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K-드라마·K-푸드·K-미용 등 K-컬처가 전세계적으로 확산되는 흐름 속에서 급격히 우상향한 코스피를 중심으로 K-증시라는 표현까지 쓰이고 있다. 한국 증권시장 존재감이 커졌다는 방증이다.
다만 K-증시 열풍은 대형주 중심인 코스피에 국한되면서 코스닥과 지수 양극화 우려가 나왔다. 두 지수 간 격차가 커진 현주소와 그 요인은 무엇인지, 더 나아가 균형 있는 증시 활성화 해법은 무엇일지 살펴본다.
코스피가 ‘박스피’란 별명을 얻은 3000 시대를 벗어난지 오래다. 1만피를 눈앞에 바라보는 현 상황은 올해 이전엔 상상도 못했을 일이다.
문제는 코스닥 시장이다. 코스피가 9000을 넘어선 시점에서 코스닥은 900대에 그쳤다. 코스닥 투자자들은 K-증시 호황과 거리가 먼 배경이다.
전례없는 코스피 9000 기록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코스피 시장은 ‘고공행진’이란 단어와 거리가 멀었다. 다만 2000대로 지지부진했던 코스피는 지난해 6월 3000으로 회귀했다가 그해 10월 4000으로 오르며 꾸준히 성장 가도를 달렸다.
올해 1월 5000을 돌파한 코스피는 지난 3월엔 6000, 5월엔 7000을 넘어서더니 이달엔 9000 경지에 다다랐다. 지난 18일 9063.84로 9000선을 돌파한 코스피는 22일 기준 전일 대비 0.69% 오른 9114.55로 마감했다.
9000선은 23일 오전 반도체 약세에 한풀 꺾였지만 여전히 그 언저리다. 지난 10일 이후 130조원대였던 투자자예탁금은 120조원대로 줄었지만 이 역시 다시금 늘어났다. 지난 19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129조3534억원으로 현금성 대기자금은 풍부한 상태다.
4월 기점 고점 꺾인 코스닥
지난주 G20 국가들과 비교해도 코스피 상승세는 압도적인 수준인 데 반해 코스닥은 반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올해 누적 상승률이 113.58%로 주요국 중 가장 높았지만 코스닥은 장중 상승률이 11.51%에 그쳐 G20 국가 중 8위에 그쳤다.
코스피가 9000대를 이어간 같은 날 22일 코스닥은 전일 대비 0.19% 오른 968.40으로 상승했지만 1000대 수준으로는 쉽사리 회복하지 못하는 흐름이다. 코스닥은 지난 4월 27일 1229.42로 연중 최고점을 찍은 이래 소폭 하락세로 900대에 머무르고 있다.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 배경이다.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정의정 대표는 지난 5년 간 저점 대비 차트 분석 결과를 근거로 “코스피 대형주는 300%나 폭등한 반면 코스피 소형주의 경우 20%나 하락했고 코스닥 지수는 14.5% 하락했다”라고 짚었다.
올해 4월 이같은 흐름이 두드러진 점에도 정 대표는 주목했다. 정 대표는 “외국인과 기관 비중이 높은 코스피 대형주 100 종목은 50% 가량 상승했지만 개인투자자 비중이 50-80%인 코스피 소형주 531개와 코스닥 1799개 종목은 오히려 21%나 급락했다”라고도 언급했다.
빈부 격차 심화 문제 대두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급등세는 코스피에 속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관련 기업들이 주도한 결과다. 이들이 일명 ‘박스피’ 탈출을 주도하며 고질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 현상을 일부 해소한 건 사실이다.
다만 코스피 성장세에 못 미친 코스닥엔 그림자가 드리워진 양상이라는 게 문제다. 정 대표는 “하락 종목 중 실적 및 성장성이 양호한데도 불구하고 기관과 국민연금의 반도체 등 소수 종목에 대한 과도한 수급 쏠림현상으로 하락한 것은 이유 불문 문제가 아닐 수 없다”라고 말했다.
물론 주식시장에서 모든 투자자가 돈을 벌 수 있는 건 아니지만 빈부 격차 심화에 따른 상실감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정 대표는 우려를 표한다. 정 대표는 “더 늦기 전 정부와 금융당국이 합심해 신속하게 문제점을 제거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정 대표는 더리브스와 통화에서 “부익부 빈익빈을 부추기는 나라는 사실 좋은 나라가 아닌데 그런 형태가 돼버렸다”라며 “지수가 오르는 쪽만 보지 다수의 코스닥 투자자를 비롯해 국민의 애환과 고통, 눈물을 다들 모르는 척하고 있다. 불균형이 심화되는 거 같아 안타깝다”라고 말했다.
김은지 기자 leaves@tleaves.co.kr
Copyright ⓒ 더리브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