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국내 기업들의 수익성과 성장성이 나란히 급등하며 역대 최고 수준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인공지능(AI) 수요 폭발에 따른 반도체 '수퍼 사이클' 덕분이다. 하지만 이른바 '착시 효과'도 상당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하면 실제 기업들이 체감하는 경기는 예년 수준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6년 1분기 기업경영분석 결과'에 따르면, 외부감사 대상 법인기업의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1분기 6.0%에서 올해 1분기 13.2%로 무려 7.2%포인트 급등했다. 이는 2015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사상 최고치다.
성장성 지표인 매출액 증가율 역시 13.5%를 기록하며 3년 반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삼전·하이닉스' 빼면 13.2% → 6.2%로 하락…양극화 심화
수치상으로는 대호황이지만, 내용을 뜯어보면 철저한 '반도체 쏠림'이다. 이번 영업이익률 상승 폭의 절반 이상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회사가 만들어냈다.
실제로 두 대기업을 제외한 전 산업의 영업이익률은 6.2%로 내려앉는다. 직전 분기(3.8%)보다는 나아졌으나 전체 평균(13.2%)과는 괴리가 크다.
업종별 격차도 반도체 착시가 걷히면 사라진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포함한 제조업(18.1%)과 비제조업(5.7%)의 격차는 12.4%포인트에 달하지만, 두 기업을 제외한 제조업 영업이익률은 6.6%까지 쪼그라들어 비제조업과의 격차가 단 0.9%포인트로 좁혀진다.
기업 규모별 양극화도 뚜렷하다. 대기업 영업이익률은 6.4%에서 14.8%로 배 이상 뛰었지만, 중소기업은 4.1%에서 4.7%로 0.6%포인트 개선되는 데 그쳤다.
이에 대해 산업계 관계자는 "견조한 AI 수요를 바탕으로 반도체 제조업의 호조세는 지속되겠지만 철강·화학·자동차 등 주요 제조업은 중국발 과잉 공급 여파와 글로벌 관세 장벽 리스크로 인해 불확실성이 여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기업들의 안정성 지표는 전반적으로 개선됐다.
전 산업 부채비율은 87.0%로 전 분기(88.9%)보다 1.9%포인트 하락했으며, 차입금 의존도 역시 23.9%로 낮아져 기업들의 재무 기초체력이 단단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폴리뉴스 김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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