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닉스 성과급에 주식으로 번 돈까지…"부동산 가격 끌어올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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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전닉스 성과급에 주식으로 번 돈까지…"부동산 가격 끌어올릴 것"

이데일리 2026-06-23 14:19:0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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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반도체 수출 호황에 따른 대규모 자금이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 들어가면서 수도권 부동산 가격은 오르고 자산 양극화는 심화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정부가 보유세 인상 등 세제 개편 카드까지 고려하며 부동산 시장 안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과는 정반대 방향이다. 반도체발(發) 경기 회복이 단순히 경제 성장률을 높이는 수준을 넘어 임금과 주식시장을 통해 막대한 유동성을 새로 만들어 서울 등 수도권 아파트 가격을 다시 자극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서울 동탄 신도시 전경. 인당 수억원의 성과급 지급이 예상되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사업장과 인접한 경기도 동탄구 집값은 최근 가파르게 상승 중이다. (사진= 뉴시스)


◇ 반도체 호황으로 가계자산 ‘역대급’ 증식

23일 금융투자업계와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를 바탕으로 한 특별 성과급은 약 56조원으로 지난해 서울 아파트 전체 매매 거래 규모(102조 8000억원)의 절반을 웃돌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삼성전자가 약 300조원, SK하이닉스가 250조원 수준의 영엽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양사 노사 합의한을 감안했을 때 두 회사의 내년 성과급 총액은 각각 31조5000억원과 25조원으로 수준이 될 전망이다. 작년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거래된 서울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격의 평균은 12억 7472만원, 전처 거래량은 8만 3776건으로 총 거래규모는 102조 8000억원으로 추산된다.

한번에 수년치 연봉에 해당하는 목돈이 생기는 만큼 소비나 저축보다는 부동산 시장으로 유입되면서 집값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사업장과 가까운 경기 화성시 동탄구에서는 이같은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동탄구가 행정구역 개편으로 자치구로 출범한 지난 2월 둘째 주부터 집계된 동탄구의 올해 누적 아파트가격 상승률은 9.57%로 전국 자치구 중 1위다.

문제는 국내 부동산 시장 특성 상 수도권 일부 지역의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서울 핵심지를 비롯한 전반적인 수도권 집값 상승세로 확산될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6월 소비자동향조사결과를 보면, 주택가격전망은 전월대비 석달째 상승하며 120을 기록했다. 이 지수가 100을 넘으면 집값이 오를 것이라고 보는 사람이 더 많다는 뜻이다. 주택가격전망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예고와 이재명 대통령의 부동산 관련 강경 발언이 이어지던 지난 2~3월 급락하며 96까지 떨어졌으나 지난달과 이번달에 각각 8포인트 상승하면서 장기평균(107)을 훌쩍 웃도는 수준으로 올라섰다. 지난 16일 공개된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의사록에서도 한 금통위원은 “반도체 기업의 대규모 성과급 지급 등으로 부동산 가격이 재차 상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코스피가 9000을 웃돌면서 주식으로 번 가계의 투자 수익이 부동산 시장으로 유입될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김진욱 씨티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상반기 가계의 잠재적 주식 평가이익은 약 1146조원으로 추산되는데, 이는 지난해 평가이익 429조원이나 2024년의 61조원 평가손실과는 비교되는 수치”라며 “이러한 주식 평가이익을 실제로 쓰게 될 경우 하반기 수도권 주택 시장의 상승세를 가속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최근 1년 간 주택가격전망 소비자동향지수(CSI) 추이. (자료= 한국은행)


◇ “금리·규제만으론 역부족”...주거비 부담·양극화 심화 우려

전문가들은 과거와 달리 최근의 집값 상승세와 가계부채의 연결고리가 약하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정부가 지난해부터 강력한 대출 규제로 가계부채를 관리하고 있지만 수도권 중심의 집값 상승세는 확산되고 있고, 성과급과 주식 수익 등 실질적인 현금을 보유한 수요자들이 시장을 주도할 경우 금리 인상이나 대출 규제와 같은 통화·금융 정책만으로는 집값 급등세를 막기 더 힘들다는 지적이다.

곽노선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는 “금융 규제를 통해 대출을 막아놨음에도 집값 상승세가 잡히지 않는 상황에서 금리를 올릴 경우 실수요자들의 부담만 가중될 수 있다”면서 “근본적으로 공급이 확대돼야 겠고 부동산 정책의 수단으로 금리를 생각하는 건 효과적이지는 않다”고 했다.

통화정책이 직접적으로 특정 자산 가격을 겨냥하는 것은 아니지만 주택가격의 급격한 상승은 주거비 부담을 가중에 따른 물가 상승, 자산 양극화 심화로 인한 내수 성장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 또 자산 효과(wealth effect)가 소비로 이어지기보다는 다시 자산 시장으로 재유입되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건전한 경제 성장의 선순환 구조를 저해하고 정책 효과를 왜곡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은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우리 경제는 가계의 자산격차 심화와 소득격차 재확대가 맞물린 복합 양극화 상황에 직면해 있다”며 “자산 불평등이 커질수록 자원 배분의 효율성이 낮아지고, 복합 양극화는 소비성향이 높은 저소득·청년 가계를 중심으로 경제활동 기반을 약화시켜 내수활력 저하의 요인이 된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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