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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에서 음료수 여섯 캔을 장바구니에 담은 채 계산대를 그냥 지나친 노인이 있었다. 마트는 절도라며 곧장 경찰에 신고했다.
그러나 법원이 내린 결론은 무죄였다. 법원은 판결문에 이렇게 적었다.
"누구든지 그 순간 음료수 6캔이 장바구니에 들어있다는 사실을 잊어버릴 수는 있다."
물건을 계산하지 않고 매장을 나선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처음부터 그것을 가져갈 마음이 있었는지는 끝내 증명되지 않았다는 것이 법원의 판단이었다.
80대 노인의 상황은
피고인인 노인은 장바구니 하나를 들고 매장에 들어서면서 가장 먼저 음료수 여섯 캔을 그 안에 담았다.
맥주캔들은 한데 묶여 있지도 않은 낱개였다. 노인은 나중에 계산할 생각으로 일단 바구니에 골라 담았다. 그 뒤 과자와 즉석밥을 차례로 집어 들었다.
문제는 이 물건들의 부피였다.
과자와 즉석밥은 한 손에 들기 버거울 만큼 부피가 커서, 피고인은 장바구니를 손목에 건 채 두 팔로 과자와 즉석밥을 끌어안고 계산대까지 걸어가야 하는 상황이었다.
피고인은 품에 안고 있던 과자와 즉석밥만 계산대에 내려놓고 1만 1890원을 결제했고 정작 손목에 걸린 장바구니 속 음료수 여섯 캔은 끝까지 꺼내지 않은 채 그대로 매장을 빠져나왔다.
5400원어치 음료수만 노렸다고 보기엔 어색했다
계산되지 않은 음료수 여섯 캔의 값은 5400원이었다.
이에 대해 법원은 "피고인이 굳이 음료수 6캔만을 절도할 의사로 마트에 들어갔고, 의도적으로 과자와 즉석밥 11,890원만 결제하였다고 보는 것도 꽤 어색하다"라며 "당시 피고인은 음료수 6캔을 결제할 자력이 충분하였다"고 판단했다.
피고인이 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었던 것도 아니며, 여든을 넘긴 나이도 무게 있게 고려됐다.
장바구니를 손목에 건 채 두 팔 가득 다른 물건을 끌어안고 계산대에 서 있는 처지라면 그 바구니 안에 음료수가 남아 있다는 사실 자체를 깜빡 놓치는 일은 충분히 일어날 수 있다고 법원은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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