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불결한 신탁을"…가혹한 운명에 몸부림치는 오이디푸스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이토록 불결한 신탁을"…가혹한 운명에 몸부림치는 오이디푸스

연합뉴스 2026-06-23 17:47:20 신고

3줄요약

연극 '오이디푸스' 연습현장 공개…최수종·양준모 열연

연극 '오이디푸스' 연습실 공개 현장 연극 '오이디푸스' 연습실 공개 현장

[수컴퍼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조윤희 기자 = "내 운명은 나를 낳은 아버지를 죽이고 내 어머니와 결혼해 올 수 없는 자손들을 이 세상에 내놓을 운명. 아, 이보다 더 불결한 신탁을 받은 자가 또 있는가!"

23일 공개된 연극 '오이디푸스' 연습 현장에서는 그리스 비극의 정수인 오이디푸스의 기구한 운명이 배우들의 살아 숨 쉬는 연기를 통해 무대 위로 생생하게 구현됐다.

이미 많은 이들에게 친숙한 고전이지만, 인간의 벗어날 수 없는 운명과 그 안에서 요동치는 내면의 갈등은 배우들의 뜨거운 에너지를 타고 팽팽한 긴장감으로 다가왔다.

주요 장면 두 개로 구성된 연습 현장은 극의 핵심적인 갈등과 비극의 고조를 압축적으로 보여줬다.

연극 '오이디푸스' 연습실 공개 현장 연극 '오이디푸스' 연습실 공개 현장

[수컴퍼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먼저 공개된 장면은 오이디푸스가 맹인 예언자 테레시아스를 만나고 온 뒤, 크레온이 자신의 왕위를 노린다고 오해하며 거칠게 추궁하는 대목이었다.

특히 삼거리에서 정체를 모른 채 죽인 노인이 사실은 친아버지 라이오스 왕이었다는 과거를 오이디푸스가 회상하는 장면은 극적인 긴장감을 한층 높였다.

이 장면에서 오이디푸스를 연기한 배우 양준모는 주변을 향한 의심을 시작으로 자신을 옥죄어오는 신탁 앞에서의 혼란과 괴로움을 날 것 그대로 전달했다.

양준모는 서서히 붉어지는 얼굴과 이마에 돋아난 힘줄을 통해 차마 지우지 못하는 과거의 기억과 마주한 인물의 고통을 폭발적인 에너지로 표현했다.

부정하려 할수록 자신을 더 깊이 잠식해오는 저주 앞에서 어찌할 바를 모르는 오이디푸스의 처절함이 돋보였다.

이어진 장면에선 테베에 내린 가뭄의 원인이 자기 자신일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휩싸인 오이디푸스를 엄마이자 아내인 이오카스테가 위로하는 과정과 코린토스의 사자가 찾아와 폴리보스 왕의 부고를 전하는 순간이 그려졌다.

연극 '오이디푸스' 연습실 공개 현장 연극 '오이디푸스' 연습실 공개 현장

[수컴퍼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배우 최수종이 오이디푸스 역을 맡아 기구한 운명 앞에 눈물을 쏟아내는 열연을 펼쳤다.

옆에서 그를 지켜보며 고통을 고스란히 나누는 이오카스테 역의 임강희 역시 함께 눈물을 흘려 보는 이들을 숨 죽이게 했다.

특히 최수종은 길러준 아버지인 폴리보스 왕의 부고를 접한 순간의 복잡한 내면을 밀도 있게 그려냈다.

아버지를 죽일 것이라던 신탁에서 벗어났다는 안도감과 부친을 잃은 슬픔이 묘하게 교차하는 감정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연극 '오이디푸스' 연습실 공개 현장 연극 '오이디푸스' 연습실 공개 현장

[수컴퍼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그러나 기쁨도 잠시, 코린토스의 사자 역을 맡은 남명렬은 오이디푸스에게 그가 코린토스 왕(폴리보스)의 친자식이 아님을 전하며 극의 반전을 이끌었다.

남명렬은 자칫 어둡게 가라앉을 수 있는 비극적 운명의 시작을 연륜 있는 연기로 너무 무겁지만은 않게 풀어내며 입체감을 더했다.

짧은 시연이었지만 주연 배우들의 밀도 높은 연기는 가혹한 신의 굴레에 맞서 몸부림치는 한 인간의 고통을 묵직하게 전했다.

연극 '오이디푸스'는 다음 달 4일부터 8월 23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관객들을 만난다.

yunnie@yna.co.kr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광고 보고 계속 읽기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