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생 33만 시대, 이제는 체류 안정과 삶의 질을 볼 때다 [공종렬의 인력정책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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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생 33만 시대, 이제는 체류 안정과 삶의 질을 볼 때다 [공종렬의 인력정책 제안]

이데일리 2026-06-23 17:50:20 신고

3줄요약
[공종렬 행정사] 유학생의 체류 안정과 삶의 질로 눈길을 돌려야 합니다.

한국의 외국인유학생(유학비자, D-2)은 약 24만1천 명입니다.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통계월보 2026년 4월 기준) 이중 전문학사(D-2-1)가 약 10%, 학사유학(D-2-1)이 약 48%, 석박사유학(D-2-3,4)이 약 34% 입니다. 또한 연수비자(D-4)가 약 8만6천 명(이중 한국어연수(D-4-1) 약 99%) 입니다. 통상적으로 이상 유학비자(D-2)와 연수비자(D-4)의 체류자격을 모두 유학생으로 부르고 있으며, 그 합계는 약 32만7천 명입니다. 이는 2025년 말 기준 유학생 약 30만9천 명 대비 5.8% 증가한 수치입니다.

한국의 외국인 유학생 수는 2020년 15만4천 (유학 10만2천, 어학연수 5만2천)에서 2025년 30만9천 (유학 22만, 어학연수 8만9천)으로 2배 이상 늘어났습니다. 전체 체류 외국인 연 증가율 약 5%에 비하여, 유학생은 매년 그 3배인 15% 이상씩 증가했습니다.

공종렬 행정사


그럼에 불구하고, 실제 유학생의 절대다수가 아시아권 출신인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2025년 국적별 유학생 수는, 베트남이 11만6천 (전체의 37.6%), 이어 중국 7만9천, 우즈베키스탄 2만, 몽골 1만9천, 네팔 1만7천, 미얀마 1만, 방글라데시 4천 순이었습니다. 일부 석박사 과정을 제외하고, 이들 대다수가 학문적 관점보다는 미국 등 서구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학비와 생활비를 이유로 한국을 선택한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국내 지자체와 대학의 풍부한 외국인유학생 장학금도 일조를 하였습니다.

그러나 더 큰 이유는, 대표적 인력수입국인 한국의 인력시장에서 ‘체류자격 외 취업 허가’를 받아 시간제 취업(아르바이트)을 할 수 있다는 점일 것입니다. 대학 유학생은 통상 주 25~30 시간의 시간제 취업을 통해 올해 최저시급 10,320원 적용 시, 주 월 115만~135만 원의 소득이 가능합니다. 근로계약에 따라 최저시급 이상이나 주휴수당까지 챙길 수 있으며 특히, 주말이나 방학 중에는 그나마 시간제한도 없습니다.

이들의 평균 월 생활비는 60만~80만 원으로, 그 내역은 기숙사비 15만~20만, 식비 30만~40만, 잡비 15~20만 원 입니다. 학기당 학비는, 장학금 수준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200만~300만 원 수준입니다. 나아가 시간제한이 없는 주말과 방학기간을 잘 활용하면 시간제 알바만으로도 학비와 생활비 자력 조달이 가능합니다.

◇높은 비자 장벽과 불법체류의 그림자, 재정보증 부담 속에 커지는 체류 불안정성

정작 문제는 한국 유학 비자를 받기가 결코 쉽지만은 않다는 사실입니다. 유학에 필수인 입학허가서를 받아 현지의 한국 공관에 비자를 신청해도 아시아권에서는 발급 가능성이 높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현지 공관 판단으로 대부분 재정능력 면에서 실체적 문제가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재정능력 입증에는 본인 또는 부모가 보증인이 되어, 1년간의 학비와 체재비 이상 수준의 은행잔고증명서, 재정보증서, 소득 증빙 서류가 필요합니다.

재정보증의 기준 금액은 수도권과 지방 소재 대학에 차이가 있습니다. 학위과정의 경우, 수도권 최소 2,000만, 지방 1,600만 원 이상이며 어학연수과정은 수도권 1,000만, 지방 800만 원 이상입니다. 이상의 재정보증 외에 추가로 입학금과 1년 등록금을 사전 납부해야 합니다. 이러한 부담은 아시아권 국가의 국민소득 수준으로는 입증하기 매우 어려운 수준일 것입니다.

나아가 아시아권의 유학비자 거부율이 높은 또 다른 이유로, 한국의 관계 당국 입장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유학생 규모가 급증하면서 유학비자 종료 후 귀국하지 않고 국내에 남아 취업 등 새로운 체류자격 변경 허가를 받지 못한 채 불법으로 체류하고 있는 자들도 함께 늘고 있기 때문입니다. 2025년 유학비자 종료 유학생 중 2024년(2,214명)보다 19.3%가 증가한 2,642명이 불법체류자로 남았습니다. 반면 같은 기간 전체 등록외국인 중 불법체류자로 전락한 숫자는 23,209에서 22,133명으로 4.6% 줄었습니다.

