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과 육아 등으로 직장을 이탈한 경력단절 여성의 임금이 일터를 지켜온 여성보다 15.7%나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이러한 경력단절의 부정적 여파는 장기적으로 축적되면서 40대와 50대 여성의 임금 격차를 심화시키는 구조적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경기도일자리재단은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경력단절은 여성 임금을 얼마나 낮추는가? - 지역별고용조사로 본 경력단절 여성의 임금격차 분석’(GJF고용이슈리포트 2026-04호)을 발간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2015년과 2021년, 2025년의 지역별고용조사 상반기 원자료를 바탕으로 전국 경력단절 여성과 경력유지 여성의 임금 격차 원인을 추적했다. 두 집단의 근속기간, 학력, 직종 등 특성 차이로 설명되는 부분(구성효과)과 동일 조건임에도 보상 수준에서 차이가 나는 부분(계수효과)을 분리해 분석하는 ‘오하카-블라인더(Oaxaca-Blinder) 임금분해’ 방식을 적용했다.
보고서에서 인용된 통계청 ‘지역별고용조사’(각 연도 상반기) 기준 전국 여성(15세 이상) 고용 현황을 보면 국내 여성 고용률은 2010년 48.5%에서 2025년 55.6%로 15년 사이에 7.1%포인트 꾸준히 우상향했으나, 양적 지표의 개선과 달리 임금·직무·승진으로 이어지는 보상의 질적 격차는 여전히 구조적으로 잔존하고 있다고 재단은 분석했다. OECD에 따르면 한국 성별 임금 격차는 2023년 기준 29.3%로 OECD 회원국 평균(11.3%)의 약 2.6배 수준이며,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남성이 100을 벌 때 여성이 평균 70.7 수준의 임금을 받는다는 의미다.
특히 임금격차 분석 결과에서 보면, 2025년 기준 경력유지 여성의 시간당 평균 임금은 1만9천58원이었으나, 경력단절 여성은 1만6천67원에 그쳐 15.7%의 격차를 보였다. 2015년 23.9%에 달했던 임금 격차와 비교하면 다소 완화됐으나, 통계적인 격차는 여전히 뚜렷하게 지속되며 여성의 생애 임금에 장기적인 감점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40대와 50대 중장년층에서 격차가 두드러졌다. 50대 경력단절 여성의 임금 불이익률은 21.2%로 전 연령대 중 가장 높았고, 40대 역시 18.8%의 차이를 나타냈다. 이는 젊은 시절 겪은 경력단절이 장기 근속이나 승진 기회를 박탈하고, 숙련도 축적을 가로막아 시간이 흐를수록 불이익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현실을 방증한다.
임금 분해 결과, 격차를 발생시키는 핵심 요인은 ‘근속기간의 차이’로 확인됐다. 그러나 교육수준과 직업 특성이 완전히 같더라도 경력단절 여성이 노동시장에서 더 낮은 보상을 받는 현상도 유의미하게 관찰돼 단순한 인적자본의 격차를 넘어 노동시장의 보상체계 자체에 불리한 구조가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재취업 시 발생하는 ‘고용의 하향 이동’도 격차를 키웠다. 경력단절 여성들은 주로 보건·사회복지업, 숙박·음식점업 등 임금 수준이 낮은 서비스직이나 단순노무직에 몰려 있었다. 반면 경력을 유지한 여성들은 금융·보험업, 정보통신업 등 고임금 산업군에 더 많이 분포해 대조를 이뤘다.
여성의 경력단절을 유발하는 결정적 요인은 개인의 연령이나 혼인 여부보다 자녀 돌봄 부담과 고용 안정성, 사업체 규모 등 환경적 요인이 컸다. 특히 미성년 자녀가 1명 추가될 때마다 여성이 경력단절을 겪을 확률은 약 11.7%씩 상승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향후 여성 고용정책의 방향을 단순 취업률 제고에서 ‘좋은 일자리 진입 → 경력 유지 → 경력 회복 → 공정한 보상’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육아 부담 완화를 위한 유연근무제 정착, 돌봄 인프라 확충, 경력인정제 및 직무 재훈련을 포함한 단계별 ‘경기도형 여성 고용 정책안’을 제시했다.
이혜민 경기도일자리재단 연구위원은 “경력단절은 일시적인 소득 감소에 그치지 않고 여성의 생애 임금 경로와 노동시장 내 지위를 고착화하는 구조적 문제”라며 “단순 일자리 연계를 넘어 지속 가능한 경력 유지와 공정한 보상체계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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