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역대 최장수 사령탑을 지낸 파울루 벤투 감독이 자신이 지도했던 선수들 중 최고의 베스트 일레븐을 선정하며 한국 선수 3명을 명단에 올렸다. 포르투갈 축구의 전설적인 스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주인공은 손흥민(토트넘),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황인범(페예노르트)이다.
파울루 벤투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2022년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 가나와의 경기 후반, 교체 투입되는 이강인에게 작전지시를 하고 있다. / 뉴스1
벤투 감독은 최근 포르투갈 국영방송 RTP의 한 팟캐스트 프로그램에 출연해 자신의 사령탑 커리어를 통틀어 함께했던 제자들을 대상으로 '역대 베스트 11'을 선정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한국 대표팀 시절 핵심 축을 이뤘던 공·수·미의 주역들을 대거 포함시키며 한국 축구에 대한 깊은 애정과 신뢰를 드러냈다.
포르투갈 국가대표 수비형 미드필더 출신인 벤투 감독은 현역 은퇴 이후인 2005년 자신의 친정팀인 스포르팅 CP에서 감독 커리어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이후 지도력을 인정받아 2010년 FIFA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직후 포르투갈 축구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았다. 이 시기 그는 세계적인 축구 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직접 지도하며 UEFA 유로 2012 4강 진출이라는 성과를 합작하기도 했다. 비록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조별리그 탈락의 고배를 마셨고 유로 2016 예선 기간 부진으로 대표팀 사령탑에서 물러났으나 포르투갈의 황금기를 함께한 감독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이후 벤투 감독은 브라질의 크루제이루, 그리스의 올림피아코스, 중국의 충칭 리판 등 전 세계 다양한 대륙의 클럽팀을 이끄는 여정을 거쳤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이 끝난 뒤에는 신태용 감독의 후임으로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직을 맡으며 한국 축구와 인연을 맺었다.
벤투 감독은 한국 축구사에서 역대 최장수 재임 감독이라는 발자취를 남겼다. 부임 초기 준비 기간이 짧았던 2019년 AFC 아랍에미리트(UAE) 아시안컵에서는 8강 탈락이라는 아쉬운 성적을 거두기도 했으나 자신만의 뚜렷한 빌드업 축구 철학을 묵묵히 이식해 나갔다. 그 결과 2022년 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 포르투갈을 꺾는 등 선전을 펼치며 한국 축구 역사상 세 번째이자 원정 대회로는 두 번째 '월드컵 16강 진출'이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카타르 월드컵 대회가 종료된 후 대한축구협회의 단기 계약 연장 제안을 거절하고 지휘봉을 내려놓은 벤투 감독은 중동으로 무대를 옮겨 아랍에미리트(UAE) 축구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했다. 그는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예선에 나섰으나 3차 예선에서 본선 직행에 실패하며 사령탑 자리에서 경질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파울루 벤투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2022년 카타르 도하 알에글라 트레이닝센터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뉴스1
이처럼 파란만장한 커리어를 거쳐 온 벤투 감독은 이번 팟캐스트에서 진행자로부터 '직접 지도한 제자들 중 베스트 11을 꼽아 달라'는 요청을 받자 주저 없이 한국 대표팀 시절의 주역들을 호명했다.
벤투 감독이 선택한 베스트 11에는 포르투갈 국가대표 출신 레전드들과 한국의 핵심 선수들이 이름을 올렸다. 포메이션의 골문은 후이 파트리시우 골키퍼가 지킨다. 포백 수비진에는 주앙 페레이라, 페페, 파비우 코엔트랑 등 포르투갈의 전설적인 수비수들과 함께 대한민국 수비의 핵인 김민재가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중원 역시 포르투갈의 황금 미드필더진인 미구엘 벨로수, 주앙 무티뉴와 더불어 한국 중원의 핵심인 황인범이 한 자리를 차지했다. 전방 최전선 공격진은 화려함 그 자체다. 벤투 감독은 나니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양 날개와 전방에 배치했고 나머지 한 자리에 대한민국 대표팀의 캡틴 손흥민을 포함시켰다.
벤투 감독은 "11명의 선수에 대해 생각해 보면 나는 그곳들에서 정말 많은 시간을 보냈다. 특히 스포르팅에서 4년, 한국에서 4년이라는 긴 시간을 보냈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기술적, 전술적인 면뿐만 아니라 선수들이 보여준 프로페셔널한 태도와 행동들이 이번 선정의 기반이 됐다"라고 설명하며 "이것은 지극히 개인적인 선택이다. 포르투갈 대표팀을 비롯해 수많은 곳에서 여러 훌륭한 선수들과 함께했지만 이번에 뽑은 선수들은 직업적으로나 개인적으로나 나에게 늘 고마움을 느끼게 해 주는 선수들이다"라며 제자들을 향한 깊은 감사와 존중의 메시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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