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철 반복되는 ‘환불 전쟁’···현실 못 따라가는 숙박 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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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철 반복되는 ‘환불 전쟁’···현실 못 따라가는 숙박 규정

이뉴스투데이 2026-06-23 14:52:2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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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한민하 기자]
[그래픽=한민하 기자]

[이뉴스투데이 한민하 기자]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온라인 숙박 예약을 둘러싼 취소·환불 분쟁이 되풀이되고 있다. 특히 ‘환불 불가’ 상품 갈등이 매년 반복되면서 숙박업계의 고질적인 병폐로 굳어지는 모습이다. 

23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3년간 숙박 계약 관련 피해구제 신청 건수가 총 6224건으로 집계됐다. 이 중 예약 취소 시 과도한 위약금을 청구하거나 환불을 거부하는 등의 계약해제·해지 분쟁 사례가 65.5%(4079건)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특히 ‘환불 불가 상품’ 관련 분쟁의 경우 44.3%(1806건)에 달하며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지난해에는 이 비중이 계약해제·해지분쟁의 절반에 가까운 48.5%까지 확대되며 숙박 취소 갈등의 핵심 쟁점으로 부상 중이다.

전체 피해의 72.8%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발생할 만큼 OTA 중심의 예약이 일상화됐지만, 취소·환불을 둘러싼 규율 체계는 여전히 혼선을 빚고 있는 양상이다.

이 같은 숙박 계약 및 환불을 둘러싼 갈등이 매년 반복되는 배경에는 플랫폼 약관, 현행법,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이 맞물린 구조가 자리한다. 

소비자원은 전자상거래법상 온라인 거래의 경우 계약 체결 후 7일 이내 청약철회가 가능하다는 점을 근거로, 숙박 이용일이 도래하지 않은 상품에 대해서는 소비자의 취소권이 보장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주요 온라인 숙박플랫폼 사업자들에게 소비자가 숙박 이용일 이전 계약을 7일 이내 철회할 경우 관련 법률에 따라 예약 취소 및 환불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고, 약관 및 시설 이용 관련 고지를 강화할 것을 권고할 계획이다. 

[사진=이뉴스투데이DB]
[사진=이뉴스투데이DB]

반면 숙박업계는 객실이 대표적인 ‘시한성 상품’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전자상거래법 역시 시간이 지나 재판매가 곤란해질 정도로 가치가 현저히 감소하는 상품에 대해서는 청약철회를 제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 만큼 객실 공실 위험을 줄이기 위한 환불 불가 요금제는 불가피하다는 주장이다.

실제 환불 불가 상품은 숙박업체 입장에서 수요 예측과 객실 운영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수단으로 활용된다. 예약 취소에 따른 공실 위험을 줄일 수 있는 데다 환불 가능 상품보다 낮은 가격을 제시해 예약률을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같은 상품이 OTA를 중심으로 확산되면서 취소·환불 갈등도 함께 늘고 있다는 점이다. 소비자는 할인 혜택을 보고 상품을 선택하지만 이후 일정 변경이나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할 경우 사실상 전액 손실을 떠안게 된다. 특히 천재지변이나 항공기 결항, 질병 등 소비자 책임으로만 보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환불이 거부되는 사례가 반복되면서 분쟁의 불씨가 되는 모습이다.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은 숙박 취소 사유와 시점에 따른 환급 기준을 두고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플랫폼 약관과 환불 불가 조건이 우선 적용되는 것처럼 운영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준은 존재하지만 이를 어떤 상황에, 어디까지 적용할지를 두고 소비자와 사업자 간 해석이 엇갈리는 셈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환불 불가 상품 자체를 금지하기보다 보다 촘촘한 조건부 환불 체계가 마련돼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진다. 객실 이용일까지 충분한 시간이 남아 있거나 일정 조건을 충족한 경우 일부 환불을 허용하는 방식 등이 대표적이다.

동일한 시한성 상품인 할인 항공권의 경우를 살펴보면 특가 운임이라도 취소 시점에 따라 수수료를 차등 적용해 원천적인 환불 차단을 하고 있지 않고 있어 숙박 상품 역시 일률적인 전액 환불 거부 방식은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숙박 상품의 특수성을 인정하더라도 소비자 피해가 반복되는 구조를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데 무게를 둔다. 환불 불가 요금제가 최저가 판매 전략으로 확대되는 상황에서 고지 강화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취소 시점과 재판매 가능성, 불가피한 사유 등을 반영한 세분화된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청한 숙박업계 관계자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예약 과정이 지나치게 온라인 쇼핑처럼 단순화되면서 환불 불가 조건에 대한 체감이 크지 않은 것도 사실”이라며 “다만 분쟁이 매년 반복되는 것은 현재의 예약·환불 체계가 시장 현실과 소비자 인식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신호로 볼 필요도 있다. 환불 범위를 세분화하는 방향으로 체계를 손질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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