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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6년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업 실적은 반도체와 조선 등을 중심으로 개선됐지만 업종별 차별화는 더욱 심화됐다. 건설·석유화학·금속제품은 성장성과 수익성이 모두 악화됐고, 부동산과 도매·소매업은 금융권의 대출 노출 규모가 큰 만큼 금융안정 측면에서 더욱 유의해야 할 업종으로 지목됐다.
한은은 “지난해 기업부문의 성장성과 수익성이 전체적으로는 과거 평균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지만 업종별 온도차는 뚜렷했다”고 분석했다. 전기전자와 운송장비 업종은 성장성과 수익성이 모두 과거 평균을 웃돌았지만 건설, 석유화학, 금속제품은 두 지표 모두 평균을 크게 밑돌았다. 도매·소매업은 수익성이, 부동산업은 성장성이 각각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한은은 건설·석유화학·금속제품을 ‘취약업종’으로, 도소매업과 부동산을 ‘주의업종’으로 구분했다. 취약업종은 최근 2~3년간 실적 악화가 심화된 반면, 주의업종은 수년간 실적이 정체되거나 완만한 부진을 이어온 것으로 평가했다.
건설업은 지방 부동산시장 침체와 고환율에 따른 공사 원가 상승이 수익성을 끌어내렸고, 석유화학과 금속제품은 대내외 불확실성과 중국발 공급과잉 등 구조적 요인으로 실적 악화가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실제 이들 취약업종의 이자보상배율은 2023년 이후 급격히 하락하며 채무상환능력이 크게 저하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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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한은은 기업 실적이 가장 나쁜 업종이 금융시스템에도 가장 큰 위험을 주는 것은 아니라고 진단했다. 금융권에 얼마나 많은 대출이 나가 있는지가 금융안정 측면에서는 더 중요한 변수라는 것이다.
실제로 건설·석유화학·금속제품 등 취약업종의 기업대출 비중은 11.6% 수준에 그쳤다. 석유화학과 금속제품은 채무상환능력이 악화됐음에도 연체율은 각각 0.65%, 0.80%로 낮은 수준을 유지해 금융권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평가됐다.
반면 부동산과 도매·소매업 등 주의업종은 기업대출 비중이 36.5%에 달했고 연체율도 각각 3.01%, 2.52%로 전체 평균을 웃돌았다. 특히 건설업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에 따른 우발채무 현실화 등의 영향으로 연체율이 5.48%까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특히 이들 업종이 비은행권에 대한 대출 의존도가 높은 점을 금융시스템의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업황 부진이 장기화될 경우 저축은행과 상호금융, 보험사 등 일부 취약 비은행 금융기관을 중심으로 부실이 빠르게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금속제품과 석유화학은 채무상환능력이 저하된 만큼 대내외 여건 악화 시 부실 위험이 커질 수 있지만 기업대출 내 비중이 작아 금융기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반면 건설과 부동산, 도매·소매업은 기업대출 비중과 연체율이 모두 높은 만큼 금융기관의 자산건전성 관리가 요구된다”고 밝혔다.
한은은 구조적 부진이 이어지는 건설·석유화학·금속제품은 중장기적인 산업 구조조정을 일관성 있게 추진하는 한편 필요할 경우 유동성 지원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부동산과 도매·소매업은 금융기관의 익스포저와 연체율이 높은 만큼 자산건전성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실적이 크게 개선된 업종도 안심할 수는 없다고 진단했다. 반도체 등 전기전자 업종은 인공지능(AI) 투자 지속 가능성을, 조선업은 수급 불일치에 따른 높은 경기순환 변동성을 지속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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