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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이달 20일부터 사흘간 진행된 ‘노동당 중앙위원회 9기 2차 전원회의 확대회의’ 결론에서 “공화국 군사 주권의 핵심이고 전쟁의 억제 및 수행전략 실행에서 중추를 이루는 핵무력을 끊임없이 확대·강화하고 핵보유국 지위를 철저히 행사하는 것이야말로 복합적으로 변화하는 예측 불가능한 국제 군사정치 형세에 주동적으로, 자신 있게 대처할 수 있는 가장 정확하고 유일한 길”이라고 밝혔다.
한국과 미국이 ‘핵 위협’을 강화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강하게 비난했다. 특히 최근 한미 양국이 논의 중인 핵 추진 잠수함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김 위원장은 “올해에 들어와서도 미국과 한국은 지역 내 무력 증강 및 현대화 책동을 날로 노골화하면서 한국의 핵잠수함 보유까지 추진하고 있으며 우리 국가를 정조준한 군사연습들과 정탐 행위(정찰활동)들을 때 없이 감행하며 조선반도(한반도) 정세를 극도로 악화시키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또 최근 서울에서 열린 확장억제 협의체 핵협의그룹(NCG) 6차 회의도 언급했다. NCG는 지난 2023년 한미 정상회담의 결과물인 ‘워싱턴 선언’을 통해 출범한 한미의 확장억제 강화 협의체다. 김 위원장은 “지금까지 진행된 여섯 차례의 모의판들에서는 전쟁 방식과 임무절차, 훈련과 운영 요소에 이르기까지 세분화, 구체화된 핵전쟁 각본이 작성됐다”며 “이것은 조선반도 정세를 각일각 핵전쟁 앞으로 떠밀고 있는 이 기구의 범죄적 성격에 대한 뚜렷한 반증으로 된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보다 위험한 것은 한미가 핵, 재래식 통합태세 등 핵요소를 동반해 우리 공화국을 공격하기 위한 핵전쟁기구인 ‘핵협의그루빠’의 군사적 모의판을 또다시 벌려놓은 것”이라고 했다.
북한은 한미에 대해 강하게 비난하면서 1만t급 ‘전략유도탄순양함’ 건조 사업 추진도 언급했다. 뿐만 아니라 남북 접경지에 장벽을 건설하고 연결도로를 끊는 ‘단절 조치’인 ‘남부 국경 요새화 공사’를 완성하고 해군함대들에 새로운 기지를 건설하는 등 국가방위력 강화에 필수적인 군사기지 등의 건설에 박차를 가할 것을 지시하기도 했다. 아울러 김 위원장은 “한국을 가장 적대적인 국가로 공인한 우리 당의 대적투쟁 원칙을 철저히 견지해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위원장의 이 같은 발언은 ‘남북 적대적 두 국가’를 공고히 하며 미국과의 대화와도 거리를 두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3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에 2018년 6월 싱가포르 제1차 북미 정상회담 때 자신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함께 걷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아무런 설명 없이 올렸다. 이란 종전이 다가온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사진을 게시하자 일각에선 북미간 대화 분위기가 싹튼다는 희망 섞인 관측도 내놓았다. 하지만 한국과 미국을 강하게 비난하는 김 위원장의 발언을 감안하면, 가까운 시일 내 대화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종합적으로 볼 때, 북한은 대화나 긴장 완화보다는 ‘독자적인 강 대 강 정면돌파’와 ‘진영 간 블록 외교’를 당분간 견고하게 유지할 것임을 천명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한반도 긴장 고조의 책임을 한국 정부의 ‘핵잠수함 보유 추진’ 등으로 돌리며 여론전을 펼치는 모양새가 보인다”며 “자신들의 전략유도탄순양함 건조 등의 명분을 쌓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동당 전원회의는 당 대회가 열리지 않는 기간에 당 내외 주요 문제들을 논의·의결하는 기구다. 다만 이번에는 과거 전원회의와 견줘 국내 이슈보다는 대외 분야에 대해 집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통일부 당국자는 “상반기에 개최되는 당 전원회의 치곤 국방분야나 대외분야에 이례적으로 할애해 핵무력 강화 의지, 대남 적대노선 등을 재확인했다”라고 말했다. 이란 전쟁 종전으로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이 높아지는데다, 러시아나 중국의 지지를 얻은 만큼, 대외 분야에 대한 목소리를 크게 낸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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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북한은 이번 회의에서 조용원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당 중앙위원회 비서조직지도부장으로 임명했다. 조용원은 ‘김정은의 비서실장’이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의 최측근 인사다. 공석이 된 최고위원장 상임위원장직은 추후 최고인민회의에서 선출될 전망이다. 또 정치국 상무위원이면서 당비서였던 김재룡은 직무에서 일괄 해임됐다. 지난 2월 9차 당대회에서 임명된 지 4개월 만이다. 북한 매체들은 이날 인민군 총정치국 조직부국장인 박희철 소장이 부정부패 혐의가 있어 입건됐다고 밝혔는데, 이와 관련이 있는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는 “김재룡은 박희철 부정부패 사건에 대한 미흡한 조치로 실각된 것으로 보이며 이 분야 전문가이자 가장 믿을 만한 조용원이 권력 핵심으로의 복귀했다”며 “조용원을 앞세워 당뿐만 아니라 군의 기강까지 다시 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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