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사 가운데 최근 가장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곳을 꼽으라면 단연 카카오게임즈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 19일 제3자 배정 유상증자와 주식매매 계약 이행에 따라 최대주주가 엘트리플에이(LAAA) 인베스트먼트 유한회사로 변경됐다고 공시했다.
연이어 지난 22일 임시 주주총회로 라인게임즈 김태환 부사장(CSO)과 카카오게임즈 이시우 부사장(CBO)를 신임 공동 대표이사로 선임하는 파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일반적으로 기업의 최대 주주가 바뀌는 사건은 시장에서 호재 또는 악재로 단정 짓기 어려운 변수다. 새로운 최대주주의 정체와 경영권 인수 목적, 방식 등에 따라 해석이 극명하게 나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카카오게임즈의 행보에 대해서는 우려보다 기대감이 더 높게 나타나고 있다.
대대적인 변화가 절실했던 카카오게임즈
카카오게임즈의 지난 몇 년간 성적표를 들여다보면 실적 측면에서 아쉬운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올해 1분기 매출은 829억원, 영업손실 255억원을 기록했는데 전년 동기와 비교했을 때 매출은 32.5% 하락했다.
더 큰 문제는 이번 적자가 일시적 부진이 아니라는 점이다. 카카오게임즈는 6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으며, 적자 폭 또한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하락세의 주된 원인으로는 핵심 수익원인 게임 사업 부문 약세가 꼽힌다. PC게임 부문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1% 증가했으나 전분기 대비 6.8% 감소한 279억원을 기록했다. '배틀그라운드'가 선전하며 매출을 견인했으나 '패스 오브 엑자일2'의 시즌 업데이트 효과가 감소하면서 전반적인 매출 하향 안정화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모바일게임 부문의 하락세는 보다 뚜렷하다.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2.7%, 전분기 대비 20.2% 감소한 550억원에 그쳤다. 매출이 장기간 감소세를 보인 배경에는 신작 공백기가 길어졌다는 점이 원인으로 지적된다. 기존 라이브 서비스 게임들이 하향 안정화 단계에 진입했을 때 매출을 견인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신작이 적기에 자리를 잡지 못했기 때문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 2021년 6월 출시한 ‘오딘: 발할라 라이징’ 흥행으로 3년 연속 매출 1조원을 돌파했으나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 출시 이후 성장세가 둔화하기 시작했다. 이후 ‘에버소울’, ‘아키에이지 워’, ‘아레스: 라이즈 오브 가디언즈’, ‘롬: 리멤버 오브 마제스티’, ‘가디스 오더’ 등 신작을 잇달아 선보였으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거뒀다.
글로벌 시장 진출을 목적으로 진행된 개발사 투자 역시 유의미한 성과로 이어지지 못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 2022년 블리자드 출신 개발진이 설립한 프로스트 자이언트 스튜디오에 240억원 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신작 RTS 게임 ‘스톰게이트’ 국내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했으나 해당 게임은 정식 출시 이후 1년을 채우지 못하고 서비스를 종료했다.
지분 투자를 통해 지난 2023년 계열사로 편입된 오션드라이브 스튜디오의 성과 역시 부진한 상황이다. 신작 '로스트 아이돌론스: 위선의 마녀'는 얼리 액세스를 거쳐 지난해 10월 정식 출시됐으나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이에 따라 개발사 투자가 실질적인 매출 기여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러한 대내외적 상황을 고려할 때 카카오게임즈가 실적 하락세를 멈추고 반등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 업계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새로운 최대 주주와 공동 대표는 누구?
카카오게임즈가 지난 19일 공시한 최대주주 변경 소식을 정리하면 일본 라인야후가 카카오게임즈의 경영권을 쥐게 되었다고 요약할 수 있다. 카카오게임즈 지분 33.43%를 새롭게 확보한 LAAA 인베스트먼트의 최대주주는 페트리코제6호사모투자 합자회사로, 라인야후는 해당 사모펀드의 주요 출자자로 참여했다.
