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이 되면 유독 많이 찾는 음식이 있죠. 구이부터 덮밥, 탕으로까지 먹는 여름철 대표 보양식 '장어'입니다.
그런데 혹시 장어의 새끼를 본 적 있으신가요? 사실 인류는 20세기 초까지만 해도 장어가 정확히 어디서 태어나는지 알지 못했습니다.
인류는 수천 년간 장어를 먹어왔지만 이상하게도 아무도 장어가 알을 낳는 장면을 본 적이 없었는데요. 심지어 고대 그리스의 아리스토텔레스조차 '장어는 진흙에서 저절로 생겨난다'고 기록했을 정도입니다.
사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장어는 우리가 볼 수 없는 곳에서 태어나기 때문입니다. 장어는 민물에서 자라지만 알을 낳을 때는 바다로 가는데요. 일본·한국·중국에서 먹는 뱀장어의 경우 성체가 되면 수천 킬로미터(km)를 헤엄쳐 태평양 깊은 바다로 향합니다. 그리고 그 먼바다에서 알을 낳은 뒤 생을 마치죠.
이렇게 태어난 새끼 장어는 우리가 아는 장어와 전혀 다른 모습입니다. 투명한 나뭇잎처럼 생긴 유생 상태로 해류를 타고 몇 달, 길게는 1년 넘게 이동합니다. 그렇게 동아시아 연안에 도착한 뒤에야 우리가 아는 가느다란 실뱀장어의 모습이 됩니다.
실제로 장어의 산란장이 구체적으로 확인된 것도 20세기 이후의 일입니다. 일본 연구진이 태평양 먼 바다에서 장어 알과 갓 부화한 유생을 발견하면서 비로소 수수께끼가 풀리기 시작했죠. 장어를 먹어온 역사는 수천 년인데 장어가 어디서 태어나는지 알게 된 역사는 겨우 100여 년 남짓인 셈입니다.
오늘날 우리가 먹는 양식 장어 역시 알부터 부화시켜 키우는 '완전 양식'이 아닙니다. 바다에서 자연적으로 태어나 강 하구로 올라오는 실뱀장어를 잡아다가 양식장에서 크게 키우는 방식입니다.
장어는 식탁 위에서는 익숙한 음식이지만 그 출발점만큼은 여전히 인간이 완전히 통제하지 못한 자연의 영역에 남아 있는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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