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홈플러스 사태 뇌관 된 '주주 책임론'…MBK·김병주, 진퇴양난에 빠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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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홈플러스 사태 뇌관 된 '주주 책임론'…MBK·김병주, 진퇴양난에 빠지다

비즈니스플러스 2026-06-23 13:5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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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오른쪽)과 김광일 홈플러스 대표이사가 지난해 10월 14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2025년도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오른쪽)과 김광일 홈플러스 대표이사가 지난해 10월 14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2025년도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홈플러스 기업회생 절차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MBK)와 김병주 MBK 회장을 향한 책임론이 금융권과 투자자, 피해자 단체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23일 업계 등에 따르면 홈플러스 물품구매전자단기사채(전단채) 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는 전날 김병주 회장의 직접적인 자본 투입과 별도 피해구제 재원 마련을 촉구하는 공개 서한을 발표했다. 같은 날 홈플러스 주요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 역시 1000억원 규모 긴급운영자금(DIP) 지원을 전제로 MBK 측의 보증 등 책임 있는 조치를 거듭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홈플러스 회생 절차는 법원 주도의 구조조정 과정으로 인식돼 왔다. 그러나 회생계획안 마련이 본격화되면서 논의의 중심축이 채무조정에서 대주주의 역할과 책임 문제로 이동하는 양상이다.

특히 업계에선 MBK가 지난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한 이후 약 10년 동안 경영권을 행사해 온 만큼 법적 책임과는 별개로 경영 성과와 기업 가치 훼손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부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단채 피해자들이 제기하는 핵심 쟁점은 MBK가 주장하는 지원 규모의 실질성 여부다.

MBK 측은 홈플러스 정상화를 위해 수천억원 규모의 지원 의사를 밝혀왔지만, 피해자 단체는 상당 부분이 현금 출자가 아닌 보증 제공이나 담보 지원, 금융비용 부담 등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회생 과정에서 이해관계자들이 요구하는 것은 단순한 신용 보강이 아니라 실제 손실을 흡수할 수 있는 자기자본 성격의 자금이라는 것이다.

비대위는 공개 서한에서 "대주주가 기업 운영을 통해 수익과 경영 성과를 누렸다면 위기 상황에서도 일정 수준의 손실 부담을 감수하는 것이 시장의 일반적인 기대"라는 취지의 주장을 펼쳤다. 또 지원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전단채 투자자를 위한 별도 보호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 회장이 글로벌 부호 순위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점도 책임론을 더욱 증폭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법률적으로 개인 재산과 투자회사의 책임은 구분되지만, 사회적 인식 차원에서는 대주주의 자산 규모와 책임 범위를 연결해 바라보는 시각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채권단과 MBK 간 신경전도 점차 격화되는 분위기다. 메리츠 측은 홈플러스 회생을 지원하기 위해 DIP 자금을 마련하고 각종 협조 조치를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최대주주 역시 회생 과정에서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DIP는 회생기업의 운영자금을 지원하기 위한 제도로, 통상 기존 채권보다 우선 변제 권한을 인정받는다. 이 때문에 일부 투자자들은 신규 자금 공급이 기업 정상화에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반대로 기존 후순위 채권자의 회수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고 우려한다.

반면 금융권 일각에서는 DIP 공급 없이는 기업 정상화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는 반론도 나온다. 영업 기반 유지와 협력업체 결제, 상품 조달 등을 위해서는 신규 자금 투입이 불가피하다는 논리다.

결국 현재 논쟁은 회생 절차의 필요성을 둘러싼 문제가 아니라, 회생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담을 누가 얼마나 나눠 질 것인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선 이번 사안을 단순히 홈플러스 개별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국내 사모펀드 산업 전반에 대한 신뢰와도 연결된 사안으로 보고 있다.

사모펀드는 구조조정과 기업가치 제고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투자 방식인 만큼 투자 성공에 따른 보상뿐 아니라 경영 실패 또는 기업 부실화 과정에서 어느 수준까지 책임을 져야 하는지를 둘러싼 사회적 논의가 반복돼 왔다.

특히 최근 수년간 대형 사모펀드가 유통·산업·금융 분야 주요 기업의 경영권을 확보하면서 단순한 재무적 투자자를 넘어 사실상 경영 주체로 인식되는 경향도 강해지고 있다. 이 때문에 법적 책임 여부와 별개로 이해관계자들이 요구하는 사회적 책임의 수준 역시 과거보다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향후 관건은 MBK가 어느 수준의 추가 지원 방안을 내놓느냐다. 시장에선 김 회장의 사재 출연 규모 확대, 신규 자본 투입, 추가 보증 제공 등 다양한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다만 MBK가 특정 채권자 집단만을 위한 지원에 나설 경우 다른 이해관계자들과의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어 의사결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회생계획안 협의가 본격화될수록 대주주와 채권단, 투자자 간 책임 분담을 둘러싼 갈등은 더욱 첨예해질 가능성이 크다"며 "법원의 회생 절차가 법적 해법을 제시할 수는 있지만, MBK와 김병주 회장을 둘러싼 사회적 책임 논쟁은 그 이후에도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박성대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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