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가 왜 내 혈당을?…헬스케어로 진화하는 보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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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가 왜 내 혈당을?…헬스케어로 진화하는 보험업

투데이신문 2026-06-23 10:53:4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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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투데이신문 김효인 기자】 보험사의 역할이 달라지고 있다. 사고 발생 이후 보험금을 지급하는 전통적인 사후 보상 체계에서 벗어나, 건강관리와 질병 예방, 재활 연계까지 아우르는 ‘사전 관리형 서비스’로 보폭을 넓히는 모습이다. 보험산업이 단순한 보장을 넘어 고객의 일상 건강관리 영역으로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보험사들은 헬스케어 서비스를 단순 부가 기능이 아닌 새로운 고객 접점으로 키우고 있다. 고령화와 만성질환 확산으로 의료비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보험사들은 손해율 관리와 고객 유지, 맞춤형 상품 개발을 위해 헬스케어 역량을 강화하는 분위기다.

과거 보험사의 헬스케어 서비스는 걷기 목표 달성 시 포인트를 제공하거나 건강정보를 전달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하지만 최근에는 혈압·체중 등 생활 데이터를 기록하고, 건강검진 결과를 기반으로 위험 요인을 안내하며, 질병 진단 이후에는 병원 예약이나 간병 서비스까지 연계하는 방향으로 확장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보험업의 시간축이 앞당겨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질병 발생 후 대응하는 구조에서 벗어나, 아프기 전 건강 상태를 관리해 위험을 낮추려는 시도다. 고객은 건강관리 서비스를 통해 질병 예방과 생활습관 개선의 도움을 받을 수 있고, 보험사는 장기적으로 질병 악화에 따른 보험금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만성질환·검진으로 앞당겨진 고객 접점

최근 보험사 헬스케어의 무게중심은 당뇨와 고혈압 등 만성질환 관리와 건강검진 데이터 활용에 실려 있다. 만성질환은 장기간 관리가 중요한 만큼 보험사 입장에서는 고객과 반복적으로 접점을 만들 수 있는 영역이다. 평소 건강관리를 통해 위험을 낮추는 구조는 장기적인 고객 유지와 손해율 관리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최근 롯데손해보험이 카카오헬스케어와 협력해 추진하는 디지털 건강관리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양사는 단체보험 고객을 대상으로 혈당·혈압 관리 서비스를 연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단체보험은 기업 임직원을 기반으로 일정 규모의 이용자를 확보할 수 있어 서비스 이용 패턴을 살펴보기에 유리한 구조다.

플랫폼 경쟁도 이어지고 있다. 삼성화재와 현대해상 등 손해보험사들은 건강관리 플랫폼을 통해 운동, 건강검진 결과 확인, 생활 데이터 기록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다만 현재 단계에서는 의료적 개입보다는 이용자 입력이나 기기 연동을 기반으로 한 생활습관 관리와 리워드 제공이 주를 이루고 있다.

생명보험사들도 건강관리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운동·식단·수면 관리 기능을 포함한 통합 건강관리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미래에셋생명은 건강검진 데이터를 기반으로 질병 위험을 분석·안내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NH농협생명도 걷기 활동과 건강상담, 건강지표 관리 기능을 결합한 모바일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기업 고객을 겨냥한 헬스케어도 확대되고 있다. KB손해보험은 자회사 KB헬스케어를 통해 기업 건강검진과 임직원 건강관리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단순 검진 예약과 결과 확인을 넘어 사후 건강관리 프로그램까지 연결하는 구조로, 기업 복지와 보험 서비스를 결합해 고객 접점을 넓히는 전략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헬스케어는 보험사가 보험금 지급 시점에만 고객을 만나는 단절된 관계에서 벗어날 수 있는 수단”이라며 “반복 이용이 가능한 건강검진이나 만성질환 관리 서비스는 장기 고객 관리 차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간병·재활까지 확장…지속 이용과 데이터 신뢰 관건

헬스케어 서비스의 영역은 예방을 넘어 질병 이후의 회복 지원으로도 넓어지고 있다. 병원 예약과 의료진 안내부터 간병인 연결, 방문 재활, 건강식 제공 등은 보험금 지급 이후 고객이 겪는 불편을 줄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교보생명은 헬스케어 자회사를 통해 건강 상담과 병원 예약, 간호사 동행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신한라이프는 보장성보험 가입자를 대상으로 심리상담, 간병 지원, 방문 재활 운동 등 생활 밀착형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AIA생명도 건강상담, 진료 예약, 병원 동행, 간병 및 가사 지원 등을 연계하는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이처럼 보험사 헬스케어는 질병 발생 전 위험을 낮추는 ‘사전 관리’와 진단 이후 치료·회복을 지원하는 ‘사후 케어’로 나뉘며, 고객의 질병 전 과정으로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보험업계에서는 헬스케어가 성숙기에 접어든 보험시장의 성장 정체를 보완할 수 있는 영역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시장 안착을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우선 지속적인 이용 유도가 필수적이다. 일회성 이벤트나 단순 제휴 수준에 머물 경우 손해율 개선이나 고객 유지 효과로 이어지기 어렵다. 고객이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서비스를 활용하도록 만드는 구조가 필요하다.

건강 데이터를 다루는 만큼 신뢰 확보도 중요하다. 혈당이나 혈압, 건강검진 결과 등은 민감정보에 해당하는 만큼 정보 수집·활용 범위와 보호 체계에 대한 투명한 설명이 요구된다. 특히 향후 보험료 산정이나 인수 심사에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 만큼, 데이터 활용과 소비자 보호 사이의 균형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보험사 헬스케어의 확장에도 의료행위와의 경계는 남아 있다. 보험사는 의료기관이 아닌 만큼 직접 진단이나 치료를 제공하기보다는 건강관리 지원과 정보 제공, 전문기관 연계를 통해 고객 경험을 넓히는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다.

한 대형 보험사 관계자는 “헬스케어 서비스가 실제 성과로 이어지려면 결국 고객의 반복 이용과 행동 변화가 핵심”이라며 “서비스 가짓수를 늘리는 것보다 자연스럽게 사용하게 만드는 구조 설계와 데이터 활용에 대한 신뢰 확보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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