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스경제 석주원 기자 | 블록체인 및 인공지능(AI) 플랫폼 기업 넥써쓰가 국산 앱마켓 원스토어를 인수하며 플랫폼 사업 확장에 나섰다. 그러나 인수 자금 대부분을 외부 조달에 의존하는 무자본 인수합병(M&A) 구조로 진행되면서 재무적 부담과 지분 희석 우려 등 과제가 산적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넥써쓰는 지난 18일 이사회를 열고 SK스퀘어, 네이버, 스틸넘버원제일차, 크래프톤 등이 보유한 원스토어 지분 89.03%(2024만7990주)를 626억원에 양수하기로 결정했다. 주당 양수가액은 3093원이며 양수 예정일은 이달 29일이다.
이번 거래의 특징은 인수 대금의 97%를 외부 조달로 해결하는 고레버리지 구조에 있다는 점이다. 넥써쓰가 실제 직접 투입하는 현금은 19억원에 불과하다.
매각 측인 SK스퀘어, 네이버, 크래프톤은 지분 매각 대금 중 395억원을 넥써쓰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재투자해 전략적 투자자(SI)로 참여한다. 여기에 넥써쓰는 웹젠, 히스토리투자자문 등을 대상으로 212억원 규모의 무기명식 사모 전환사채(CB)를 발행해 자금을 추가 조달했다.
단기 현금 유출 부담은 줄었으나 대규모 지분 유입으로 기존 최대주주인 장현국 대표의 지배력 약화 우려가 제기된다. 장 대표는 인수 공시 전 541만주 규모의 콜옵션을 행사하며 지분을 18.9%로 확대했으나 기존 대기업 주주들의 유입으로 향후 경영권 영향 및 대주주 간 갈등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넥써쓰 재무상태 악화...대규모 오버행 우려
넥써쓰의 재무 건전성도 리스크로 꼽힌다. 6월 기준 넥써쓰의 자기자본은 381억원으로 이번 인수 가액인 626억원은 자기자본의 164.52%에 해당하는 규모다. 회사 체력에 비해 무리한 거래라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여기에 잦은 자금 조달의 여파로 넥써쓰의 부채비율은 2024년 30.8%에서 2025년 145.9%로 급등했다.
자체 추진 중인 ‘디지털 자산 트레저리(DAT)’ 전략에 따른 가상자산 가격 변동성 리스크도 존재한다. 실제로 유상증자 자금을 가상자산 취득에 집중 투자했으나 자산 가치 하락으로 올해 1분기 29억원 규모의 무형자산 손상차손이 장부에 반영되며 3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이러한 우려가 반영되면서 주식 시장도 민감하게 반응했다. 인수 발표 다음 날인 19일 넥써쓰 주가는 전일 대비 29% 이상 하락한 1885원에 장을 마쳤다. 제3자배정 유상증자로 발행되는 신주 1717만주와 제7회 CB 전환 예정 물량 840만주 등 향후 시장에 출회될 수 있는 잠재적 신주 규모(3178만주)가 기존 발행주식수의 50%에 달해 심각한 오버행(잠재적 매도 대기 물량) 우려가 제기됐기 때문이다.
▲ 원스토어 적자 부담…노조 반발 등 사후 통합도 과제
피인수사인 원스토어의 누적 적자 구조 역시 넥써쓰의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원스토어는 2016년 출범 이후 지속적인 적자를 기록해 누적 결손금이 1867억원에 달한다. 2025년 영업손실은 97억원으로 전년 대비 적자 폭을 줄였으나 매출은 2023년 1674억 원에서 2025년 1133억 원으로 하락하는 등 외형 축소가 이어지고 있다.
장현국 대표는 원스토어의 인프라와 결제망을 넥써쓰의 온체인 게임 플랫폼 메인넷인 ‘원체인(OneChain, 기존 크로쓰)’ 및 토큰 ‘원(ONE)’과 결합해 웹3(Web3) 게임 유통 거점으로 삼는 전략을 추진할 계획이다. ‘원웹샵’, ‘원플레이’ 서비스 도입과 온램프 결제 시스템 제휴 등 플랫폼 고도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법상 블록체인 기반 사행성 게임(P2E) 유통이 금지돼 있어 플랫폼 활성화에 제약이 따른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해외 공략이 필수적이지만 원스토어는 글로벌 인프라가 취약하고 기존 해외 법인이 모두 청산된 내수용 플랫폼이라는 한계를 안고 있다.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상당한 유통망 구축 비용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원스토어 내부 구성원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사후 통합(PMI)을 이루는 과정도 지켜봐야 할 과제다. SK그룹 계열사에서 중소 게임사로 매각되는 과정에서 원스토어 직원들은 매각 절차를 뒤늦게 인지한 후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헐값·졸속 매각’에 반대하는 집회를 여는 등 강하게 반발했다.
최근 고용보장 및 근로조건 승계, 직급 차등 없는 위로금 지급 등을 핵심 내용으로 하는 고용보장 합의안을 노조 가입자 92%의 찬성으로 가결시켰다. 그러나 향후 블록체인 및 AI 중심으로 조직 구조가 개편되는 과정에서 구성원들의 결합 및 숙련 인력의 이탈 방지 등 사후 통합 관리가 지속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넥써쓰의 원스토어 인수는 게임사가 플랫폼 영역으로 확장하는 새로운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면서도 "하지만 대규모 자금 조달과 재무 부담을 감수한 만큼 시장의 평가는 더욱 냉혹할 수밖에 없으며 실적 개선 없이 비용 부담만 커질 경우 주주가치 훼손과 실패한 확장 사례로 남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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