한국이민학회 학술지에 김규찬 국립강릉원주대 다문화학과 부교수가 쓴 ‘국내 유학생 불법체류의 정책적 쟁점과 대응’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외국인유학생 출신 불법체류자는 3만4,267명으로, 2014년(6,782명)보다 5배 이상 늘었습니다. 유학(D-2)이 9,580명(28.0%), 한국어연수(D-4-1)가 2만4,687명(72%) 입니다. 유학은 베트남(69.7%), 우즈베키스탄(13.0%), 몽골(6.9%), 중국(3.4%) 순이며, 어학연수도 베트남이 88.9%로 1위 입니다. 김 부교수는 이에 대해 “유학생 규모는 확대됐지만 이들의 체류 질과 안정성은 악화했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제는 숫자가 아니라 체류의 질이다

유학생의 체류 안정성과 삶의 질 측면에서 대안 마련에 나서야 할 때가 되었습니다.

유학생이 졸업하여 국내 취업이 확정되면 ‘특정활동의 전문인력 체류자격 (E-7-1 비자)’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특정활동 중 52개 전문직종 대부분이 이공계에 속하여 인문계나 사회과학 분야는 자신의 전공 분야에 취업해도 받을 수 있는 비자 자체가 없다는 점입니다. 심지어 상경계 유학생이 졸업 후 은행원 취업이 확정되었음에도 그에 상응한 비자가 없어 본국으로 귀국해야만 했던 사례도 있습니다. 유학생들이 졸업 후 국내에 계속 남아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 일할 수 있도록, 유학 졸업생에 한정하더라도, 비자 발급 가능 직종을 새로이 추가하거나 제도 재편을 통하여 그들의 정착을 촉진해나가야 합니다.

국내 대학의 한국어 연수생 출신의 불법체류도 해결해야 할 과제입니다. 현재는 어학연수 비자가, 유학 전에 한국어능력 향상의 목적보다는, 돈을 벌고자 한국에 입국하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2024년 전체 어학연수생 출신 중 불법체류자가 약 30%라는 사실이 그 근거입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일정 수준 한국어능력의 어학연수 출신자에게 비전문취업(E-9)의 체류자격을 부여하여 중소제조업체 등에서 생산인력으로 일하도록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 결과, 한국어능력의 생산인력 공급 이상으로 불법체류자 양산을 방지하는 정책 효과도 거둘 수 있습니다.

그리고 유학생의 ‘시간제 취업활동’도 재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허가의 원칙으로 “업무와 전공 간의 연관성이 있거나 병행 가능한 활동”을 표명하고 있으나 현실은 괴리가 큽니다. 그 대표적인 내용이 유학생 취업의 제한분야로서 ‘비전문취업(E-9)의 제조업’을 지정하여 한국어능력(토픽) 4급 이상에만 허용한다는 점입니다.

올해 9월, ‘육성형 전문기술인력(E-7-M 비자)’ 시범사업의 첫 학기가 시작됩니다. 이 사업은 국내 인력이 부족한 전공분야를 16개 전문대학에 지정하여 관련 제조업 기술을 익힌 유학생이 졸업 후 지방 중소 제조업체에 취업 및 정착하도록 지원하는 것입니다. 토픽 3급 이상만 지원이 가능하며 재정보증 의무가 면제됩니다. 나아가 학업 중 주 35시간까지 시간제 취업활동을 허용합니다. 그러나 이들은 토픽 3급으로, 제조업 허가 기준 4급에 못 미쳐, 전공 분야의 ‘비전문취업(E-9)의 제조업’에도 시간제 취업을 할 수 없습니다.

이들에게 전공 기술 훈련 차원에서 유관 제조업체의 시간제 취업을 허가해야 합니다. 차제에 유학생의 ‘비전문취업(E-9)의 제조업’ 취업 허가 기준을 토픽 3급으로 현실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현장 경험과 정착을 잇는 제도 개선

이와 유사한 사례로 ‘요양보호’와 ‘간병’도 있습니다. 요양보호사 분야 전공 유학생에게도 ‘전문분야의 보조적인 활동’ 일환으로 요양보호 보조나 간병 보조로서 시간제 취업 허가를 공식화 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입니다.

인구절벽 해소와 생산인력 확보 차원에서 유학생의 체류 안정과 삶의 질로 눈길을 돌릴 시점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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