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오승현 기자) 관객의 눈까지 가려버린 '눈동자', 온갖 상상을 하게 만든다.
24일 영화 '눈동자'(감독 염지호)가 개봉했다. '눈동자'는 유전병으로 시력을 점차 잃어가고 있는 서진(신민아 분)이 쌍둥이 동생의 죽음을 둘러싼 의혹을 파헤치다 그 실체와 마주하게 되는 서스펜스 스릴러 영화다.
스페인 영화 '줄리아의 눈'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한국적인 정서를 녹여 국내 관객에게 더욱 섬뜩하게 다가온다.
귀신보다 사람이 무서워요
'눈동자'에는 다양한 인물들이 나온다. 각자 집착하는 것이 하나씩 있다. '눈동자'는 인간이 집요해지면 귀신보다, 그 무엇보다 무서운 존재라는 걸 새삼 느끼게 한다.
신민아가 연기한 쌍둥이 언니 서진은 사진작가로 유전병으로 인해 점점 시력을 잃게 되는 상황에 놓인다. 엄마도, 쌍둥이 동생 서인도 같은 병으로 결국 실명했기에 서진의 눈을 향한 집착이 눈에 띈다.
많은 사람들의 눈동자를 찍어온 서진은 또 누군가에게는 집착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그의 모델이었던 현민(이승룡)이 서진을 스토킹하고 있다.
현민은 서진에게 끝없는 집착을 보이고, 끈질긴 접근으로 서진을 괴롭혀왔다. 서진은 스토킹 피해자들에게 제공되는 경찰의 스마트워치까지 가지고 있을 정도.
암실에서도, 눈이 점점 보이지 않게 되는 과정에서도 서진은 언제 어디서 현민이 자신에게 위협을 가할지 모른다는 생각에 떨기만 해야 한다.
주인공이 볼 수 없다는 사실을 아는 관객은 극한의 공포를 느낄 수밖에 없다. 주인공이 피해야하는데 피할 수 없는 것을 알고 있을 때 오는 무력감이 '눈동자'에서만 느낄 수 있는 새로운 공포다.
눈이 안 보이는 것에 집착하고, 그 상태에서 만든 작업물에 집착하는 도예가 서인(신민아), 집착을 숨기고 있는 형사 도혁(김남희)까지. 인간이 얼마나 무서운 존재가 될 수 있는지 다양한 방식으로 보여준다.
신민아, 확신의 스릴러 퀸
러블리한 구미호 신민아는 최근 다양한 얼굴을 많이 보여줬다.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에서 심각한 우울증을 연기했던 신민아는 최근 넷플릭스 시리즈 '악연', 영화 '디바'를 통해 폭넓은 연기를 펼쳤다.
'눈동자'에서 빠지는 장면이 거의 없을 정도로 극을 이끈 그는 시력을 잃는 1인 2역 쌍둥이 연기를 펼치는가 하면, 직접 시체가 된 모습까지 소화했다.
귀신이 등장하지 않는 '눈동자'에서 가장 시각적으로 소름이 돋은 순간은 신민아의 얼굴이었다.
의문의 죽음을 맞이한 서인의 모습이 나오는데, 신민아가 이를 직접 분장으로 연기하며 숨겨놓은 섬뜩함을 드러냈다.
현실적인 공포로 관객을 압박하던 '눈동자'는 후반부에 들어서며 그 힘이 다소 약해지는 순간이 있다. 그러나 신민아가 극 초반부터 이끈 힘이 관객의 몰입을 끝까지 유지할 수 있게 만든다.
'눈동자'를 위해 시각 장애를 연기한 신민아는 두통이 올 정도로 눈동자 근육 조절 연습까지 했다. 실제로 신민아는 점차 초점을 잃어가는 모습과 시야를 잃은 상태를 사실적으로 표현해 관객의 공포를 극대화시켰다.
러블리한 얼굴은 그대로인 신민아, 이젠 스릴러 퀸이 맞다.
왜 제 눈까지 가려요 ㅠㅠ 이거 어디까지 말할 수 있어요?
관객에게도 공개되지 않는 정보가 있다. 물론 예상은 가능하지만, 실제로 마주했을 때 오는 어쩔 수 없는 공포가 있다.
신민아가 시력을 잃고, 붕대로 앞을 전혀 못보게 되는 상황일 때 관객의 눈도 함께 가려진 느낌이 든다.
서진이라는 인물이 앞을 전혀 못보고 상황을 모를 수 밖에 없는 처지인 걸 너무 깊숙히 이해하고 있기에 관객 역시 시각보다 청각에 더 집중하게 된다.
상상하기 싫은 상황이 자꾸 상상된다. 보이지 않는 주인공 덕에 다른 감각이 주는 공포가 선명해진다.
여기에 파격적인 연기 차력쇼까지 펼쳐진다. 배우들의 연기가 워낙 강렬한 탓에 상대적으로 힘이 빠지는 서사가 아쉽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배우들의 연기력이 극을 멱살잡고 끌고 가는 것 역시 영화의 연출이 만들어낸 결과다.
후반에는 너무 무서운 상황으로 인해 초반에 인류애를 박살내버린 현민에게 의지하고 싶어질 정도다. 인간에게서 스릴을 느끼고 싶다면 '눈동자' 추천이다. 6월 24일 개봉. 러닝타임 105분. 15세이상관람가.
사진= ㈜바이포엠스튜디오, 이화배컴퍼니㈜
오승현 기자 ohsh1113@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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