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기노의 뉴스 피처링] 보완수사권에 갇힌 민주당…정체성 전쟁의 시작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성기노의 뉴스 피처링] 보완수사권에 갇힌 민주당…정체성 전쟁의 시작

투데이신문 2026-06-24 14:04:48 신고

3줄요약

하루 10분, 오늘의 주요 이슈를 사실-맥락-관점의 세 축으로 풀어드립니다. 음악에서 ‘피처링’은 협업과 도움을 뜻하고, 저널리즘의 Feature는 단순 속보가 아닌 깊이 있는 맥락과 스토리를 다룹니다. 〈뉴스 피처링〉은 이 두 가지 의미를 담아 뉴스의 본질과 함의를 알기 쉽게 풀어내 여러분의 뉴스 생활을 입체적으로 피처링 해드리겠습니다.

김민석 국무총리와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2026 6.3지방선거 단체장 당선자 워크숍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김민석 국무총리와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2026 6.3지방선거 단체장 당선자 워크숍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성기노 기자】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전격 사퇴했습니다. 이로써 민주당 8·17 전당대회는 정청래-김민석-송영길의 3파전으로 시작될 것 같습니다. 막판에 김민석-송영길의 단일화가 이뤄질 경우 정 전 대표로서는 수세적인 국면을 맞을 수밖에 없습니다.

아직 선거는 두 달여 남았지만 친명계와 친문계는 이미 백병전에 돌입한 양상입니다. 특히 이번 전당대회의 주요 전장은 검찰개혁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찬식 신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 인선을 둘러싸고 민주당 내 계파 갈등이 본격화하고 있는 것입니다.

검사 출신 인사 기용에 대한 강성 지지층의 반발이 확산되면서 친명계는 논란 진화에 총력을 기울이는 분위기입니다. 8·17 전당대회를 앞두고 이번 인선이 친문 진영 결집의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에 상당히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모습입니다.

당내에서는 한찬식 신임 민정수석 임명에 대해 “검찰개혁 기조가 후퇴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적지 않습니다. 특히 한 수석이 과거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 노무현 전 대통령 기록물 수사 등 친문계와 관련 있는 사건에 관여했던 이력이 재조명되면서 상징성 논란까지 번지는 양상입니다. 일부 강성 지지층 사이에서는 공개적인 지지 철회 움직임도 감지됩니다.

친문계 의원들은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고 있습니다. 친문계 고민정 의원은 한찬식 신임 민정수석 발탁을 두고 “청와대는 당원들의 목소리를 가볍게 여겨선 안 된다”며 우려를 에둘러 내비쳤습니다.

한찬식 민정수석이 23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한찬식 민정수석이 23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이렇게 친문계에서는 “당원 정서를 가볍게 볼 수 없다”는 식의 우회적 문제 제기를 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대통령 인사권을 존중해야 한다는 원칙론 속에서도 민주당 정체성 훼손에 대한 내부 불만도 점증하는 분위기입니다.

이에 맞서 친명계는 방어 논리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건태 의원은 한 수석을 ‘정치색이 옅은 실무형 기획통’으로 규정하며 당내 비토 움직임을 정면 반박했습니다. 친명 진영 내부에서는 이번 논란이 확대될 경우 오히려 전당대회 구도에 큰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됩니다. 친문계의 민주당 가치 수호 정서를 자극해 ‘묻지마 결집’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한찬식 민정수석을 둘러싼 갈등이 단순한 인사 논란을 넘어 당내 계파 전쟁의 중대한 격전장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 수석은 이재명 대통령의 검찰개혁 의지를 현실 정책으로 구현해야 하는 사실상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게 됐습니다.

당연히 ‘한찬식=검찰개혁’이라는 등식이 성립합니다. 그의 행보를 보면 이 대통령의 검찰개혁 시각과 입장을 알 수 있는 것입니다. 또한 한 수석의 임명은 친문 입장에서 볼 때 이 대통령이 순도 100%의 검찰개혁을 완수할 의지가 있는지, 또한 그가 민주당 지지층이 목숨을 걸고 지켜온 전통적 가치와 정체성을 그대로 대변해줄지의 바로미터가 될 수 있습니다.

