 기자] 한국은행이 국내 금융시스템에 대해 ‘대체로 안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실물경제 성장세 확대와 금융기관 복원력, 대외지급능력이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다만 서울 등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세 재확대와 차입을 통한 자산투자 증가, 취약차주 부실 위험 확대 가능성은 주요 불안 요인으로 지목했다.
한은은 24일 발표한 ‘2026년 6월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중동 지역 지정학적 리스크와 국제금융시장 불확실성에도 국내 금융시스템이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금융·외환시장 변동성이 높은 수준을 이어가는 가운데 금융불균형이 다시 확대될 가능성에는 경계가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금융시스템의 단기 위험 수준을 보여주는 금융불안지수(FSI)는 지난 5월 17.2로 주의단계를 유지했다. 중장기 취약성을 나타내는 금융취약성지수(FVI)는 올해 1분기 46.0으로 장기평균(45.7)을 웃돌았다.
한은이 가장 주목한 위험 요인은 부동산 시장이다. 서울을 중심으로 수도권 주택매매가격 상승폭이 확대되고 주택가격 상승 기대심리도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주택시장 과열이 가계대출 증가와 금융불균형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실제 가계대출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둔 주택 매입 수요와 주식 투자 수요가 맞물리면서 증가폭이 확대됐다. 소득 증가와 자산가격 상승 영향으로 가계 전반의 채무상환 부담은 다소 완화됐지만 상환능력이 취약한 차주 비중은 오히려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세 재확대와 레버리지를 활용한 자산투자 증가에 따른 금융불균형 누적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주식시장 과열 가능성도 경고했다. 올해 국내 증시는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와 기업 실적 회복 전망에 힘입어 강세를 이어갔지만 신용융자와 레버리지 투자도 빠르게 늘었다.
지난 5월 기준 신용융자·신용미수 잔액은 39조4000억원, 레버리지 ETF 순자산 총액은 35조4000억원에 달했다. 한은은 최근 주가 상승 속도가 빠르고 차입을 활용한 투자도 확대된 만큼 작은 충격에도 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시장금리 상승 시 레버리지 자금 이탈이 확대될 가능성도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취약차주와 비은행권 부실 우려도 여전했다. 기업대출 연체율은 장기평균을 웃도는 수준을 이어가고 있으며 업종별 재무건전성 격차도 확대되고 있다. 자영업자 대출은 올해 1분기 말 1095조5000억원으로 전체 금융권 대출의 28.5%를 차지했다.
한은은 온라인 소비 확대와 부동산업 쏠림, 고령 자영업자 증가 등 구조 변화로 취약 자영업자 중심의 부실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비은행권의 경우 상호금융·저축은행·보험사는 자금조달 안정성이 약화되고 있으며 증권사와 여신전문금융회사는 단기 조달 비중 확대에 따른 유동성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구조조정이 진행됐지만 일부 업권에서는 추가 부실 가능성이 남아 있다고 평가했다.
한은은 “국내 금융·외환시장의 변동성이 높은 수준을 지속하는 가운데 서울 등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세가 재확대되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며 “물가와 경기 흐름, 금융안정 리스크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통화정책과 거시건전성정책을 조화롭게 운영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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