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6월 3일 지방선거에서 드러난 2030세대의 정당 이탈 현상을 진단하며 당의 경각심을 촉구했다. 경제 지표 호황과 청년들의 현실 사이 벌어진 간극이 민심 이탈의 핵심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이재명 대통령과(당시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와 고민정 의원. / 뉴스1
고 의원은 지난 21일 페이스북을 통해 "서울의 2030은 민주당을 철저하게 외면했다"고 밝혔다. 그 이유로 청년들이 민주당을 "격차를 만들고 방치한 기득권 세력" "계층 이동의 사다리를 오른 뒤 걷어차 버린 위선적 세력"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반도체 산업의 호황으로 인한 자산 격차 심화가 청년층의 신뢰를 잃게 만들었다는 의원의 진단에는 구체적 데이터가 깔려 있다.
"수억 원 성과급 vs 연봉 수천만 원 일자리"
고 의원의 지적에 따르면 현재 한국의 양극화는 소득, 자산, 성장, 일자리, 소비 등 모든 영역으로 확산된 상태다. 반도체 업계 종사자들이 수억 원대의 성과급을 받는 동안, 청년들은 연봉 수천만 원짜리 일자리 자체를 구하기 어려워하고 있다. 자영업자들도 영업을 계속해도 빚만 쌓인다며 생존을 걱정하고 있다는 게 의원의 분석이다.
실제로 직장을 얻은 청년들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 월세를 내고 기본적인 식비를 쓰면 통장에 남는 돈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이 같은 현실 앞에서 청년들에게 코스피 9000 달성이라는 정부의 경제 성과는 먼 나라의 이야기가 되고 있다. 오히려 박탈감과 절망감만 확대되고 있다는 게 고 의원 지적이다.
"내 집 마련은 꿈도 못 꾸고 노동만으로 따라잡기 어려워"
청년층이 느끼는 좌절감 근저에는 경제적 안정에 도달하기 어려워진 현실이 있다. 성실하게 일해도 안정적인 삶이 보장되지 않고, 자신의 집을 마련한다는 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보인다는 인식이다. 더 근본적으로는 노동 소득만으로는 앞세대가 축적한 자산 격차를 따라잡을 수 없다는 절망감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고민정 의원이 직격한 현재 대한민국의 현실.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제작한 자료사진.
이러한 상황 속에서 청년들이 정치권에 묻는 질문은 명확하다. "이게 당신들이 말한 공정입니까?" "이것이 당신들이 외치던 정의입니까?" 선거 결과는 이 질문에 대한 청년들의 답장이었다. 2030세대가 민주당으로부터 멀어진 것은 정당의 정책 실패에 대한 직접적인 판단의 표현이었다.
"권력 투쟁에 매몰된 사이 민심은 떠나가고 있다"
고 의원은 청년층 이탈을 보면서 민주당이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치열하게 머리를 싸매야" 할 상황임을 강조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게 의원의 진단이다. 당은 권력 투쟁에만 매몰되어 있다는 지적이다. "멸칭의 언어가 당을 뒤덮어도 당은 아랑곳하지 않는다"는 표현에는 당내 분열의 심각성에 대한 의원의 우려가 담겨 있다.
의원은 현재 이런 상황이 지속될 경우 2028년 총선은 물론 향후 정권 재창출도 어려워질 것이라는 경고도 덧붙였다. 청년층의 이탈이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구조적 문제로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다.
"국민의 이해를 대변할 때 권력도 돌아온다"
고 의원은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해결책으로 "국민 다수의 이해를 대변하고 국민의 삶을 하나씩 개선해나가는 것"을 제시했다. 현재 국민 다수는 내일이 불투명하고 절망스러울지라도 한 그루의 나무를 심는 심정으로 씨앗을 뿌리고 있다는 의원의 표현은 일반인들의 생존 투쟁을 말하는 것이다. 의원은 "민주당이 그들의 희망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민주당이 그들의 씨앗이 되어야 한다"고 결론지었다.
