쌉싸름한 맛 하나로 밥 한 공기를 비워버리는 김치가 있다. 일반 김장김치보다 손이 훨씬 많이 가지만, 한 번 맛 들이면 여름 내내 찾게 되는 고들빼기 김치다.
전라도에서는 "양반이 아니면 못 먹는 고급 김치"라 불릴 만큼 정성이 필요한 음식으로 전해 내려왔다. 담그는 법이 낯설어서 포기하는 경우가 많지만, 순서와 비율만 알면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고들빼기는 밭두렁이나 길가 어디서나 흔히 자라 오랫동안 잡초 취급을 받아온 풀이다. 국화과에 속하는 두해살이풀로, 봄부터 초여름 사이 어린잎과 뿌리를 수확해 나물이나 김치로 활용한다. 손질이 번거롭고 쓴맛이 강해 대중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전라도에서는 예로부터 귀한 김장 재료로 써왔다.
폴리페놀·플라보노이드 같은 항산화 성분을 함유하고 있어 활성산소 억제와 세포 노화 방지에 도움을 준다. 특유의 쓴맛을 내는 락투신 성분은 소화액 분비를 자극해 여름철 뚝 떨어진 입맛을 되살리는 데 효과적이다. 식이섬유도 풍부해 장 운동을 돕고, 김치로 발효되는 과정에서 유산균까지 더해져 장 건강에도 좋다.
고들빼기 김치를 담그려면 고들빼기 3단 기준으로 쪽파 1단, 굵은소금 2컵, 물 4L를 준비한다. 양념은 고춧가루 1컵 반, 멸치액젓 150ml, 새우젓 3큰술, 다진 마늘 4큰술, 다진 생강 1큰술, 찹쌀가루 2큰술, 물 300ml, 통깨 적당량이 필요하다.
고들빼기는 잎이 파랗고 뿌리가 통통한 것을 고른다. 묶음 안에 누렇게 뜬 떡잎이 많은 것은 속이 상한 것일 수 있어 피하는 것이 좋다.
◆ 고들빼기 특유의 쓴맛 없애는 법
누런 떡잎을 떼고 뿌리와 잎 연결 부위를 칼로 긁어낸 뒤 굵은 뿌리는 반으로 가른다.
물에 2~3번 가볍게 헹군 다음 소금과 물을 1:10 비율로 섞은 소금물에 담가 고들빼기가 떠오르지 않도록 무거운 그릇이나 돌로 눌러 3~4일 삭힌다. 하루 한 번 뒤집어주면 쓴맛이 고루 빠지고, 물이 검게 변하면 중간에 한 번 갈아준다. 그래도 쓴맛이 강하면 최대 6일까지 늘려도 된다.
삭힌 고들빼기는 흐르는 물에 2~3번 헹궈 채반에 1시간 이상 올려두되, 물기를 꽉 짜면 김치가 건조해져 물기가 흐르지 않는 정도에서 멈춘다.
◆ 집에서 고들빼기 김치 맛있게 담그는 법
찹쌀가루와 물을 약불에 5분 저으며 끓여 찹쌀풀을 만들고 완전히 식힌다. 식힌 찹쌀풀에 고춧가루를 먼저 풀고 멸치액젓, 새우젓, 다진 마늘, 다진 생강을 넣어 고루 섞어 양념장을 완성한다.
물기 뺀 고들빼기와 쪽파를 큰 볼에 넣고 양념장을 끼얹어 살살 뒤적인다. 힘을 줘서 주무르면 줄기가 물러져 양념이 고루 묻을 정도로만 버무린다.
통에 차곡차곡 담고 꾹꾹 눌러 공기를 뺀 뒤 실온에서 하루 뒀다가 냉장 보관하면 된다. 갓 담갔을 때보다 한 달 정도 익힌 뒤 먹으면 쌉싸름한 맛이 가장 잘 살아나고, 1~2개월은 맛을 유지한다.
흰밥에 바로 올려도 좋고, 돼지고기 수육과 곁들이면 기름진 맛을 잘라줘 궁합이 맞다. 참기름을 더해 김밥 속에 넣으면 쌉싸름한 맛이 별미로 살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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