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잠실=한스경제 신희재 기자 | "나로 인해 상처받은 투수들에게 사과하고 싶다."
프로야구 LG 트윈스의 새 선발 투수 장현식(31)이 불펜 투수들을 향해 3191일 만에 선발승을 기록한 후 농담처럼 남긴 말이다.
장현식은 2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주중 홈 3연전 첫 번째 경기에서 선발 등판해 5이닝 3피안타 1사사구 2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LG는 삼성을 접전 끝에 4-3으로 누르고 4연승을 내달렸다.
장현식은 이날 선발 투수 전환 후 2경기 만에 5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2017년 9월 27일 삼성전(6이닝 1실점) 이후 무려 3191일 만에 선발승이다. 2024년 11월 4년 총액 52억원에 LG와 자유계약선수(FA)를 맺을 때만 하더라도 상상하지 못했던 일이다.
경기 후 만난 장현식은 "선발승이 3000일 넘었다는 건 알고 있는데, 기억은 잘 나지 않는다"며 "다시 선발로 돌아갈 거란 생각을 한 적이 없다.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봤다. 어떤 상황에 나가던 투수로서의 가치를 보여주려고 했다"고 말했다.
장현식은 선발 등판의 이점에 대해 "(불펜에서) 어려운 상황에 나가면 사실 어떻게든 막으려고 던지는 게 있었는데, 이제는 많이 던지고 싶어서 공격적으로 던지는 게 도움이 많이 된다. 힘보다는 일정한 밸런스로 계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적은 투구수(67개)에 대해선 "하라는 대로 했다. 5이닝 무실점한 기억이 없어서 5회 초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는 순간 너무 기뻤다"고 돌아봤다.
첫 선발 등판이었던 17일 KIA 타이거즈전(4⅔이닝 2실점) 이후 준비 과정의 차이에 대해서는 "광주에서는 불펜에 몸이 맞춰져 있었다. 불펜은 먼저 연습하고 마운드에 오르는데, 선발은 바로 나가니까 조금 힘들었다"며 "그래서 오늘은 미리 나와서 일찍 준비했는데 몸이 잘 풀렸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장현식은 팀이 4-0으로 앞선 6회 초 마운드를 내려온 후 곧바로 삼성이 3점을 만회하면서 끝까지 초조하게 경기를 지켜봐야 했다. 그는 선발로 나가서 불펜을 지켜보는 기분이 어땠는지 묻자 사과를 건네 좌중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장현식은 "선발로 승리나 이닝 같은 목표는 없다. 올라가서 한 타자씩 잘 막고 싶다"며 "나에 대한 자신감이 생긴 것 같다. 요즘은 한가운데 직구가 오히려 잘 된다. 생각의 차이인 것 같다. 언젠가 다시 불펜으로 돌아가면 조금이나마 힘이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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