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데일리 이민하 기자] 한일 관광 소비의 불균형이 깊어지면서 지난해 대일 관광수지 적자가 1998년 통계 집계 이후 가장 크게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인이 지난해 일본에서 쓴 여행 경비는 13조원에 육박한 반면 같은 기간 일본인이 한국에서 쓴 돈은 4조원 남짓에 그쳤다.
대일 관광수지 적자는 해마다 몸집을 키우고 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을 보면 대일 여행수지는 코로나19 사태를 지나던 2020년 3억6870만달러, 2021년 1억2990만달러 흑자를 냈다가 2022년 5억7570만달러 적자로 돌아섰다. 적자 폭은 2023년 40억6670만달러, 2024년 49억1260만달러로 불어난 데 이어 지난해 처음 57억달러 선을 넘어섰다. 적자로 돌아선 첫해와 견주면 3년 새 10배 가까이 커진 셈이다.
소비 격차는 원화로 환산하면 한층 뚜렷해진다. 지난해 일본 관련 여행수입은 27억3730만달러, 여행지급은 84억4270만달러로 집계됐다. 여행수입은 외국인이 국내에서 쓴 돈, 여행지급은 내국인이 해외에서 쓴 돈을 뜻한다. 지난 22일 종가 환율 1537.0원으로 따지면 일본인이 한국에서 쓴 돈은 약 4조2000억원, 한국인이 일본에서 뿌린 돈은 약 13조원에 이른다. 한국인 씀씀이가 일본인의 3배를 웃돈 셈이다. 한국인이 일본에 두고 온 돈은 2021년 7억3110만달러에서 2022년 19억5540만달러, 2023년 60억8700만달러, 2024년 72억7710만달러로 가파르게 뛰다 지난해 정점을 찍었다. 4년 새 11배 넘게 불어난 규모다.
적자를 키운 동력은 일본으로 쏠린 한국인 발길이다. 지난해 일본을 찾은 한국인은 946만명으로 1년 전 881만8000명보다 7.3% 늘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558만5000명과 견주면 69.4% 급증해 6년 새 1.7배로 불었다. 반대로 같은 기간 한국을 찾은 일본인은 365만3000명에 그쳤다. 일본을 다녀온 한국인이 한국을 찾은 일본인의 2.5배를 넘어선 것이다.
일본은 우리나라 최대 여행수지 적자국으로 올라섰다. 국가·지역별로 보면 일본 관련 여행수지 적자가 57억540만 달러로 가장 컸다. 미국은 47억1350만 달러, 동남아는 20억5230만 달러, 유럽연합(EU)은 9억1190만 달러 적자였다. 반면 중국은 37억6980만달러, 중남미는 2550만달러 흑자를 냈다.
일본 인바운드 시장의 큰손도 한국으로 바뀌고 있다. 일본정부관광국(JNTO)이 지난 17일 내놓은 통계를 보면 지난달 일본을 찾은 외국인은 355만9900명으로 1년 전보다 3.6% 줄었다. 감소 폭이 컸던 국가는 중국이다. 지난달 방일 중국인은 31만3000명으로 60.4% 급감했고, 1~5월 누계도 171만7400명으로 56.2% 쪼그라들었다.
중국의 빈자리는 한국이 메우고 있다. 지난달 방일 한국인은 95만1300명으로 15.2% 늘며 1위 자리를 지켰다. 방일 중국인(31만3000명)의 3배에 달하는 규모다. 1~5월 누계로 넓혀 봐도 488만8000명으로 20.6% 증가했다. 일본 정부도 관광 시장 큰손이 교체되고 있음을 인정했다. 무라타 시게키 일본 관광청장은 지난 4월 정례회견에서 중국발 방일 상황을 계속 주시하겠다면서도 “중국 외 아시아·구미 노선 증편을 발판으로 인바운드 시장 다양화를 가속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