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홍명보 대한민국 감독이 다시 한 번 조심스럽고 느릿느릿한 축구를 꺼내든다면 상대팀뿐 아니라 경기장 특성과도 맞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대한민국 월드컵 대표팀은 오는 25일(한국시간) 오전 10시 멕시코 몬테레이의 에스타디오 몬테레이에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3차전을 갖는다. 한국은 조 2위(승점 3), 남아공은 4위(승점 1)에 위치해 있다. 한국이 승리나 무승부를 거둘 경우 자력으로 조 2위를 확정하고 32강 토너먼트에 진출하게 된다.
한국은 남아공 상대로 전력상 우위에 있다. 또한 남아공은 앞선 두 경기 모두 초반에 실점했으며, 아프리카에서 하던 대로 후방 빌드업을 차근차근 시작하다가 월드컵의 압박 강도에 당황하며 공을 흘리기도 한다. 이런 요인을 종합하면 공격적인 축구가 맞아 보인다. 반면 ‘아프리카 특유의 탄력과 흥’ 등 오래된 수식어대로라면 느린 축구가 어울리는 구장일 수도 있다. 홍 감독은 전략을 택해야 한다.
여기서 고려해야 하는 게 구장별 특성이다. 월드컵이 금방 지나가 버리기 때문에 요인을 다 분석하긴 힘들지만, 묘하게 다득점 경기가 많이 나오는 구장이 있다. 경기장 잔디, 도시의 날씨, 소리가 얼마나 울리는지 등에 따라 달라지는 열기의 양 등이 영향을 미치면서 잘 흥분하는 구장이 존재할 수 있고, 유독 가라앉는 구장도 있을 수 있다.
현재까지 한쪽이 4골 이상 넣은 경기는 11경기다. 유독 다득점 경기가 많이 나는 구장들이 있다. 특히 두 개 구장이 대표적이다. 미국의 휴스턴 스타디움에서 현재까지 4경기가 열렸는데 그 중 무득점 경기는 없었고, 3경기에서 많은 골이 펑펑 터졌다. 독일 대 퀴라소 7-1, 네덜란드 대 스웨덴 5-1, 포르투갈 대 우즈베키스탄 5-0 경기가 모두 같은 구장에서 벌어졌다.
다득점 경기가 잦은 또 한 곳이 바로 한국의 다음 경기 장소인 에스타디오 몬테레이다. 이 구장에서 현재까지 2경기가 열렸는데 모두 다득점 경기였다. 스웨덴이 튀니지에 5-1 대승을 거뒀고, 일본이 튀니지를 4-0으로 잡아냈다.
아직까지 확실한 이유를 찾을 순 없다. 표본이 너무 적기 때문에 통계라고 하기에도 애매하다. 그러나 구장별 경향이 어느 정도 존재한다고는 말할 수 있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 날씨 등 환경 요인으로 가장 까다로운 4개 구장이 몬테레이, 휴스턴, 마이애미, 댈러스로 꼽혔는데 그 중 두 곳이 다득점 단골 구장이라는 건 의미심장하다. 악천후나 바람 등 다양한 변수가 두 팀 모두 많은 실수를 유발하고, 이 요인이 다득점 양승으로 이어진다 짐작할 수 있는 상황이다.
경기장의 영향은 아직 가설일 뿐이지만 만약 실제로 존재한다면, 다득점 경기는 곧 어느 쪽이든 선제골을 빨리 넣는다는 의미가 된다. 만약 홍 감독이 경기 초반 템포를 늦추는 데 중점을 두면서 득점보다 무실점에 비중을 싣게 될 경우 뜻대로 흘러가지 않고 선제실점을 내준다는 시나리오가 가능하다.
답은 공격이다. 단 수비를 등한시 하는 공격이 아니라, 상대보다 전력상 우위에 있다는 점을 활용해 탄탄하고 주도적인 경기 운영으로 승률을 극대화하는 모습이 필요하다.
사진= 풋볼리스트,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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