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반도체 슈퍼사이클 대응을 위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공장 증설을 요청한 가운데 새로운 반도체 공장은 전남광주통합특별시에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은 앞서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조만간 성장 전략의 대전환을 이뤄낼 대규모 투자 프로젝트를 국민 앞에 공개해 드릴 것"이라며 행정통합을 한 전남광주에 대한 지원을 거론했다.
이 대통령이 최근 최태원 SK 회장을 만난데 이어 오는 25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만나는 것도 반도체 투자와 관련된 것으로 전해진다. 투자와 관련된 세부적인 내용은 29일 이 대통령이 국내 주요 기업 CEO와 함께 모인 자리에서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李, 15일 최태원·25일 이재용 연쇄 회동…29일 대기업 지방투자 간담회
김정관 "새 반도체 단지 필요…기존 투자만으로 안돼"
이재명 대통령이 오는 29일 청와대에 국내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을 초청해 국민보고대회 형식으로 지역균형발전 투자전략을 발표한다.
이 대통령이 집권 2년 차 국정 기조로 '국가 대전환'을 선포한 이후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등 첨단산업을 지역으로 확산시키는 구체적 실행 방안이 처음 공개되는 자리다.
기업들은 AI 반도체, 데이터센터, 미래차, 배터리, 첨단 소재 등 각 그룹의 핵심 사업과 연계한 국내 투자 구상을 설명하고 정부는 세제 지원과 규제 완화, 전력·용수·인재 공급 등 지역 투자에 필요한 패키지 지원책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회동은 단순한 재계 소통이 목적이 아닌 이재명 정부의 집권 2년 차 지역균형발전 전략을 공개하는 대국민 보고회 성격이 강하다.
이 대통령은 지난 8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조만간 성장 전략의 대전환을 이뤄낼 대규모 투자 프로젝트를 국민 앞에 공개해 드릴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특히, 행정통합을 한 전남광주에 대한 혜택도 거론했다.
이 대통령은 "행정통합을 한 전남광주에 공공기관 2차 이전을 지원하고 5극3특 체제를 통한 지역 균형발전 완성을 위해 산업과 인프라 투자, 기반 시설 등 모든 면에서 지방에 가중치를 두겠다"고 밝혔다.
김민석 국무총리 역시 제3차 국토공간 대전환 범정부 추진협의회에서 "대통령도 지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강조하셨듯이 성장의 혜택이 특정 지역과 계층에 머물지 않고 전 국토로 확산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하반기에는 지방선거 기간 정부에서 준비해 왔던 성장 엔진 발표, 대규모 기업 투자, 공공기관 2차 이전 등 지방 주도 성장과 관련한 지방 균형 국가를 향한 굵직굵직한 주요 프로젝트가 본격적으로 추진될 예정"이라고도 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도 신규 반도체 단지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김 장관은 지난 2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연 기자단 백브리핑에서 "반도체 시장의 급속한 팽창에 대해 우리가 빨리 시장을 선점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며 "기존에 반도체에 투자하기로 돼 있는 부분은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것만 가지고 되겠나, 새로운 단지가 필요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있다"고 했다.
다만 호남권 공장 유치설에는 "적절한 기회에 말씀을 드리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민형배 당선인 "세계적 초첨단 반도체 기업 전남광주 투자할 듯"
이에 정치권에서는 전남광주 지역에 AI·반도체 중심의 산업이 들어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전남광주특별시장 당선인도 지난 8일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세계적 메모리 반도체 기업의 대규모 투자계획 발표가 있을 것 같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민 당선인은 "머지않아 반도체 산업과 관련해 정부의 투자 소식이 들릴 것 같다"며 "우리가 생각하는 기대를 넘어서는 규모의 투자계획이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와 기업이 오래전부터 준비해온 것으로 알고 있으며, 조만간 공식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후보 시절부터 글로벌 반도체 팹 기업 유치를 공약으로 내세웠으며, 인공지능(AI)·미래차 모빌리티 산업을 넘어선 신산업 전략을 강조했다. 인수위 대전환기획위원장으로는 삼성전자 출신 정은승 전 사장을 위촉해 산업 성장을 전면에 내세웠다.
김영수 기획위원장은 "정부가 통합특별시에 지원을 약속한 20조원은 첨단산업과 반도체 기업 유치에 활용할 계획"이라며 "초첨단 글로벌 기업 유치를 목표로 TF를 구성해 실행과제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삼전닉스, 호남에 수백조원 투자 전망
'전남광주 반도체 밸리' 핵심은 저렴한 RE100 전력
업계에서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조만간 호남 지역 투자 계확을 발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오는 30일 광주에서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계획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당초 호남 지역의 반도체 공장은 '패키징 공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반도체 생산 공정은 회로를 만드는 과정인 전(前) 공정과 칩을 완성하고 제품화하는 후공정으로 나뉜다.
그간 전 공정 반도체 생산라인의 경우 전력과 용수 등 인프라 부족으로 지방 건설이 불가능하다고 여겨졌으나 후공정은 전력, 용수 등의 사용량이 전공정보다는 적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투자 계획은 전공정까지 포함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로 확대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역시 전공정까지 아우르는 중장기 팹 건설 계획을 준비 중이다.
최신 반도체 팹 하나를 짓는 데 최소 60조원 이상이 소요되는 점을 고려하면, 양사의 투자 규모는 수백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어 다음 달 2일에는 충남 아산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역대 최대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투자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삼성뿐 아니라 SK그룹 등도 충청권 AI 데이터센터 투자에 동참한다.
이처럼 호남 지역에 반도체 공장 등이 들어설 수 있는 것은 저렴하고 안정적인 RE100(재생에너지 100%) 전력 공급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민형배 당선인은 후보 시절부터 산업용 전기요금을 kWh당 100원 수준으로 공급하는 RE100 산업단지 모델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다. 현재 산업용 전기요금(을)이 kWh당 182.7원인 점을 감안하면, RE100 전기를 훨씬 저렴하게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이 모델은 태양광 발전 70%, 에너지저장장치(ESS) 10%, 기존 계통전력 20%를 결합한 '전력 포트폴리오' 방식으로 평균 단가를 낮추는 구조다.
이순형 동신대 교수(에너지기술융합연구소 소장)가 설계한 이 모델은 200MW 규모 태양광 설비와 ESS를 산업단지에 직접 설치하고, 공기업이 자재 조달과 공정 관리를 맡아 원가를 절감하는 방식이다. 총 사업비는 약 1조6000억원에 달한다.
이 교수는 "100원 전기는 단순히 요금을 낮추자는 구호가 아니라 지속가능한 산업도시를 위한 종합 설계"라며, 주민 이익공유제를 통해 갈등을 최소화하고 발전 수익을 지역에 환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국내 태양광 기반 재생에너지 전력 가격은 kWh당 150원 이상이며, 전력거래소 현물시장 가격은 190원대에 이른다. 따라서 대규모 사업을 통한 규모의 경제와 기술 최적화가 비용 절감의 핵심이라는 분석이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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