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규백 국방부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를 요구하는 국회 국민동의청원이 공개 6일 만에 12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으며 정치권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미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 회부 기준을 충족한 만큼 향후 국회 차원의 논의가 이뤄질지 관심이 쏠린다.
23일 국회전자청원 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8일 공개된 '안규백 국방부 장관 탄핵소추에 관한 청원'은 이날 오후 3시 30분 기준 12만7000명 이상이 동의했다.
국민동의청원은 공개 후 30일 이내에 5만명 이상의 동의를 받으면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에 자동 회부된다. 해당 청원은 공개 사흘 만인 지난 21일 5만명 기준을 넘어섰고, 이후에도 동의자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12만명을 돌파했다.
청원인은 안 장관이 국가안보와 장병 안전에 대한 책임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17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브리핑실에서 군사시설 규제개선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2026.6.17/뉴스1
청원문에는 "국방부 장관은 헌법상 국가안전보장과 국토방위의 책무를 수행해야 하는 최고 책임자"라며 "방첩사령부 해체 추진과 핵심 기능 분산, 예비군 사망 사건 등에 대한 책임 있는 조치 부족으로 국민적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특히 청원인은 군 방첩 기능 약화 문제와 군 안전사고 대응을 주요 사유로 제시하며 장관 탄핵 필요성을 주장했다.
국민동의청원 제도는 국민이 직접 국회에 입법이나 정책, 제도 개선 등을 요구할 수 있도록 마련된 제도다. 일정 수 이상의 동의를 받으면 해당 상임위원회에서 청원 내용을 검토하게 된다. 다만 청원이 상임위에 회부된다고 해서 반드시 법적 조치나 탄핵 절차가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헌법상 국무위원 탄핵소추는 국회 재적 의원 3분의 1 이상의 발의와 재적 의원 과반수 찬성이 필요하다. 이후 헌법재판소가 탄핵 사유의 위헌·위법 여부를 판단해 최종 인용 여부를 결정한다.
이번 청원은 최근 군 개혁과 안보 정책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등장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국방전문 기자 출신인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불과 5일 만에 수많은 국민이 뜻을 모은 것은 현재 추진되는 국방 정책에 대한 우려가 얼마나 큰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주장했다.
유 의원은 북한의 군사 활동 확대와 중국·러시아의 군사 협력 강화 등을 언급하며 "실질적인 안보 위협이 커지는 상황에서 군의 방첩 역량을 약화시키는 정책은 국민 불안을 키울 수 있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최근 안보 환경은 급변하고 있다. 북한은 비무장지대(DMZ) 일대에 철책과 전술도로를 확충하며 군사 요새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러시아와의 군사 협력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군 안팎에서는 이러한 상황에서 정보·방첩 기능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반면 정부와 국방부는 군 조직 개편과 방첩 기능 조정이 군 효율성 강화와 민주적 통제 확대를 위한 조치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또한 일부 비판에 대해서는 사실과 다른 주장도 포함돼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왼쪽)이 18일 자유의 방패(FS) 연습 현장을 점검하기 위해 진영승 합참의장과 함께 B-1 문서고를 방문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3.18/뉴스1
이번 청원이 단기간에 12만명을 넘어선 것은 최근 국민동의청원 가운데서도 비교적 빠른 증가 속도에 해당한다. 다만 국민청원의 동의 규모와 별개로 실제 탄핵 추진 여부는 국회 의석 구조와 정치권 판단에 달려 있어 현실화 가능성은 별개의 문제라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청원이 단순히 한 장관 개인에 대한 평가를 넘어 최근 안보 정책 전반에 대한 여론의 반응을 보여주는 지표가 될 수 있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향후 해당 청원이 어느 상임위원회에 회부되고 어떤 논의 과정을 거칠지, 그리고 국방부가 이에 대해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안 장관은 1961년 전북 고창 출생으로 광주 서석고와 성균관대 철학과를 졸업했으며, 같은 대학 무역대학원 무역학 석사 과정을 수료했다.
그는 18·19·20·21·22대 국회의원을 역임하고 국회 국방위원회 간사 및 위원장을 지냈다.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 국회 윤석열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장도 맡았다.
안 장관은 과거 1983년 11월 방위병으로 입대해 22개월 동안 복무했고 1985년 8월 육군 일병으로 소집해제됐다.
지난해 7월 25일부터 국방부장관에 임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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