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뒤 국회 찾아 "당 대표 필요한가…원내 중심으로 가야"
스킨십 늘리며 국힘 리더십 공백 국면서 존재감 부각…韓과 조우는 불발
(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권희원 기자 = 국민의힘 소속 오세훈 서울시장이 24일 6·3 지방선거 승리 뒤 처음으로 국회를 찾아 '질서 있는 장동혁 퇴진론'에 힘을 실으면서 당 중진들에 역할을 우회적으로 압박했다.
장 대표가 지방선거 패배로 사퇴 요구에 직면, 당이 리더십 공백 상태를 이어가는 상황에서 소속 의원들과 스킨십을 늘리고 정치적 목소리를 내면서 보수 야권에서 존재감을 키우는 모습이다.
오 시장은 이날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 주최 '6·3 지방선거 진단과 향후 과제' 토론회에서 장 대표 거취 문제와 관련, "무엇이든 서둘러서 될 건 없다"며 "선거도 그 (논란) 와중에 치렀는데 굳이 피 흘려가며 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정 원내대표의 인터뷰를 봤는데, 지나치게 서두르면 오히려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깔린 답변이었다. 대체로 동의한다"면서 "당장 내일모레 선거가 있는 것도 아닌데, 불필요하게 서두르다 부작용만 생기는 변화와 혁신은 우리 당 전체 구성원 원하는 게 아닐 것"이라고 했다.
이에 더해 "이제 원내 의원들의 총의가 바닥부터 꿈틀꿈틀 형성되고 있어 충분한 시간을 갖는 게 지혜로울 것"이라며 "중진 의원들께서 무게감 있게 역할을 해주셔야 할 시기가 오지 않았나 주제넘게 생각해본다"고 언급했다.
그는 정당 운영 일반에 대해서는 "대한민국은 과잉 정치화된 사회"라며 "묻지마 폭행 사건이 나도 당 대표가 개입한다. 건전한 정책 경쟁으로 가면 좋은데, 불필요한 왜곡이 생기고 지나친 갈등이 생겨 정치하면 싸움꾼들로 이미지가 각인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현상 개선되려면 '굳이 당 대표 필요한가, 원내대표가 충분히 법 개정으로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라는 생각을 초선 의원으로서 했었다"고 전한 뒤 "세계적으로 미국도 원내정당으로, 당대표가 별도로 없으며 원내대표가 정치를 주도한다. 원내중심 정당으로 가야 불필요한 갈등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이재명 정부에 대해 "이 정부의 무도함은 이번 선거에서 절반은 심판당했다. 굳이 우리가 가열차게 하지 않아도 오만한 행태가 반복되니 자멸한 것"이라면서 "그것을 야당이 필요 이상 극단적으로 비판할 이유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보통 때는 잘 싸우는 사람이 속 시원하고 리더다 싶고 예쁘다. 그런데 결국 결정적인 순간에는 선거에서 이겨주는 놈이 효자"라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국무회의에 참석해 이 대통령에게 직접 민심을 전달하겠다고 한 공약에 대한 질문에는 "아직 구체적인 회답이 없었다"면서 "(새 임기가 시작한 뒤) 첫 국무회의가 7월 7일인데, 아직 열흘 이상 남아있기 때문에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그는 선거 민심과 관련, "2022년 지방선거와 이번 지방선거를 놓고 보면 분명히 진 선거"라며 "그런데 이번 선거가 끝나고 청년들이 우리에게로 돌아섰다는 분석이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정책 등이 효과를 내고 있다고 자평한 뒤 "우리는 인터넷 공간을 활용한 선거전에 상당히 열세였는데, (인스타그램) 릴스 숫자를 비교해보면 그동안 우리가 겪은 더불어민주당과의 선거 전략상 열위를 완전히 극복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이 밖에 그는 박형준 부산시장이 낙선한 이유를 묻는 박수영 의원에게는 "제가 선거를 시작하며 후보 등록을 두 번 미뤘다. 그때 박 시장께 전화를 드려 '함께하시는 게 좋을 것'이라는 취지의 제안을 했다"면서 "그때 저와 함께하면 어땠을까 아쉬움이 남는다"고 했다.
이날 강연에는 정 원내대표를 비롯해 의원 30여명이 참석해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의원들은 오 시장의 발언 중간중간 박수와 환호성을 보내며 강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이날 행사를 주관한 모임에는 무소속 한동훈 의원도 최근 가입하면서, 둘의 조우가 이뤄질지 관심을 끌었으나 한 의원은 지역 일정을 이유로 불참했다.
오 시장과 한 의원은 전날 이성권 의원 주최 토론회에서도 만날 것으로 전망됐으나, 오 시장이 서면 축사로 대체하고 행사에 불참하면서 만남이 불발됐다.
오 시장은 '한 후보와 이틀째 엇갈렸다'는 물음에 "선거 전에도 한 세 번 정도 뵈었다. 이틀 연속 국회에 오는 게 서울시장으로선 부담스러워서 그런 측면도 있다"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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