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7월 21일 / 불라와요 버스 터미널 / Inter Africa 버스
이틀간 불라와요에서 잘 놀았다. 오늘은 드디어! 이 나라 짐바브웨의 기원인 그레이트 짐바브웨(Great Zimbabwe)로 간다. 지리적으로도 역사적으로도 짐바브웨 국경에서 출발해서 나라의 한가운데로 점점 들어간다. 버스회사 이름처럼. Inter Africa.
사흘 만에 다시 배낭을 싸고 앞뒤로 둘러멨다. 대학생 두 명은 애초에 아프리카를 배낭여행이 아니라 의료봉사를 하러 온 거라 배낭 싸고 메는 것이 서투르다. 마이클은 다정하고 밝은 성격이라 그런지 배낭에 온갖 것이 다 들어있다. 짐이 늘어날 때마다 배낭 버클에 걸고 또 걸어서 <하울의 움직이는 성> 같다. 하울의>
차분하고 내성적인 성격의 매튜는 짐이 거의 없어서 보통 마이클의 물건을 빌려 쓰고, 맥가이버 칼로 캔도 따고 사과도 깎고 땅도 판다. 현주 언니는 배낭여행 베테랑이라 고어텍스 바람막이와 쿨링 섬유 옷, 가볍고 튼튼한 샌들 같은 기능성 물건들이 많다. 배낭이 크지 않게 싸고 미듐 사이즈 크로스백을 메고 손으로 꼭 쥐고 다닌다.
나는 이들의 중간. 한국인 친구들과 캠핑 여행하며 생긴 물건들이 아까워서 바리바리 싸 왔다가 하나씩 버려가면서 살고 있다. 이 정도면 딱 필요한 것만 싼 것 같은데 해도 다 같이 찍은 사진을 보면 구부정하게 배낭에 짓눌려있는 나···. 그래도 이제는 큰 배낭을 뒤에, 작은 배낭을 앞에 매서 나름대로 균형 있게 서 있을 수 있다.
불라와요에서 멀지 않은 도시 ‘마스빙고(masvingo)’로 가는데 마스빙고는 발음을 알아듣기가 좀 힘들었다. 마스빙고가 아니라 맛-쓰윙고. 스펠링을 봐도 헷갈렸다. masvingo를 마이클이 미스방고(misvango)라고 해서 한참을 웃으면서 갔다. 어느 여자 보러 가는 거야?
여성경제신문 윤마디 일러스트레이터
madimadi-e@naver.com
윤마디 일러스트레이터·작가
서울시립대학교 대학원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을 전공했다. 여행 드로잉을 기반으로 서사를 만들어가는 에세이 작가로, 한 장소에서 사람이 기능하는 구조를 파악하고 개인의 경험을 통해 사회의 구조와 삶의 조건을 들여다본다. 현재 일본 여행기 <유니폼> 과 아프리카 여행기 <아프리카 그림일기> 를 연재하며 독자들과 만나고 있다. 아프리카> 유니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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