친문진영은 민주당 가치를 전당대회 최고의 정치 의제로 삼을 것임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친문계에게 민주당 가치는 왜 그렇게 중요한 것일까요.

김어준은 뉴스공장 23일 방송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 원인을 분석했습니다. 김어준은 이 대통령과 민주당을 응원하는 코어 지지층이 팔짱을 끼고 등을 돌릴 조짐을 보인 것이 지지율 하락으로 나타났다고 진단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그러면서 이 대통령 핵심 지지층이 결정적으로 이탈할 결심을 한 것은 이 대통령이 민주당의 전통적인 가치와 정체성을 제대로 지키지 못한 데 따른 지지층의 실망이 크게 작용했다고 분석했습니다. 그 예로 최근 이 대통령이 보인 검찰의 보완수사권에 대한 완전 폐지보다 ‘보완’을 요구하는 것이 민주당 핵심 지지층의 ‘정체성’을 자극했다는 것입니다.

김어준을 중심으로 한 친문진영은 자신들이 목숨을 걸고 지켜온 민주당의 전통적 가치와 정체성이 훼손되고 ‘뉴이재명’으로 대변되는 듣도 보도 못한 ‘잡탕 정체성’에 강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이 대통령에 대한 ‘배신자’라는 인식도 깔려 있습니다. 지난 재보궐과정에서 유시민은 이 대통령이 진보 인사들을 등용하지 않고 ABC 중 B그룹을 중용하는 듯한 ‘사쿠라 행보’에 대해 강하게 비판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의 지지율 하락은 결국 이 대통령이 민주당 코어 지지층의 정체성을 버린 것에 대한 대가라는 것입니다. 뉴스공장에 출연한 정구용 교수는 노무현 정권 때 대연정이나 한미FTA는 다 수용할 수 있었지만 대북송금 특검은 김대중 대통령을 부정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참기 어려웠다는 언급을 한 바 있습니다.

이런 시각을 지금의 이재명 대통령에 대입해 보면 그가 최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검찰개혁에 대해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에 반대하는 행보를 보인 것이 과거 노무현의 대북송금 특검에 비견되는 ‘민주당 정체성 포기’의 예라는 것입니다. 결국 친문들은 이 대통령의 노선 정체성이 점차 오염되기 시작한 점에 대해 참기 어렵고 급기야 지지를 포기하고 싶다는 뜻을 피력한 것입니다.

유시민 작가와 김어준 뉴스공장 진행자. [사진=뉴스공장 겸손은 힘들다 화면 캡처]
유시민 작가와 김어준 뉴스공장 진행자. [사진=뉴스공장 겸손은 힘들다 화면 캡처]

그런데 따지고 보면 김어준과 친문이 주장하는 민주당의 정체성 가치라는 게 무엇일까요. 노무현일까요? 문재인일까요? 민주당의 정체성을 한마디로 요약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민주당은 시대적 과제에 따라 개혁과 실용, 원칙과 현실 사이의 균형점을 찾아온 정당에 가깝습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말했던 ‘서생적 문제의식’과 ‘상인의 현실감각’ 역시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어떤 시기에는 개혁과 가치가 더 강조됐고 또 어떤 시기에는 통합과 실용이 더 앞세워졌습니다. 민주당의 정체성은 특정 노선 하나가 아니라 시대에 따라 그 균형점을 조정해 온 역사 그 자체라고 보는 것이 더 타당할 것입니다.

