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여러 곳 다니면 더 위험?…'노쇠' 노인에겐 정반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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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여러 곳 다니면 더 위험?…'노쇠' 노인에겐 정반대였다

투어코리아 2026-06-24 09:46:3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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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대병원 가정의학과 김선영 교수
경희대병원 가정의학과 김선영 교수

[투어코리아=배소은 기자] 여러 병원과 진료과를 옮겨 다니는 이른바 '분절화된 진료'는 흔히 환자에게 불리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러나 노쇠(Frailty)가 진행된 고령 환자에게는 이 통념이 그대로 들어맞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경희대병원(병원장 김종우) 가정의학과 김선영 교수 연구팀은 한국과 대만 두 나라의 국가 보험 자료 약 76만 건을 분석해, 노인 의료의 진료 모델을 가르는 핵심 기준이 환자의 '나이'가 아니라 '노쇠' 상태라는 점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에는 분당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이혜진 교수가 공동저자로, 대만 연구진이 공동 연구자로 참여했다.

연구팀은 45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한국 39만2,466명과 대만 37만997명의 자료를 노쇠 정도에 따라 나눠 비교했다. 그 결과 노쇠가 심해질수록 외래 진료는 4~5배, 입원은 6~10배가량 늘어나는 양상이 뚜렷하게 확인됐다.

핵심은 3년간의 추적 관찰에서 드러났다. 건강한 중장년층의 경우 진료가 여러 기관으로 흩어지면 사망 위험이 약 1.69배 높아졌지만, 중등도 노쇠 환자에서는 같은 상황에서 사망 위험이 오히려 0.67배 수준으로 떨어졌다. 분절화된 진료가 건강한 사람에게는 위험 요인이지만 노쇠한 환자에게는 보호 요인으로 작동하는 셈으로, 연구팀은 이를 '진료 분절화-사망률 역설(fragmentation-mortality paradox)'이라고 명명했다.

연구팀은 이런 역설이 현재 의료체계가 노쇠 환자의 복합적 요구를 제대로 담아내지 못하는 구조적 한계를 드러낸다고 해석했다. 노쇠한 노인이 여러 진료과를 찾는 행위를 단순한 의료 과다 이용으로 볼 것이 아니라, 실제로 필요한 진료가 분산돼 나타나는 결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김선영 교수는 "진료의 연속성을 곧 우수한 의료 질의 지표로 간주해 온 기존 정책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며 "일상 진료에 표준화된 노쇠 평가를 도입하고 노인의학 전문 인력과 진료 접근성을 넓혀, 의료체계가 통합성을 갖춘 다학제 모델로 전환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성과를 담은 논문 'Frailty Transforms Care Continuity-Mortality Relationships Across Age Groups: Evidence From Taiwan and South Korea(노쇠 상태에 따른 중·고령층의 진료 연속성과 사망률 관계 변화)'는 국제 학술지 '악액질·근감소증과 근육 저널(Journal of Cachexia, Sarcopenia and Muscle, IF 9.9)'에 실렸다.

또한 이 논문은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가 운영하는 '한국을 빛내는 사람들(한빛사)' 추천 논문으로 선정됐다. 한빛사는 국내 생명과학 연구자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플랫폼으로, 영향력 지수(IF) 10 이상이거나 분야별 상위 3% 이내의 세계적 학술지에 게재된 한국 연구자들의 우수 연구를 선별해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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