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안경 에이스' 박세웅(31)은 소속팀이 6연승에 도전한 23일 부산 NC 다이노스전에서 올 시즌 가장 많은 7이닝을 소화하며 1점만 내줬다. 타선은 그가 마운드 위에 있을 때 리드를 안기지 못했지만, 8회 말 대타 노진혁이 홈런을 치며 2-2 동점을 만들었고, 9회 윤동희가 끝내기 안타를 치며 연승을 이어갈 수 있었다. 김태형 롯데 감독도 박세웅의 호투를 역전승 키포인트로 여겼다.
박세웅은 지난 17일 인천 SSG 랜더스전에서도 6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다. 5월부터 6월 초 세 차례 5점 이상 내주며 기복을 겪기도 했지만, 다시 정상 궤도에 올랐다는 평가다.
박세웅은 17일 SSG전이 끝난 뒤 "최근 너무 강하게만 던지려는 투구를 했지만, 오늘(17일)은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는 조금 가볍게 던졌고, 그런 공이 범타를 끌어내 좋은 결과가 나왔다"라고 밝혔다.
지난 시즌부터 야구인 출신 크리에이터들이 박세웅의 투구를 꼬집는 콘텐츠를 자주 내놨다. 박세웅과 직접 면담을 하며 속내를 들어본 채널도 있었지만, 결과를 두고 지적하는 게 더 많았다.
골자는 비슷하다. 구종 퀄리티가 두루 좋은 투수이지만, 막상 대결하면 공략이 가능하다는 것. 타순이 2번 이상 돌면 눈에 잘 보이는 공이 있다는 것. 유리한 볼카운트를 잡아 두고도 코너워크에 너무 신경을 쓰다가 불리한 상황을 자초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 슬라이더가 포심 패스트볼(직구)을 노리던 타자에게 걸려 안타로 이어진다는 것 등.
야구계 선배로서 진심 섞인 조언을 주는 게 목적일 수도 있다. 하지만 최근 프로야구 올드 보이들이 구단 운영이나 선수 기량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이고, 종종 자극적인 표현을 하는 경향도 있어 그 저의에 의구심이 생기는 것도 사실이다. 심지어 투수의 투구 버릇을 공개한 유튜버도 있다.
당사자가 바랄지 모르는 훈수. 박세웅은 단골 먹잇감이었다. 그는 17일 SSG전 호투 뒤 취재진과 대화를 나누다, 장외에 있는 선배 야구인들의 온라인 조언이 투구에 영향을 미쳤느냐는 질문을 받고 속내를 전했다.박세웅은 "(외부 목소리를 듣고 변화할) 필요성이 없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지만, 좋은 결과를 낼 때는 아무 얘기가 없다가 결과가 안 좋을 때 그런 말이 나오는 것 같다. 결과론으로는 누구나 (비판)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확실한 데이터, 근거를 갖고 코치님들과 얘기할 때 '그런(완급 조절) 부분들이 좋을 것 같다'라는 얘기가 나왔다"라고 말했다.
고액 몸값을 받는 선수이자 인기팀 롯데의 국내 에이스. 그런 박세웅이기에 날카로운 지적의 대상이 되는 것도 필연이다. 박세웅은 장외 조언을 거부하는 게 아니다. 귀담아듣기 위해 직접 선배를 찾기도 했다. 하지만 그저 결과가 곧 근거인 지적까지는 동의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그의 표정과 말투가 그랬다.
박세웅이 선발 투수 소화 연차에 비해 많은 통산 승수를 올리지 못했고, 평균자책점(24일 기준 4.65)도 낮은 편이 아닌 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는 저연차 시절부터 많은 이닝을 소화하는 걸 최우선 목표로 삼았고, 최근 3시즌(2023~2025) 모두 국내 투수 이닝 랭킹 톱5에 들며 자신의 야구 가치관을 결과로 보여줫다. 무례한 훈수는 앞으로도 나오겠지만, 박세웅은 앞으로도 자신의 야구 신념을 지키며 한 타자 한 이닝씩 버텨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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