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용 90% 이상 절감…전문가 "새로운 시장 창출 기대"
(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중국 정보기술 기업들이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1980∼90년대 제작된 영화와 드라마 화질 복원에 나서고 있다.
복원에 필요한 시간과 비용을 크게 줄이는 것은 물론 고전 콘텐츠의 지식재산 가치를 재조명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23일 홍콩 공영방송 RTHK와 중국 상하이증권보 등에 따르면 알리바바 산하 엔터테인먼트 업체 후징원위와 바이두 계열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 아이치이 등은 최근 AI를 활용해 중국 본토와 홍콩에서 제작된 옛 영화와 드라마 복원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복원 대상에는 1987년 제작된 '홍루몽', '삼국지' 등을 비롯해 '사조영웅전', '천룡팔부', '소오강호' 등 80∼90년대 중국에서 크게 인기를 끌었던 작품이 포함됐다.
이들 작품은 복원 작업을 거치면서 흐릿했던 화면이 4K급 고화질로 개선됐고 화면 깜빡임과 왜곡 현상도 상당 부분 해소됐다고 현지 매체들은 전했다.
이에 따라 한 세대의 추억으로 남아 있던 작품들이 다시 대중의 시야로 돌아오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후징원위 소속 한 전문가는 "기존 수작업 복원은 화면의 흠집을 제거하는 수준이었지만 AI 기반 기술은 빛과 그림자의 변화, 얼굴 구조와 질감 등을 학습해 더 많은 세부 묘사를 재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90분짜리 영화 한 편을 복원하는 데 기존에는 길게는 수개월이 걸렸지만, AI를 활용하면 수 시간 안에 작업을 마칠 수 있고 비용도 90% 이상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AI 기술만으로 작품의 시대적 분위기와 인물의 미세한 표정 변화까지 완벽하게 재현하는 데는 한계가 있어 전문가의 검수가 여전히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화질 복원을 넘어 대사를 선명하게 구현하고 입체 음향 효과를 강화하거나 시대별 필름 질감을 재현하는 방향으로 기술이 발전할 것으로 전망한다.
경제 전문가 쑹칭후이는 "고전 작품은 오랜 기간 검증돼 신작보다 흥행 가능성을 예측하기 쉬워 투자 위험이 낮다"며 "AI를 통한 지식재산 재활용이 게임, 문화관광, 숏폼 영상 등 파생 산업으로 이어지면서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j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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