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여름 접어들며 서울과 인천, 경기 등 수도권 전역에서 일명 ‘러브버그’로 불리는 벌레가 무리 지어 나타나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암수가 뒤엉켜 날아다니는 낯선 모습 탓에 불쾌감을 주지만, 사실 이 벌레는 사람을 물거나 감염병을 전파하지 않는 이로운 곤충이다.
실제 스레드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온라인 플랫폼에는 방 안이나 길거리에서 벌레를 목격했다는 경험담과 함께 일상 속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제보가 잇따르고 있다. 이번 주를 기점으로 개체 수가 서서히 늘어나 이달 말부터 다음 달 초 사이 가장 성행할 것으로 보인다. 살충제를 무분별하게 살포하면 주변 생태계나 인체에 해로울 수 있으므로 생활 공간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차단하는 조치가 우선이다.
겉보기엔 혐오스럽지만 토양 비옥하게 만드는 ‘착한 벌레’
러브버그의 정식 명칭은 ‘붉은등우단털파리’다. 암수가 꼬리를 맞댄 채 함께 비행하는 독특한 생태적 특징 때문에 지금의 이름이 붙었다. 대량으로 떼를 지어 출몰하는 특성과 생김새 탓에 해충으로 오해받기 쉽지만, 생태계 안에서는 유익한 임무를 수행한다. 애벌레 시절에는 쌓인 낙엽과 유기물을 갉아 먹어 흙을 기름지게 가꾸고, 다 자란 뒤에는 꽃가루를 옮겨 식물의 번식을 돕는다.
이 때문에 서울시를 비롯한 각 지자체도 이 벌레를 해를 끼치지 않는 생물로 지정해 무조건적인 방역 대신 공존을 권고하고 있다. 거부감이 심해지자 인터넷 공간에는 자치구별 출몰 현황을 색상과 점수로 시각화해 실시간 정보를 보여주는 ‘러브버그 출몰 지도’ 웹사이트까지 개설되어 시민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는 상황이다.
실내 유입 막으려면 창틀 물구멍 막고 조도 낮춰야
가정에서 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어책은 진입로를 차단하는 일이다. 몸집이 6mm 안팎으로 작기 때문에 찢어진 방충망 틈새나 창문 아래 물구멍, 현관문 하단의 틈을 타고 집 안으로 쉽게 들어온다. 본격적인 출몰 전에 미세 방충망을 보수하고 문풍지를 붙여 틈새를 꼼꼼히 메워야 한다.
불빛을 향해 모여드는 습성이 강하므로 밤에는 커튼이나 블라인드를 내려 실내 조명이 밖으로 새어 나가지 않도록 가려야 한다. 이와 함께 외부 가로등이나 간판 불빛의 밝기를 줄이는 조명 관리가 동반되어야 집 주변으로 꼬이는 개체 수를 줄일 수 있다.
살충제 대신 물 분사… 실내에서는 눌러 죽이지 말아야
건물 외벽이나 방충망에 새까맣게 붙었을 때는 독한 화학 약품을 분사하기보다 물을 뿌려 떨어뜨리는 것이 좋다. 날개가 약하고 물에 취약한 성질을 지니고 있어 분무기나 호스로 물을 세차게 끼얹으면 날지 못하고 쉽게 바닥으로 떨어진다. 물기가 닿아 움직임이 제한된 상태에서 빗자루로 쓸어내면 처리가 용이하다.
거실이나 방 안으로 들어온 개체는 청소기로 빨아들이거나 휴지로 감싸서 잡는 것이 좋다. 벽이나 커튼에 붙은 상태에서 손으로 강하게 내리치면 사체에서 나온 체액이 스며들어 지우기 힘든 얼룩을 남길 수 있으므로 터뜨리지 않고 쓸어 담아야 가구 훼손을 막는다.
밝은 옷 피하고 차량에 붙은 사체는 즉시 세차해야
야외 활동이나 차량 관리 시에도 몇 가지 주의 사항을 기억해야 한다. 러브버그는 밝은색에 끌리는 성향이 있으므로 외출할 때는 어두운 계열의 옷을 입는 것이 접촉 가능성을 낮추는 지름길이다. 피부에 직접 닿는 일이 없도록 긴소매 옷과 모자를 착용하고, 몸에 앉았을 때는 손으로 쳐서 죽이기보다 가볍게 입으로 불거나 털어내야 한다.
주행 중인 차량 앞면이나 유리창에 부딪혀 죽은 사체를 그대로 방치하면 강한 산성 성분으로 인해 차량 표면이 부식될 염려가 크다. 따라서 운행을 마친 뒤에는 곧바로 물로 충분히 적셔 닦아내야 외관 손상을 방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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