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빛에 강하게 끌리는 러브버그의 습성 탓에 야간에도 상시 조명을 켜두는 24시간 무인 카페·세탁소·편의점 등은 직격탄을 맞았다. 가게 입구와 내부에 수십 마리에서 많게는 수백 마리의 러브버그가 날라다니거나 사체로 남겨져 있는 탓이다.
서울 은평구 봉산 인근에서 24시간 무인 편의점을 운영하는 한 점주는 “오늘 청소하러 가보니까 러브버그 200~300마리가 바닥에 죽어 있었다”며 “하루 만에 이렇게 됐는데 내가 손님이면 혐오스러워서 안들어가고 싶을 정도”라고 혀를 내둘렀다.
봉산 인근의 또 다른 24시간 무인 카페 운영자도 “가게 바닥에 거뭇한 러브버그 흔적들을 한참 동안 쓸어서 버렸다”며 “한번은 손님이 포스트잇에 ‘다 좋은데 벌레가 너무 많아요’라고 메모를 남겨둔 적도 있었다. 모기향을 피우면서 대응했지만 역부족이었다”고 토로했다.
야외 좌석이나 루프탑을 운영하는 식당과 카페도 영업에 지장을 받고 있다. 서울 은평구 응암동에서 야외 좌석을 운영하는 한 포장마차 직원은 “문을 닫아도 가게 안으로 벌레들이 들어와 가게에 모기향을 5개씩 피워놨다”며 “그래도 다음날 아침에 오면 가게 여기저기에서 사체를 발견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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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주거지역도 상황은 비슷하다. 봉산 편맥나무 치유의 숲 인근 아파트의 난간과 울타리 등에서도 수십 마리의 러브버그가 목격됐다.
러브버그 관련 서울시 민원은 2022년 4418건, 2023년 5600건, 2024년 9296건으로 매년 늘었고, 지난해에도 5282건이 접수됐다. 다만 수년간 러브버그 대발생으로 곤혹을 치렀던 은평구의 경우 시민들의 체감과 달리 실제 보건소 등에 접수된 민원 건수는 줄어들었다. 선제적인 사전방제 작업이 주효했다는 게 구의 설명이다.
은평구 관계자는 “지속적인 홍보로 러브버그가 해충이 아니라는 인식이 확산됐을 뿐만 아니라 구민들도 많이 익숙해진 상태”라며 “올해는 특히 백련산과 봉산 등 주요 출몰지와 주거지역에 친환경 미생물 방제제(BTI)를 선제 살포해 발생 개체를 대폭 줄인 요인도 있다”고 말했다.
방제작업 외에도 러브버그의 특성을 이용한 자구책 마련도 요구된다. 주광성 곤충인 러브버그는 빛을 향해 모여드는 만큼 야간에는 조명 밝기를 최소화하는 편이 좋다. 실내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출입문 틈새와 방충망도 점검하는 것이 좋다. 또 러브버그는 날개에 물이 묻으면 비행 능력을 상실하므로, 물을 분사한 뒤 빗자루 등으로 쓸어 담아 처리하는 편이 효과적이다.
전문가들도 러브버그가 생태계에 일부 도움이 되는 측면이 있더라도 침입 외래종인 만큼 적극적인 방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동건 삼육대 환경생태연구소장은 “러브버그는 국내에 없던 침입 외래종으로 토양 환경이나 기존 생물종에 어떤 악영향을 미칠지 알 수 없어 방제가 원칙”이라며 “특히 도심 대발생으로 사체가 쌓이게 되면 이를 먹이로 삼는 바퀴벌레나 쥐 등이 꼬여 2차적인 위생 문제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밀도를 줄이는 노력이 필수적”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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