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윤석열정부 국가안보실이 드론작전사령부와 수차례 교감한 사실이 확인됐다. 드론사 예하부대는 안보실로부터 받은 지시를 ‘메모 보고’ 형태로 서버에 저장했다. 군 메모 보고는 ‘준공문’에 해당한다. 주로 민감한 사안이나 보안이 요구될 때 쓰인다. 안보실이 군에 직접적으로 연락을 취하는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다. 사실상 이례적인 일이라는 지적이다.
내란 특별검사팀(특별검사 조은석)은 과거 장호진 전 국가안보실을 소환 조사했다. ‘평양 무인기 작전(이하 평양 작전)’의 실체를 규명하기 위해서였다. 현재까지도 평양을 포함한 대북 무인기 작전에 국군정보사령부와의 연결고리는 드러난 적이 없다. <일요시사>는 무인기를 두고 드론작전사령부와 정보사, 안보실로 이어지는 정황을 포착했다.
찜찜한 정황
내란 특검팀은 지난해 8월19일 드론사 예하부대 전 1여단장인 A 대령과 김용대 전 드론사령관 비서실에서 근무했던 B 소령을 소환 조사했다. A 대령은 2023년 12월부터 지난해 초까지 백령대대‧연천대대‧속초대대 등에서 무인기 작전을 지휘했다.
이들은 내란 특검팀에 “안보실을 통해 대통령에게 보고됐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진술했다. 김 전 사령관이 윤석열씨에게 직접 평양을 포함한 무인기 작전 준비 과정을 설명하기 위해 작성된 보고서는 이른바 ‘V 보고서’로 알려져 있다.
김 전 사령관은 이 보고서를 작성하기 이전에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대통령실 경호처장일 때부터 여러 차례 만났다. 안보실은 이 보고서에 담기려 했던 ▲정전협정 위반 문제 시 작전을 실행하면 유엔군사령부, 한미연합군사령부, 합동참모본부 등과 논의 필요 ▲정상적인 군사 작전으로 볼 수 있는지 법적 검토 필요 등의 문구를 지우라는 취지로 지시했다.
드론사에 몸담았던 한 관계자는 “안보실 간부가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걸로 보일 수 있다’고 한 적이 있다. 윗선에서 말하는데 안 들을 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V 보고서가 완성된 건 2024년 9월 초다. 당시 대통령 안보실장은 신원식 전 국방부 장관이었다. 신 전 실장은 지난해 8월~올해 6월 안보실장을 맡기 전에 2023년 10월부터 국방부 장관을 역임했다. 김용현 전 장관 임명 전인 2024년 8월13일~9월5일 동안 안보실장과 국방부 장관을 겸임했다.
내란 특검팀은 평양을 포함한 드론사의 무인기 작전이 ‘북풍’을 유도해 비상계엄 명분을 조성하기 위한 과정이라고 판단했다. 내란 특검팀이 장 전 실장을 부른 이유는 무인기 작전이 안보실로 보고됐는지 여부 등을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장 전 실장은 “실무진은 따로 있다. 내용을 자세히 알지 못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내란 특검팀은 안보실이 주도한 2024년 1월 회의에 주목했었다. 이 회의는 인성환 전 안보실 2차장이 주관해 국방부, 드론사, 국방과학연구소(ADD) 등과 함께 무인기 확보를 위한 얘기가 오갔었다. 인 전 2차장은 회의 참석자들에게 ‘탄두 시험이 가능한가’ ‘정찰 및 타격형 드론을 만들자’고 했다. 인 전 2차장은 회의 진행 두 달 뒤 드론사를 방문하기도 했다.