고 의원의 지적은 단순한 선거 패배 진단을 넘어선다. 한국 사회의 양극화가 정치 신뢰의 붕괴로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경제 지표 호황이 모든 국민에게 공평하게 미치지 못하는 한, 그리고 이를 직시하고 해결하려는 정치권 노력이 보이지 않는 한, 청년층 이탈은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 정치권과 경제 정책 입안자들에게 주어진 과제는 명확하다. 숫자 위의 경제 성과가 아니라 국민 개개인 삶의 질 개선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으로 보인다.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 뉴스1
다음은 고민정 의원 SNS 전문
<민심의 경고,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6.3 지방선거에서 우리 민주당은 민심의 경고를 받았습니다.
서울의 2030은 민주당을 철저하게 외면했습니다. 그들에게 민주당은 "격차를 만들고 방치한 기득권 세력"이었습니다. "계층 이동의 사다리를 오른 뒤 걷어차 버린 위선적 세력"이었습니다.
민심의 경고 앞에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치열하게 성찰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일이어야 합니다.
소득, 자산, 성장, 일자리, 소비 등 모든 분야에서 양극화가 커지며 'K양극화의 그늘'이 짙어지고 있습니다. 반도체 산업의 호황으로 한쪽에선 수억원의 성과급을 나눠주는데, 청년들은 연봉 수천만원짜리 일자리 조차 구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자영업자들은 영업하면 빚만 쌓인다며 생존을 걱정하고 있습니다.
어렵게 취업한 청년들도 월세 내고, 식비 쓰면 통장에 남는 것이 없다고 합니다. 이들에게 코스피 9000은 남의 나라 이야기입니다. 오히려 박탈감과 절망만 더 커지는 소식입니다.
성실하게 일해도 안정적인 삶에 도달하기 어렵고, 내 집 마련은 꿈도 못 꾸며, 노동소득만으로 자산격차를 따라잡을 수 없는 현실 앞에서 청년들은 묻고 있습니다.
"이게 당신들이 말한 공정입니까?", "이것이 당신들이 외치던 정의입니까?"
저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치열하게 구하지 않았던 지난 시간들이 쌓인 결과가 이번 지방선거에서 드러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이라도 달라져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우리 안을 향한 손가락질과 비난이 아닌, 건강한 토론과 성찰입니다.
국민들께서 민주당에 경고를 보낸 이유는 무엇인지? 우리가 놓쳤던 것은 무엇인지? 개혁은 개혁대로, 민생은 민생대로, 민주당은 집권여당으로서의 책임을 다해왔는지?
이번 전당대회는 바로 그런한 점에 대해 당원과 국민과 함께 치열하게 토론하고 소통하는 장이 돼야 합니다. 그 속에서 '미래를 위한 대안'을 찾아가야 합니다.
AI를 외칠수록 내가 지금 노력하고 있는 일들이 무가치한 일이 될까봐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코스피가 하늘을 찌를수록 2030의 자산격차는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남녀갈라치기가 두려워 남녀 간의 평등도, 안전도 담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치열하게 머리 싸매야 할 문제는 바로 이런 것들입니다.
그러나 현재 우리의 모습은 서로 손가락질 하고 비난하는 일에만 몰두하고 있습니다. 멸칭의 언어가 당을 뒤덮어도 당은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국민의 삶과 전혀 관련없어 보이는 권력투쟁에만 매몰되어 있습니다. 이대로는 총선은 물론 정권 재창출도 어려워질 것입니다.
권력은 우리끼리 치고받고 싸워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국민 다수의 이해를 대변하고 국민의 삶을 하나씩 개선해나갈 때 국민께서 다시 맡겨 주시는 것입니다.
국민들 다수는 오늘도 자신의 가치를 찾기 위해 분투하고 있습니다.
내일이 불투명하고 절망스러울지언정 한그루의 나무를 심는 심정으로 씨앗을 뿌리고 있습니다.
민주당이 그들의 희망이 되어야 합니다.
민주당이 그들의 씨앗이 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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