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문턱을 넘어선 도심이 주홍빛으로 물들기 시작했다. 콘크리트 빌딩 숲 사이로 붉고 노란 덩굴 꽃송이들이 뒤덮인 풍경은 지나던 이들의 발걸음을 붙잡는다. 경기도 부천시 한복판에 자리 잡은 부천 중앙공원은 지금 여름의 정점을 알리는 능소화 축제가 한창이다.
부천 중앙공원. / 부천시 공식 블로그, AI
매년 이맘때면 부천 중앙공원은 붉게 물든 능소화를 보기 위한 방문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중앙공원은 90년대 초반 부천 중동신도시 개발과 함께 태어난 부천시 최초의 근린 1호 공원이다. 1993년 12월 개원한 이래, 3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부천 시민들의 친근한 휴식처 역할을 수행해 왔다.
광장을 포함해 총면적 14만 6,060㎡에 달하는 거대한 녹지 공간은 신도시 개발 당시 삭막해지기 쉬운 도심 환경에 자연의 생명력을 불어넣기 위해 조성됐다. 개원 당시 심겼던 어린 나무들은 하늘을 가릴 정도로 울창하게 자라나 숲을 이뤘고, 주변 고층 아파트 단지와 극적인 대비를 이룬다.
부천 중앙공원의 가장 큰 구조적 특징은 중심부를 기준으로 동편과 서편이 완전히 다른 테마로 꾸며졌다는 점이다. 공원을 한 바퀴 크게 도는 1.6㎞ 길이의 조깅 코스와 산책로는 두 개의 이색적인 공간을 매끄럽게 연결해 준다. 걷는 위치에 따라 풍경이 시시각각 변하기에 방문객들은 지루할 틈 없이 공원의 다양한 매력을 감상할 수 있다.
부천 중앙공원. / 부천시 공식 블로그, AI
공원 정중앙에는 부천시를 상징하는 거대한 상징탑이 우뚝 솟아 있다. 그 주변으로는 탁 트인 넓은 잔디광장이 펼쳐져 있다. 평소 중앙 광장은 시민들이 연날리기를 하거나 자전거를 타는 여가 공간으로 쓰이다가, 주말이나 축제 시즌이 되면 대형 가설무대가 설치돼 역동적인 문화 예술 공연의 장으로 탈바꿈한다.
공원 서편으로 발걸음을 옮기면 빽빽하게 우거진 소나무 숲과 다채로운 식물들을 마주할 수 있다. 이곳에는 일본 오카야마시와의 우호 교류를 기념해 조성된 '복숭아 기념 동산'이 자리 잡고 있어 이국적인 정취를 더한다.
반면 동편 구역은 물을 주제로 한 청량한 수변 공간이 주를 이룬다. 인공 실개천과 정겨운 징검다리, 시원한 물줄기를 뿜어내는 대형 분수가 곳곳에 배치돼 있어 청량감을 선사한다. 특히 드넓은 인공연못 한가운데 떠 있는 작은 인공섬은 주변 수생식물들과 어우러져 한 폭의 수묵화 같은 풍경을 연출한다.
부천 중앙공원. / 부천시 공식 블로그, AI
중앙공원의 백미는 여름철에만 만날 수 있는 능소화다. 공원 북동쪽 산책로를 따라 길게 이어진 능소화 터널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보통 6월 중순에 개화를 시작해 7월 초순 사이에 절정을 이루는 능소화는 공원의 여름 풍경을 완성하는 핵심 주인공이다. 등나무 쉼터 구조물을 지지대 삼아 하늘 높이 뻗어 올라간 덩굴식물들이 거대한 주홍빛 지붕을 만들어낸다.
수백만 송이의 주홍빛 꽃들이 머리 위에서 쏟아지듯 늘어진 모습은 마치 화려한 천연 커튼을 드리운 듯 장엄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땅에 군락을 이뤄 시선이 아래로 향하게 만드는 일반 꽃들과 달리, 이곳의 능소화는 보행자 눈높이에 맞는 공간을 입체적으로 가득 채우는 특징이 있다.
능소화 터널은 SNS를 통해 이른바 '인생샷 명소'로 알려졌다. 가장 인기 있는 촬영 명소는 덩굴이 길게 내려와 아치형 액자 프레임을 만드는 터널의 진입로 부근이다. 인물을 터널 중심에 배치하고 망원 렌즈를 이용해 배경을 흐리게 처리하면 주홍빛 꽃들에 갇힌 듯한 몽환적인 사진을 남길 수 있다.
능소화는 능소화과에 속하는 낙엽성 덩굴식물로, 흡착근이 발달해 담장·벽을 타고 10m까지도 자라난다. 꽃은 보통 6월 말부터 8월까지 나팔 모양으로 피며, 한 번 피기 시작하면 지고 피기를 반복해 개화 기간이 길게 느껴진다. 또 능소화는 꽃이 시들지 않고 송이째 툭툭 바닥으로 떨어진다는 특징이 있다. 짙은 회색빛 산책로 보도블록 위에 떨어진 주홍색 꽃송이들이 눈길을 끈다.
부천 중앙공원. / 부천시 공식 블로그, AI
부천 중앙공원은 대중교통 접근성이 뛰어난 편이다. 지하철 7호선 부천시청역역에서 하차한 뒤 1번 출구나 2번 출구로 나와 도보로 약 3~5분만 걸으면 공원 북측 진입로에 닿을 수 있다.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부천시청 청사와 마주 보고 있는 데다 대형 편의시설들이 밀집해 있어 초행길인 방문객도 쉽게 길을 찾을 수 있다.
또 부천 시내는 물론 서울과 인천, 고양 등 인근 수도권 지역을 연결하는 광역버스와 시내버스 노선이 공원 주변 정류장에 수시로 정차한다. 대규모 공영주차장도 마련돼 있어 자차로 방문해도 무리 없이 이용할 수 있다.
중앙공원을 방문한 누리꾼들은 "능소화 산책로가 있는 중앙공원. 터미널이나 병원 근처 볼 일 있다면 방문 추천" "잘 쉬다 왔어요. 주차장도 잘 돼 있고 좋네요" "경치가 좋네요" "만족합니다" "언제 와도 좋은 평온한 공원" "규모도 크고 산책로도 잘 정비돼 있어요" 등의 후기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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