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타닐 좀비' 연상 모습에 시민 불안…경찰 "펜타닐 확인 안 돼"
CCTV 추적 3시간 만에 긴급체포…전문가 "액상 대마 등 가능성" 정밀 감정 예정
(수원=연합뉴스) 강영훈 기자 =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급속도로 확산한 이른바 '수원 마약 사건' 영상 속의 3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 수원권선경찰서는 23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A씨를 긴급체포했다.
A씨는 지난 21일 낮 12시 30분께 수원시 권선구의 한 아파트 단지 버스정류장 인근에서 필로폰을 투약한 상태로 돌아다닌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한 목격자는 등이 굽은 자세로 양팔을 늘어뜨린 채 한참을 서 있는 A씨의 모습을 동영상으로 촬영해 지난 22일 SNS에 게시했다.
해당 동영상은 "오늘자 수원 펜타닐" 등의 제목으로 빠르게 유포되면서 누리꾼들의 이목을 끌었다.
이른바 '좀비 마약'으로 불리는 펜타닐은 헤로인의 50배, 모르핀의 80배 이상 중독성을 지닌 합성 마약으로, 전 세계적인 사회 문제가 된 지 오래다.
미국에서는 펜타닐 오남용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연간 10만명 안팎이며, 특히 펜타닐을 복용한 많은 사람이 몸이 굳은 채 좀비처럼 거리를 돌아다니는 모습으로 큰 충격을 주기도 했다.
A씨의 영상을 게시한 목격자는 "동네에서 이런 일이 있다니 남의 일이 아닌 거 같아 소름이 돋는다"며 현장의 공포감을 전했다.
누리꾼들은 도심 한복판에서 일어난 일을 보고는 "마약 범죄가 위험 수위에 도달했다"는 불안감을 나타냈다. 이미 펜타닐이 국내에 유통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수사당국에 접수된 신고는 없었으나, 경찰은 동영상 게시 이튿날인 이날 오전 7시께 사건을 인지하고 현장 조사에 나섰다.
경찰은 인근 CCTV 영상을 확보하던 중 사건 현장 부근에서 동영상 속 남성과 인상착의가 비슷한 A씨를 발견했다.
이어 A씨를 상대로 마약 간이 검사를 한 결과 필로폰 양성 반응을 확인하고 오전 10시 30분께 그를 긴급체포했다.
체포 당시 A씨가 소지하고 있던 마약류는 없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가 펜타닐을 투약했을 가능성을 비롯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 중이다.
마약 간이 검사로는 필로폰 등 시중에 광범위하게 유통 중인 10여 종의 마약에 대해서는 투약 여부를 판별할 수 있지만, 펜타닐 등 신종 또는 합성 마약은 확인이 불가능하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정밀 감정을 통해 A씨가 필로폰 외에 또 다른 마약류를 투약한 혐의가 있는지 확인할 계획이다.
한 마약수사 전문가는 연합뉴스 통화에서 "A씨가 들고 있는 전자담배 형태의 물체를 보면, 에토미데이트(전신마취의약품)나 액상형 합성대마를 주입해 투약했을 수도 있다"며 "영상 속 A씨의 모습은 좀비처럼 변하는 펜타닐 투약자와는 좀 거리가 있어 보인다"고 했다.
경찰 관계자는 "일각에서 펜타닐에 대해 우려하고 있지만, 이번 사건에서 아직 펜타닐은 확인된 바 없다"며 "수사 중인 사안이라 자세한 내용은 말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경찰은 A씨에 대한 조사를 마치는 대로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ky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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