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 반도체 훈풍에 올라탄 韓···지방투자·초과세수 논의 급물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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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K 반도체 훈풍에 올라탄 韓···지방투자·초과세수 논의 급물살

이뉴스투데이 2026-06-23 15: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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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진영 기자]
[그래픽=김진영 기자]

[이뉴스투데이 김진영 기자] 인공지능(AI)에서 시작된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한국 경제의 흐름을 다시 반도체 중심으로 끌어 올리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개선 기대가 수출·세수·증시·부동산 시장까지 번지는 가운데, 정부의 지방 투자와 초과세수 활용 논의가 급물살을 타는 모습이다.

23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0일까지 수출은 620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4% 증가했다. 무역수지는 175억달러 흑자를 기록, 특히 반도체 수출은 255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88.4% 급증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전체 수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도 41.2%로 높아졌다.

반도체 호황은 수출 지표에 그치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이익 전망이 개선되면서 법인세 증가 기대가 커지고, 성과급 확대에 따른 소득세 증가와 증시 거래대금 확대로 인한 증권거래세 증가도 세수 상방 요인으로 거론된다. 정부 안팎에서는 올해 국세수입이 당초 전망보다 15조원 이상 더 걷힐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는 상황이다.

정부는 이 같은 흐름을 지역 투자와 미래 성장 전략으로 연결하려는 분위기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만난 데 이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도 회동을 추진하며 지방 투자 계획을 논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오는 29일 주요 그룹 총수 간담회를 앞두고 AI 산업 육성과 지역균형발전 구상을 사전에 조율하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재계에서는 삼성전자의 광주 반도체 패키징 공장 신설과 SK하이닉스의 후공정 생산기지 구축, SK그룹의 AI 데이터센터 추가 투자 등이 거론된다. 전공정 공장보다 상대적으로 전력·용수 부담이 낮은 후공정과 AI 인프라를 지방에 배치해 지역 산업 기반을 넓히려는 방안이다. 반도체 투자가 수도권과 충청권을 넘어 호남 등으로 확산할 수 있다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초과세수 활용 논의도 본격화하고 있다. 정부 안팎에서는 반도체 업황 개선으로 늘어난 세수를 미래대응기금이나 한국형 국부펀드 재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이 언급된다. 이 대통령은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초과세수를 일반 재정 지출로 소진하기보다 미래세대와 성장 잠재력을 키우는 방향에 투자해야 한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반도체 경기와 세수는 그동안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우가 많았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이어진 2017년과 2018년에는 각각 23조1000억원, 25조5000억원의 초과세수가 발생했다. 코로나19 이후 반도체 경기가 회복된 2021년과 2022년에도 각각 61조3000억원, 52조6000억원의 초과세수가 걷혔다. 반면 업황이 꺾인 2023년과 2024년에는 대규모 세수결손이 발생했다.

관건은 반도체가 만든 성장의 과실이 어디로 흐르느냐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최근 기업 이익과 재정 여력이 부동산 시장으로만 흘러갈 경우 호황의 효과가 오래 지속되기 어렵다는 취지로 부동산 과세 정상화 필요성을 제기했다. 실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성과급 확대 기대 속에 동탄과 용인, 수원 등 반도체 벨트 지역의 집값 상승세도 나타나고 있다.

정부로서는 반도체 호황을 단기 경기 회복 신호로만 볼 수 없는 상황이다. 수출 개선과 세수 증가가 동시에 나타나는 지금이 지방 산업 기반을 넓히고 미래 산업 투자 재원을 마련할 기회라는 판단이 깔려 있다. 다만 반도체 경기는 사이클에 따라 급격히 꺾일 수 있어, 일시적 초과세수를 상시 재원처럼 쓰는 방식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초과세수 활용 방식을 놓고는 의견이 엇갈린다. 정부 안팎에서는 미래대응기금이나 한국형 국부펀드 조성 등을 통해 반도체 호황으로 늘어난 재원을 첨단산업 육성과 미래세대 투자에 활용하는 방안이 제시되고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이번 세수 증가가 반도체 업황에 따른 비반복적 성격이 강한 만큼 국가채무 상환이나 재정 건전성 확보에 우선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결국 일시적인 호황의 과실을 어디에, 어떤 방식으로 배분할지가 정책의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반도체 호황은 수출과 세수를 동시에 끌어올릴 기회지만, 업황이 꺾이면 효과도 빠르게 줄어들 수 있다”며 “늘어난 재원을 단기 지출보다 전력·용수·인력 등 지방 산업 기반과 미래 기술 투자에 연결해야 호황의 온기가 오래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호황이 과거처럼 특정 기업의 실적 개선이나 자산시장 상승으로만 끝난다면 성장 효과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며 “반도체가 만들어낸 여력을 지역 산업 생태계 확충과 AI 등 차세대 성장동력 육성으로 연결할 수 있느냐가 한국 경제의 다음 성장 국면을 좌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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