라인야후는 메신저 ‘라인’과 포털 사이트 '야후재팬'을 운영하는 대형 플랫폼 기업이다. 라인과 야후재팬은 일본 및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지난 2024년 기준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 2억 명에 달하는 유저 기반을 확보하고 있다.
라인야후가 이미 라인게임즈와 라인스튜디오 등 게임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카카오게임즈를 추가로 인수한 배경에는 기존 계열사의 재무 구조 악화가 자리 잡고 있다. 라인게임즈의 재무 상황은 지난 5월 말 기준 자본총계 -2140억원으로 자본잠식 상태다. 이에 따라 라인게임즈가 추진해 온 기업공개(IPO) 역시 상장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무산된 바 있다.
기존 게임 계열사들이 ‘라인’과 ‘야후재팬’의 플랫폼 유저를 잡을 신규 게임 콘텐츠를 개발할 여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카카오게임즈 인수가 새로운 돌파구가 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방향성은 카카오게임즈의 신임 공동 대표이사 이력에서도 확인된다. 김태환 공동 대표이사는 넥슨코리아 부사장, 넥슨재팬 최고사업개발책임자(CBDO), 넥슨아메리카 부사장, 라인게임즈 부사장을 역임한 인물로 글로벌 시장 사업 개발과 기업 인수합병 분야의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함께 선임된 이시우 공동 대표이사는 카카오게임즈 창립 초기 모바일 사업본부장으로 합류해 부사장까지 역임하며 모바일 및 PC게임 사업을 총괄해 온 전문가다. 대내외적 전문성을 갖춘 두 공동 대표이사의 체제 아래 카카오게임즈는 기업 운영과 게임 사업 전반을 이끄는 투 트랙 전략을 통해 경영 내실을 다질 것으로 전망된다.
앞으로 카카오게임즈의 미래는?
주요 관전 포인트 중 하나는 라인게임즈와의 합병 가능성이다. 자본잠식으로 인해 단독 상장이 어려운 라인게임즈가 카카오게임즈에 흡수합병될 경우 우회상장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 같은 전망이 실현된다면 향후 신작 개발 및 퍼블리싱 사업에 필요한 자금 조달 역시 한층 용이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대해 카카오게임즈 관계자는 더리브스와 통화에서 "라인게임즈와 합병은 현 시점에서 결정된 바 없다"라며 "향후 사업 차원에서 협력할 가능성은 있다"라고 말했다.
두 번째 포인트는 라인야후와 카카오게임즈의 시너지 창출 형태다. 라인야후가 보유한 ‘라인’과 ‘야후재팬’ 플랫폼은 그동안 카카오게임즈의 약점으로 지적됐던 글로벌 성과를 보완할 수 있는 기반으로 평가받는다. 아울러 최대주주 변경 과정에서 확보한 자금력 또한 향후 선보일 신작 출시와 라이브 서비스 운영에 탄력을 더할 전망이다.
카카오게임즈가 출시를 예고한 신작 가운데 성과를 기대할 수 있는 타이틀은 ‘오딘Q’다. ‘오딘 Q’는 ‘오딘: 발할라 라이징’ 개발사 라이온하트 스튜디오가 선보이는 차기 MMORPG다. 전작이 카카오게임즈의 전성기를 견인했던 핵심 IP인 데다 장르 특성상 거둘 수 있는 기대 수익 또한 큰 만큼 신작의 성패에 따라 기업 청사진에 대한 기대감 역시 높아질 수 있다.
다만 이러한 기대감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기업 차원의 구체적인 로드맵 발표가 병행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자금 유입 이후 명확한 청사진 부재로 인해 투자 시간과 비용 대비 성과를 내지 못하고 하락세로 접어든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해외 기업이 경영권을 인수함에 따라 카카오게임즈의 향후 사업 방향성에는 변동성이 생겼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막대한 자금 유입을 계기로 실적 반등과 시장 내 영향력 회복을 도모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확보했다는 평가도 공존하고 있다.
송진원 기자 jin1@tleav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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