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스타트업과 투자자를 직접 연결하는 한국콘텐츠진흥원(콘진원)의 투자 프로그램이 올해도 넥스트라이즈 현장에서 가동됐다. 인공지능(AI), 게임, 지식재산(IP), 실감형 콘텐츠 분야 기업들이 투자자 앞에 섰고, 발표 이후에는 개별 상담과 추가 미팅 논의가 이어졌다. 콘텐츠 산업이 기술기업과 비슷한 방식으로 자본시장의 검증을 받는 흐름이 강해지는 가운데, 콘진원이 투자 접점 확대에 다시 시동을 건 셈이다.
콘진원은 지난 19일 서울 코엑스에서 ‘2026 케이녹(KNOCK) 스페셜라운드×넥스트라이즈’를 열었다고 밝혔다. 행사에는 콘텐츠 분야 기업 15곳이 참여했고, 현장에는 투자사와 금융기관 관계자 등 90명이 참석했다. 기업들은 투자유치 설명회(IR)와 1대1 상담을 통해 사업 전략과 기술 경쟁력을 소개했으며, 일부는 후속 논의로까지 연결됐다.
케이녹 스페셜라운드는 콘진원이 운영하는 콘텐츠 기업 투자유치 지원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다. 성장성이 높은 기업을 선별해 투자자와 접점을 만들고, 후속 투자 가능성을 넓히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콘텐츠 기업 입장에선 단순 홍보 무대가 아니라 자금 조달과 사업 확장 가능성을 동시에 시험하는 자리인 셈이다.
이번 행사가 열린 넥스트라이즈는 한국산업은행과 한국무역협회, 벤처기업협회, 한국벤처캐피탈협회가 함께 여는 대형 스타트업 행사다. 벤처투자사와 대기업, 창업기업이 대거 모이는 자리여서 투자 유치와 사업 협업을 모색하는 기업들의 참여 비중이 높다. 콘진원이 넥스트라이즈와 연계해 케이녹 스페셜라운드를 운영한 것도 콘텐츠 기업을 보다 넓은 벤처 투자 생태계와 연결하기 위한 취지로 해석된다. 실제로 콘진원은 이 연계 프로그램을 4년째 이어오고 있다.
올해 케이녹 스페셜라운드에는 기술 기반 콘텐츠 기업 15개사가 참여했다. 세부 분야는 AI, 게임, IP, 실감콘텐츠 등으로 나뉘며, 이 중 10개 기업은 별도 IR 세션에 올라 사업 내용을 직접 발표했다. 투자자 앞에서 기업의 핵심 기술과 수익 구조, 성장 전략을 설명하는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현장에서는 콘텐츠 제작 역량보다도 기술성과 사업 확장 가능성에 질문이 집중된 것으로 전해졌다.
행사 분위기는 단순 발표회보다는 투자 검토를 전제로 한 실무형 미팅에 가까웠다. IR이 끝난 뒤에는 투자사 및 금융기관 관계자와 기업 간 개별 상담이 이어졌고, 일부 참가사는 추가 미팅과 후속 검토 가능성을 논의했다. 콘텐츠 분야는 통상 투자 판단이 어렵다는 평가를 받아왔지만, 이번 행사에서는 기술 기반 사업모델을 갖춘 기업들이 비교적 분명한 언어로 성장 로드맵을 제시하려 했다는 점이 눈에 띄었다.
콘진원은 본 행사에 앞서 참여 기업들을 대상으로 사전 역량 강화 프로그램도 운영했다. 발표자료 정리, 투자자 대응 방식 점검, 투자유치 전략 보완, 전문가 멘토링 등 IR 준비 전반을 지원한 것이다. 콘텐츠 기업 상당수는 제품이나 서비스 완성도에 비해 투자자 커뮤니케이션 경험이 부족한 경우가 많은데, 이를 보완해 실제 투자 연계 가능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참가 기업 가운데서는 이모션웨이브가 비교적 뚜렷한 성장 경로를 제시한 사례로 꼽혔다. 이모션웨이브는 삼성증권과 기업공개(IPO) 주관 계약을 체결하고 2027년 코스닥 상장을 추진 중이다. AI 기반 문화기술 기업이 투자유치 단계를 넘어 상장 시장까지 진입을 준비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술 기반 콘텐츠 기업의 확장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읽힌다.
행사에 참여한 기업들은 투자자와 직접 대화하는 과정이 사업모델을 다시 점검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발표와 상담을 통해 어떤 지점이 투자자에게 설득력 있게 전달되는지, 반대로 어떤 부분을 더 보완해야 하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는 반응이다. 사전 멘토링과 현장 네트워킹이 단순 행사 운영을 넘어 기업과 투자자 사이의 신뢰를 쌓는 데 도움이 됐다는 평가도 나왔다.
콘진원은 이번 행사 이후 투자유치 지원 프로그램을 단계적으로 이어갈 계획이다. 우선 8월에는 정규 라운드 투자유치 설명회를 열고, 10월에는 콘텐츠 가치평가와 연계한 별도 스페셜라운드를 진행할 예정이다. 여기에 해외 자본 유치를 원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U-KNOCK 2026 in Singapore’ 참가 지원도 병행한다. 국내 투자시장 연결에 그치지 않고, 글로벌 투자자와의 접점까지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콘텐츠 산업은 최근 몇 년 사이 투자시장에서 빠르게 주목받아 왔지만, 여전히 넘어야 할 장벽도 적지 않다. 콘텐츠 기업은 프로젝트 단위 매출 변동성이 크고, 게임·AI·IP·실감콘텐츠처럼 성격이 다른 사업군이 한데 묶여 평가되다 보니 적정 기업가치를 설명하기가 쉽지 않다. 특히 기술기업의 문법과 콘텐츠 기업의 문법이 뒤섞이는 영역에서는 투자자와 기업 간 눈높이 차도 적지 않다. 콘진원의 역할은 이 간극을 줄이는 데 있다. 단순히 기업을 소개하는 자리를 마련하는 것을 넘어, 투자 문법에 맞는 준비 과정을 지원하고 실제 자금 조달 기회로 연결하는 인프라를 제공하는 것이다.
구경본 콘진원 본부장은 “K-콘텐츠 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려면 우수 콘텐츠 기업이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투자시장과 만날 기회를 넓혀야 한다”며 “앞으로도 투자유치와 해외 진출 지원을 함께 강화해 콘텐츠 산업의 성장 기반을 넓혀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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