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뉴욕 외환시장서 엔화 가치 2년 만에 최저…당국 회의 뒤 주춤
닛케이 "엔저, 당국 설정 마지노선 가까워…개입 효과 제한적"
(도쿄=연합뉴스) 조성미 특파원 =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이 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에 이르는 등 엔화 가치가 크게 떨어지자 일본과 미국 재정 당국이 환율 개입 논의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23일 교도통신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전날(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화 시세는 1달러당 161.93엔으로 2024년 7월 이후 약 2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엔화 가치가 떨어졌다.
닛케이는 미국 동부 시간 기준 22일 오전 10시(일본 기준 22일 오후 11시)에 엔/달러 환율이 161.93엔으로 급등했다가 바로 급락해 약 1시간 뒤 161.08로 떨어졌다며 이 시간대가 가타야마 사쓰키 일본 재무상과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온라인 협의를 진행한 시점이라고 전했다.
미일 재무장관이 일본 측 입장에서는 한밤중 회의에 나서 엔/달러 환율 등에 대해 논의한 사실이 알려지자 급격한 엔저 흐름이 주춤해졌다는 해설이다.
닛케이는 시장 일부에서 미일 재정 당국이 논의에 나선 것을 두고 소규모 엔화 매입 등 환율 개입이나 미국 외환 당국의 '레이트 체크'(rate check·환율 점검)가 이뤄진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고 전했다.
베선트 장관은 올해 초에도 1달러당 159엔대까지 올랐던 엔/달러 환율을 급락시킨 레이트 체크를 직접 주도하며 엔화 환율 안정화에 나선 적이 있다.
다만, 가타야마 일본 재무상은 23일 연 기자회견에서 베선트 장관과 논의가 긴박한 것이 아니었으며 엔저 경향이 이어지는 금융시장 동향 외에도 이란 정세, 최첨단 인공지능(AI) 관련 협력 등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가타야마 재무상은 환율 개입과 관련, "지난해 9월 공표한 일미 재무장관 공동 성명에 따라 필요하면 단호한 조처를 할 것이라는 입장은 흔들림이 없고 양국 간 인식도 매우 가깝다"고 말했다.
23일 오전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시세는 1달러당 161엔 후반대로 거래를 시작해 오전 9시 기준 161.59엔 수준에서 거래되며 엔저가 소폭 완화됐다.
하지만 지난 4월 말∼5월 일본 금융 당국이 역대 최대액에 해당하는 11조7천349억엔(약 111조원)을 투입해 환율 방어에 나선 이후보다 엔화 가치는 더 떨어진 상황이다.
교도통신은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에 의한 환율 개입 경계감이 커지면서 엔 매도, 달러 매수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닛케이는 일본 당국이 환율에 개입해도 엔저 흐름을 막는 효과는 한정될 것이라는 견해가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은행이 지난 16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1% 정도'로 올리고 인상 기조 유지를 재확인했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에 의한 금리 인상 관측에 양국 금리차 확대 가능성이 더 높아진 상황이기 때문이다.
닛케이는 뉴욕 외환시장에서 일시적으로 나타난 달러당 161.93엔 환율보다 가장 높았던 직전 수치는 2024년 7월의 161.96엔이었으며 이는 일본 재정 당국에 일종의 '마지노선'이라고 짚었다.
엔화 가치가 이 수치를 뚫고 더 내려가면 엔/달러 환율이 급격히 조정된 플라자합의 직후 수준인 1986년 12월 수준으로 떨어지게 된다.
이 수준에 이르면 차트상 참고 데이터가 남아있지 않은 예측 불가의 영역으로 넘어간다는 불안감이 조성된다는 우려에서다.
cs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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