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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와 내수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외식과 간편식의 경계가 빠르게 흐려지고 있다. 외식 물가가 치솟자 소비자는 상대적으로 가성비 높은 HMR로 눈을 돌리고, 식품기업은 외식 메뉴를 집 안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반대로 외식 프랜차이즈는 간편식 사업을 확대하며 매장 밖으로 판을 넓히는 모습이다.
24일 식품·외식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최근 냉동치킨 제품 ‘소바바 치킨’을 별도 독립 브랜드 ‘소바바’로 출범했다. 기존 ‘고메’ 산하 제품이던 소바바를 치킨 전문 브랜드로 키워 외식·배달 치킨 수요까지 흡수하겠다는 전략이다. 지난 3월 선보인 ‘소바바 황금홀릭 후라이드 순살 치킨’은 출시 3개월 만에 누적 매출 60억원을 올렸다.
실제 이번 팝업은 냉동치킨을 ‘외식 대체재’로 소비자에게 각인시키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CJ제일제당에 따르면 현장을 찾은 소비자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인증 사진과 후기를 공유하며 자발적 바이럴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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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흐름의 배경에는 외식물가 상승이 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 5월 외식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3.2% 상승했다. 같은 달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2.7%)보다 높은 수준이다. 치킨 한 마리와 음료, 떡볶이 한 끼, 버거 세트를 한 번만 사 먹어도 1만~2만원을 훌쩍 넘기는 상황에서 보다 싼 간편식이 외식의 대안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외식 프랜차이즈들은 반대로 HMR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토종 버거·치킨 브랜드 맘스터치는 최근 HMR 전용 제품 ‘또잇치킨’을 선보이며 간편식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제너시스BBQ 역시 기존 냉동 닭강정·양념치킨 중심에서 벗어나 ‘춘천식 닭갈비 떡볶이’, ‘치밥용 바비큐 양념구이’ 등 밀키트형 메뉴로 제품군을 넓히며 주방을 공략 중이다.
시장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농촌경제연구원 자료를 보면 국내 HMR 시장 규모는 지난 2017년 3조 4000억원에서 지난해 6조 8000억원으로 10년 새 2배로 확대됐다. 업계는 올해 HMR 시장 규모가 7조 1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1인 가구 증가와 집밥 수요 확대, 고물가 장기화가 맞물린 결과다. 최근 위고비·마운자로 등 GLP-1 계열 비만치료제 확산으로 ‘간편하고 가벼운 한 끼’ 수요가 늘고 있다는 점도 HMR 시장의 추가 성장 요인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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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는 ‘외식은 식당, 간편식은 집에서’라는 구분이 뚜렷했다면 이제는 맛과 가격, 편의성을 두고 사실상 같은 시장에서 경쟁하는 구도가 만들어지고 있다. 식품기업은 외식 메뉴를 HMR로 들여오고, 외식기업은 매장 메뉴를 간편식으로 확장하며 서로의 영역을 파고드는 모양새다. 업계에서는 고물가가 장기화할수록 외식과 HMR의 경계가 더욱 흐려지고, 경쟁의 축도 ‘매장’이 아닌 메뉴와 브랜드 중심으로 재편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고물가와 소식(小食) 트렌드가 길어질수록 소비자는 외식 메뉴도 집에서 합리적인 가격과 용량으로 즐기길 원하게 된다”며 “앞으로 외식 브랜드의 HMR 확대와 식품기업의 외식형 메뉴 강화가 더 뚜렷해지면서 무경계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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