국가안보실 간부들, 드론사에 ‘무인기 작전 관련’ 수차례 연락
“메모 보고 형태로 저장···안보실이 직접 연락하는 경우 없다”
안보실은 “인성환 2차장이 2024년 3월 드론사를 공식 방문한 바 있다”며 “그러나 이는 육·해·공군 주요 사령부 현장 확인의 일환으로 진행된 부대 방문이며, 당시 드론사에서의 업무보고 등 공식 일정에 다수의 드론사 장병들이 함께했다. 김용대 드론사령관은 같은 해 8월 안보실 방문 당시 드론 전력화 방안 및 국방혁신위원회 안건 등을 논의하기 위해 국방부 및 방사청 관계관 다수와 함께 방문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반박한 바 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인 전 2차장의 발언 이후 안보실 직원들은 드론사에 여러 차례 연락을 취했다. 드론사 간부들은 안보실 직원들로부터 받은 연락을 메모 보고 형태로 저장했다. 안보실 직원들이 드론사에 전한 내용은 무인기와 관련된 내용이었다고 한다.
한 드론사 관계자는 “메모 보고에 저장된 내용은 안보실의 지시라기보다는 ‘무인기 작전 준비에 차질이 없는지’가 확인 형태가 맞다”며 “여러 번 메일이 왔었고 해당 메일을 받았던 드론사 간부들은 윗선에 보고하기 위해 메모 보고 형태로 내용을 저장해 둔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른 드론사 간부도 “안보실에서 군에 직접 연락을 취하는 경우는 이례적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군에 수십년 있었지만 처음 봤다. 내부에서는 김용대 전 사령관이 무인기 작전과 관련해 안보실과 직접 소통하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팽배했다”고 말했다.
드론사 간부들이 안보실의 연락을 메모 보고로 저장한 건 평양 작전(2024년 10월3일)이 진행되기 전까지 지속됐다. 안보실이 드론사의 작전 현황을 수시로 체크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정보사는 그간 무인기와 관련해 드론사와 어떠한 연락이나 논의조차 이뤄진 적이 없다는 입장이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정보사는 2024년 6월 말 드론사에 한 공문을 보냈다. 정보사는 이 공문을 보내기 전 같은 달 중순 한미 연합으로 무인기 개조·교육 및 조종훈련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보사도 드론사에 ‘무인기 공문’ 보내 전투 실험 전 훈련 계획
2024년 여름 실제 여러 차례 훈련 “내란 관련성 문상호가 알 것”
정보사가 드론사에 공문을 보낸 이유는 드론사의 무인기 전투 실험 전 비행 성능을 먼저 검증하고 드론사 103대대 조종사 및 정비사들과 훈련을 진행하기 위함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시기는 김 전 장관이 김 전 사령관에게 전화해 무인기에 관해 물은 직후다. 김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무인기를 개조하는 방안에 대해 보고했고, 김 전 사령관은 드론사 직원들에게 무인기 전투 실험을 지시하면서 합참에 알리지 말라고 지시했다.
김 전 사령관은 드론사에 파견 근무 중인 국군방첩사령부 직원이 무인기 전투 실험에 관해 물어보자 “전투 실험은 드론사 자체적으로 시도하는 것으로 현 시점에서 노출되면 혼란스러울 수 있으니 극도로 보안을 유지 중”이라며 “방첩사령관에게는 내가 직접 전화해 말씀드리겠다. 여러 사람이 알면 곤란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합참은 전투 실험 계획과 무인기 개조에 관해 알지 못했다. 드론사 내부에서 극비로 진행되던 계획을 정보사와 방첩사, 김 전 장관은 알고 있었던 셈이다. 정보사의 무인기 개조·교육 및 조종훈련 시기에 김 전 장관은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과 함께 있는 자리에서 여 전 사령관의 비화폰으로 김 전 사령관에게 전화해 전투 실험 진행 상황을 물었고, 발전시켜서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정보사는 왜?
한 정보사 관계자는 “공문을 보내고 나서 ADD에 ‘전단통 달 수 있냐’고 문의했었던 건 이미 언론 보도가 나왔다. 시기를 말해줄 순 없으나 2024년 여름에 무인기 훈련을 진행한 적이 있다. 모든 훈련은 공작을 준비하기 위함이다. 내란을 준비하기 위한 것인지는 문상호 전 사령관이 알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Copyright ⓒ 일요시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