그런데 친문의 기준점(정체성)에서 어긋나면 그것은 실용이나 통합이 아니라 배신이자 변절이란 말일까요. 김어준이 강조하는 민주당 정체성은 그 실체가 없는 것입니다. 이 대통령이 보수 인사를 등용하며 통합 행보를 보이는 것이나 검찰개혁의 도그마적 해결보다 완성도를 더 주문하는 것이 민주당 정체성을 훼손하는 것이고, 핵심 지지층이 이탈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해석하는 것은 다분히 친문의 정파적이고 자기중심적인 해석입니다.

실용과 통합은 이재명 개혁의 핵심입니다. 민주당의 정체성은 김대중 정권 때부터 이어져 온 기득권들의 피아 구분 ‘배제의 선’이 아니라 시대에 따라 변하는 서생과 상인의 절충점이자 합일일 것입니다. 하지만 정청래 대표는 검찰개혁에 대해 “보완수사권의 티끌마저 없어져야 한다”며 순도 100%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검찰개혁의 성패를 검찰 보완수사권 존폐라는 단일 쟁점에 모두 걸어버리는 것은 개혁의 본질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입니다. 검찰개혁은 수사권과 기소권 분리, 검찰 조직 개편, 공수처 정착, 권력기관 개혁 등 훨씬 복합적이고 광범위한 과제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민생 사건이 공정하고 빠르게 처리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난 5월 28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의 모습. 대검찰청은 5월 27일부터 사흘간 전국 고검장·검사장 화상회의를 소집해 보완수사권, 전건송치 등 검찰개혁 과제를 논의했다. [사진제공=뉴시스]
지난 5월 28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의 모습. 대검찰청은 5월 27일부터 사흘간 전국 고검장·검사장 화상회의를 소집해 보완수사권, 전건송치 등 검찰개혁 과제를 논의했다. [사진제공=뉴시스]

그럼에도 최근 여권 내부에서는 보완수사권 문제가 마치 검찰개혁 전체를 평가하는 유일한 잣대인 것처럼 과대 포장, 왜곡되고 있습니다. 민생경제나 국민 생활과 직결된 현안도 아닌데 특정 수사권 문제 하나가 정권의 개혁 의지 전체를 재단하는 기준점이 된다는 주장에 얼마나 많은 국민들이 동의를 할까요.

한찬식 민정수석 임명을 둘러싼 논란도 이런 맥락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일부 친문 진영은 검사 출신인 한 수석 임명을 검찰개혁 후퇴의 신호로 해석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과연 이들이 보완수사권 자체에 관심이 있는지, 아니면 이를 계기로 친명 체제를 압박하는 데 있는지는 냉정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보완수사권 논란은 표면적인 명분일 뿐이고 실제로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친명계의 개혁 후퇴를 몰아세우며 당권 쟁취의 지렛대로 삼으려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결국 지금 벌어지는 갈등의 본질은 검찰개혁 논쟁이 아니라 민주당 내부 권력투쟁의 또 다른 전선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친문 진영 입장에서는 한찬식 인선이 친명 체제를 공격할 수 있는 효과적인 명분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전당대회에서 이 문제를 집요하게 파고들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검찰 보완수사권이라는 단일 쟁점이 검찰개혁 전체의 운명을 결정하는 것처럼 비쳐지는 현재의 상황은 정치적 프레임 경쟁의 산물일 수 있습니다. 당장 국민들이 체감하는 현안인 초과 이윤과 세수 활용 문제, 물가 상승, 부동산, 청년 일자리, 자영업 침체 등은 뒷전으로 물러난 형국입니다.

그런데도 민주당의 가장 큰 정치 이벤트에서 이런 중요 의제들이 부각되지 못하고 보완수사권 존폐 여부에 과도하게 매몰되면 결국 그 피해는 국민들에게 고스란히 돌아옵니다. 보완수사권이 친문계가 진영 전체의 명운을 걸 만큼 중요한 문제일까요. ‘보완수사권 일부 존치=사쿠라’, ‘티끌마저 폐기=민주당 가치’라는 이분법으로 다가오는 미래를 해결할 수는 없습니다.

Copyright ⓒ 투데이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광고 보고 계속 읽기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